의역과 비문, 오타의 바다.

해석하기 애매한 용어는 원어로 기재.






2. Mina

 

점점 눈이 감기며 그녀는 의자에 앉아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오직 숨을 머금고 가볍게 부풀어오른 그녀의 가슴을 보고서야 그녀가 살아있음을 알 수 있었다.

-조너선 하커가 트랜스 상태에 빠진 미나를 묘사하다.

 

현대 타로 덱에서 이 카드는 고위 여사제High Priestess로 불린다. 하지만 마르세유 덱이나 대부분의 오래된 덱에서는 교황에 대응하는 여성인물인 여교황Papesse으로 불린다. 그녀는 카드에 등장하는 세속의 지배자 4인-여교황, 여황제, 황제, 교황- 중 첫번째 인물이다. 여교황과 교황은 정신적, 종교적으로 관련된 남녀 한 쌍이다. 여황제와 황제가 나라의 일을 다스리는 한 쌍인 것처럼 말이다. 마르세유 덱에서 여교황은 교황처럼 법복을 입고 3중관을 쓴 채 왕좌에 앉아있다. 그녀의 뒤, 왕좌의 뒤편에는 비밀을 숨기려는 듯 거대한 커튼이 드리워져 있다. 무릎 위에는 마치 설교하거나 암송하려는 듯 책이 펼쳐져 있다. 종교와 도덕의 수호자로서 개방적인 위치를 가진 교황과 다르게 여교황은 종교가 유래된, 내면의 비밀스럽고도 정신적인 경험으로 해석된다. 그녀는 무의식의 수호자이다.


미나는 뱀파이어 타로의 고위 여사제 혹은 여교황이다. 미나는 <드라큘라>의 히로인으로 이 소설을 구성하는 문서를 작성하고 모으는, 소설 내에서 믿을 수 있는 인물 중 하나이다. 그녀는 히어로들에게 정보를 주고 지휘하기 위해 그 기록들을 이용한다. 또한 드라큘라를 무찌르는 그들의 임무를 돕는다. 하지만 미나는 드라큘라에게 물렸으며 피의 세례로 드라큘라의 피를 마시도록 강요받았다. 그녀는 살아있지만 뱀파이어로 변화하고 있다. 드라큘라와의 이런 연결 때문에 미나는 이야기 속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녀는 생과 사의 중간에 있으며 선과 악, 그리고 의식의 세계와 무의식의 세계 사이에 있다. 히어로들이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드라큘라를 제거해야 하며, 그녀는 드라큘라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히어로들을 드라큘라에게 인도할 수 있다. 미나는 무리의 우두머리인 반 헬싱에게 최면을 걸어달라고 부탁하는데, 드라큘라의 위치를 찾기 위해서였다.


이 그림 속 미나는 최면 상태에 빠져 눈을 감고 몸을 앞으로 숙이고 있다. 그녀는 책을 꼭 쥐고 있지만 책은 닫힌 상태이다. 목에는 드라큘라의 송곳니에 물려 남은 붉은 흉터가 두 개 있다. 미나가 물리고 드라큘라의 가슴에서 그의 피를 마신 뒤, 반 헬싱이 성체를 그녀의 이마에 두고 축복을 내리려 시도했지만 그녀는 성체에 화상을 입었다. 우리는 그 붉은 자국을 볼 수 있다. 이 자국은 히어로들에게 미나의 영혼이 위험에 빠졌음을 끊임없이 일깨웠다. 이야기의 끝에서 드라큘라가 제거되었을 때 붉은 자국은 사라졌다.


이 카드는 내면의, 비밀스럽고 정신적인 경험을 상징한다. 또한 안내자, 스승, 조력자를 묘사한다. 가장 단순하게는 직관, 무의식과 의식의 연결을 나타낸다.





21. The World


피는 생명이다!

-렌필드가 그의 욕망을 설명하다.

 

삶에는 어둠과 빛이 있습니다. 부인은 빛 중에 하나예요. 부인은 행복하고 좋은 삶을 살 겁니다. 부인의 남편은 부인을 통해 축복받을 거요.

-반 헬싱이 그의 어색한 영어로 미나에게 말하다.

 

마르세유 타로에서 '세계' 카드는 타원형의 화환으로 만들어진 만달라 중앙에 벌거벗은 여성이 춤추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오래 전부터 여러 종류의 덱에서, 그녀는 보주를 들고 하나의 혹은 두 개의 홀을 들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것은 세계를 다스리는 그녀의 권위를 나타낸다. 화환 밖 네 구석에는 네 개의 복음을 쓴 네 명의 전도사의 상징이 배치되어있다. 황소는 St. Luke, 사자는 St. Mark, 독수리는 St. John, 천사는 St. Matthew이다. 네 전도사의 상징과 함께 이러한 타원형은 기독교 도상학에서 신의 권좌를 상징한다. 보통 중앙의 성스러운 자리에 그리스도가 존재하는데, 여기에서는 영원한 축복 속에서 신과 하나가 된 순결한 영혼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맨몸이 그려져 있다. 이러한 신성한 상태는 또한 Prudence를 나타낸다. Prudence는 초기 타로에서 빠진 네 번째 중요한 미덕이다.


챕터 1에서 설명한 대로 네 개의 미덕이 있었지만 전통적인 타로는 Justice, Strength, Temperance라는 오직 세 가지 미덕만을 묘사한다. 왜 Prudence가 포함되지 않는가 궁금해하겠지만,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철학에서 이 세 가지 미덕은 Prudence가 가진 세 부분으로 여겨졌다. 우리가 이 세 가지를 갖춘다면 Prudence 혹은 지혜를 완성하고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신성한 종착점의 묘사로써 '세계' 카드는 정화된 영혼이 세계의 영혼과의 합일을 이룬 Prudence의 이미지를 나타낸다. <드라큘라>의 이야기에서 미나는 뱀파이어의 어둠으로부터 출발하여 정화된 빛으로 나아가 여정을 마쳤으며, 모든 히어로들을 위한 Prudence와 미덕의 상징이 된다.


이 일러스트에서 미나는 반은 죽고 반은 살아있는 화환의 중앙에 아름다운 맨몸으로 서 있다. 그녀는 또한 아래의 어둠에서 위의 빛 속으로 떠오른다. 화환 주변에는 네 명의 전도사의 상징 대신 그녀의 이름 네 글자가 있다.(sarua : 피치못할 사정으로 위 사진에서는 3시 방향에 있는 N과 9시 방향의 M이 가려졌다.) 왼쪽에 있는 M에서 시작해서 반시계 방향으로 나가면 MINA의 이름이 된다. 그러나 A로 시작해서 시계방향으로 나아가 A로 되돌아온다면 라틴어로 영혼soul을 뜻하는 ANIMA라는 단어가 된다. 이것이 스토커의 은유 속 그녀의 진실한 정체성인 것이다. 스토커는 이처럼 수수께끼 같은 메시지를 좋아했는데, 이 아나그램을 만들 때 오컬티스트들이 TAROT 단어의 문자에 적용한 것과 비슷한 방식에 영향을 받은 듯하다.


그리고 또한 타로에서 알몸이란 Prudence의 전통적인 상징인 뱀 그리고 거울과 함께 있는 여성과 관련된다. 뱀에게 물리는 것은 비밀에 대한 깨달음, 어둠으로부터 빛으로 나아가는 과정, 지혜의 성취에 관한 고대의 상징이었다. <드라큘라>에서 미나는 비슷한 입문의식을 거쳤다. 그녀는 ‘용의 아들son of dragon’ 혹은 ‘뱀serpent’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드라큘라의 어둠에서 시작하여 그녀의 영혼을 되찾아 빛으로 나아갔다. 이 영혼은 뱀이 갈망하는 피를 흘리는 불타는 심장으로 상징된다. 거울은 그녀가 얻은 힘, 즉 그녀 자신을 돌아보고 영혼을 통찰할 수 있는, 뱀파이어가 소유하지 못한 힘을 의미한다.


이 카드는 성공, 입회의식의 완성, 목적의 성취를 상징한다. 또한 선한 것 혹은 바랐던 것을 상징한다. 가장 높은 영역으로 해석해보자면, 지혜와 이해에 관한 신비주의적인 상태를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