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일 목 (15)

이번에도 마음의 고향 S쇼핑센터... 나도 이제 솔직히 지겨워지고 있다. 하지만 달리 갈 곳이 없다. 누가 차라리 어디 어디 가라고 지정해줬으면 좋겠다. S쇼핑센터 가는 길을 외우게 생겼다. 쪼고만한 고양이 목각인형을 샀다. 왼쪽 차선 맞추기 용으로 앞 유리에 바싹 붙게 대시보드 위에 붙여놨다. 고양이를 선으로 들어오게 하면 왼쪽 차선이 맞는다. 하지만 눈이 잘 가지 않아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그래도 귀여우니까 계속 두기로. 이전에 주유하다가 주유캡을 굴러떨어져서 그걸 주우러 헐레벌떡 뛰어갔다고 하니까 언니가 연결선 있는 주유캡을 사줬다.

 

1월3일 금 (16)

내 마음의 고향 이웃인 G역에 다녀왔다. 여전히 우회전하러 차로변경하기 어렵다. 내가 속도가 느리니까 더욱 그런가 보다.

 

1월 6일 월 (17)

S쇼핑센터보다 G역이 난이도가 있다는 생각에 재도전. 사이드미러에 보조미러를 붙이고 싶어서 동그란 거울을 주문했다. 하지만 안 그래도 작은 사이드에 그 동그라미를 붙이니 가려지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다른 걸 주문했다. 동그라이긴 한데 사이드미러를 가리는 부분은 적고 각도 조절도 좀 더 다양하게 가능하다. 하지만 막상 붙여보니 주차할 때 빼고 주행중에 차로변경 시에는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좀 더 큰 걸 붙일까 하다가 그래봤자 안 보이는 건 똑같을 거 같아서 말았다.

 

1월 8일 수 (18)

자동차종합검사를 받으러 오라고 카톡이 왔다. 검사소를 정하고 예약해뒀다. 검사소 가기 전에 점검을 받으러 정비소로 갔다. 이전에 한번 갔다온 곳이라 블박 백업 영상으로 다시 복습하고 갔건만... 차가 없길래 신나게(그래봤자 거북이가 달리는 정도) 달리다가 정비소를 지나쳐버렸다. 유턴하고 유턴해서 보니, 좀 더 가서 유턴해야했다. 눈물을 머금고 다시 가는데 주변에 차도 별로 없건만 어디서 빵빵 소리가. 왕복 4차로에서 나는 직진 1차로로 주행중이었다. 2차로에 버스가 있었다. 내 뒤에 오던 택시가 내가 답답했던지 중앙선을 침범하고 역주행하면서 내 왼쪽에 붙어서 나한테 빵빵 대고 있었다. 기함했다. 주변에 차도 별로 없는데 뭐가 그렇게 급해서? 그리고 왜 빵빵대지? 자기 들어오게 나 비키라고? 이제 교차로 건너기 전에 나 유턴하러 포켓차로 들어갈 건데? 그 택시는 좌유턴 포켓차로가 생긴다는 것을 알고 거기로 들어가서 직진하려고 했나보다. 하지만 내가 유턴하러 포켓차로에 들어가니 성질을 내면서 여전히 중앙선 침범+역주행 상태로 교차로 건너서 사라졌...다.... 스릴만점. 이 동네가 그런 동네다. 서부의 무법지. 총잽이 악당들이 사방에서 총을 날리는 곳. 여튼 4번의 유턴 끝에 정비소에 도착해서 종합검사받기 전에 점검 좀 해달라고 하니 문제없다고 알려주셨다. 다만 사고로 바꾼 타이어 한짝 말고 다른 세짝이 낡았으니 좀만 더 타다가 교체하라고 하더라. 아... 내 신발도 못 사 신는데 차님 신발을 사드려야 하는구나. 여름에 비 많이 오기 전에 교체해야 할 듯하다. 언니가 조수석에 앉혀놓고 다니라며 엄청 커다란 인형을 사줬다.

 

1월 9일 목 (19)

검사소 가는 코스를 연습했다. W경기장 있는 쪽인데 네비는 추천경로로 내부순환로를 타는 길을 알려줬다. 하지만 나는 갈 수가 없다. 나는 무조건 이륜차통행가능경로만 다닐 수 있다. 자동차전용도로는 너무 무섭다. 거길 가기 위해서 날이 풀리면 연수를 추가로 받으려는 거다. 여튼 검사소 가는 길에는 G역이나 S쇼핑센터 가는 길과 다르게 과속 및 신호위반단속 카메라가 없다. 게다가 왕복 4차로 도로가 대부분이다. 결과는? 난 엄청나게 ㄸ침 맞아가며 엑셀을 밟아야 했다. 뒤에서 귀신이 쫓아온다고 해도 이렇게 무섭지는 않을 것 같다. 이전에 사고나서 맡겼던 공업사 가는 길과 90% 일치해서 낯선 길은 아닌데, 그땐 이른 오후에 갔다는데 차가 적어서 그랬는지 이렇게 무섭지 않았다. 가는 길에 한 교차로에서 1차로 좌회전, 2차로 직진 (나). 3차로 직진&우회전 차로였다. 직진좌 동시신호에서 앞으로 가는데 오른쪽 차가 나보다 빨리 쑥 나오더니 내 코앞에서 좌회전해서 사라졌다. 이건 2차로에서 좌회전하는데 1차로에서 좌회전하던 차가 내 코앞을 스치고 2차로로 들어가던 것보다 충격적이었다. 검사소 정문만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끝 차로에서 이대로 진행하다가는 우회전으로 다른 길로 가게 될 상황이었다. 왼쪽으로 차로변경하려고 한 차 보내고 들어가는데, 뒷차가 속도도 나보다 빨랐고 바짝 붙어있었나보다. 놀랐는지 미친 듯이 빵을 날렸다. 그리고는 조금 가서 신호대기를 했는데, 난 나에게 빵을 날린 차가 내 뒤에 있는지 어디로 가버렸는지 모르는 상황. 깜빡이로 사과를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파란불로 변해서 그냥 갔는데 알고 보니 그 차가 내 뒤에 있었다. 성질내면서 붕 가속해서 저 멀리 날아가더라. 미안함과 민망함. 집에 다 와서는 교통방송에서 항상 언급하는 우리동네 상시정체구간 사거리에서 또 끼어들기 막무가내로 했다가 빵을 얻어먹었다. 왜 그렇게 따닥따닥 붙어서 올까. 난 분명 옆에 차 하나 보내고 들어갔는데 바싹 붙어서 양보의 마음이 전혀 없이 달리던 차에게 느리게 들이밀면서 강제 양보를 하게 하여서 그 차의 심기를 몹시 불편하게 만들었다. 내 잘못이기는 하다. 그뒤 그 차는 기어코 내 앞으로 와서 딱 섰다가 갔다. 차로변경할 때 한 차 보내고 속도 맞추면서 뒷차가 양보할 마음이 있나 간을 봐야하는데 무작정 들어가버리니. 하지만 한 차 보내고 그 다음에 사이드 미러로 뒷차랑 밀땅을 할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전혀 없는 나란 초보... 

 

1월 10일 금 (20)

검사소 코스. 어제와 같이 ㄸ침 맞아가며 왕복 4차로 도로에서 1차로로 직진중이었다. 이곳은 2차로에 불법주정차 차량이 드글드글하다. 그래서 2차로의 차가 그걸 피해가느라 내 앞 옆에서 훅 튀어나왔고, 마음이 후덕해서가 아니라 능력이 없어서 끼어들기를 다 허용해주는 나는 잠시 멈췄다. 그런데 내 뒤에서 달리던 볼보 화물트럭이 빵을 길게 날리는 거다. 뭐지? 하다가 그냥 갔는데... 집에 와서 블박 영상을 보니 그 차가 속도가 좀 있는데 내가 앞 옆차 때문에 멈추니 자기도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그대로 쭉 가다가는 날 박을 거 같아서 왼쪽으로 틀어서 중침하고서 멈췄더라. 맞은 편 차로에 차가 없어서 천만다행이었다. 내가 비켜줬던 차는 만약 내가 사고 났어도 자기는 갈 길 잘만 갔겠지. 어느 교차로에서는 좌회전 신호 기다리다가 좌회전했는데 나중에 블박 영상 보니까 뒷차가 유턴하더라. 신호등 아래에는 유턴금지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으음. 오는 길에도 우리동네 상시정체구간 사거리에서 찝찝한 일을 겪었다. 한번 보고 없어서 한 차 보내고 한번 보고 다시 들어가는데 분명 없던 차가 뒤에 바싹 보이는 거다. 어, 들어가도 되나? 싶었지만 원래 차로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대로 진행했는데 딱히 빵이 날아오지도 않았다. 집에서 블박 영상을 보니 내 뒷차가 내가 차로변경하려고 하기 바로 전에 먼저 차로변경을 했던 거였다. 그래서 속도 내서 나가려고 했는데 내가 차로변경을 하니 그대로는 닿을 것 같아서 재빨리 원래 차로로 돌아갔더라. 오싹했다. 난 눈은 왜 뜨고 다닐까. 어제 일까지 해서 룸미러 보는 게 많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HUD를 사서 장착하고 며칠 써봤다. 반사되어서 앞유리에 숫자가 뜨는 게 신기했지만 OBD연결이 아닌 GPS로 속도를 표시해보려던 나의 야심찬 계획은 좌절됐다. 속도가 안 뜬다. GPS를 못 잡는지 계속 먹통이 되어서 그냥 빼버렸다. 29,000원 엿 사먹었구나.

 

1월 13일 월 (21)

검사는 화요일인데 오늘도 여전히 난 검사소 코스 연습 중. 검사소 정문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무리하게 왼쪽으로 끼어들기 안하고 그대로 우회전해서 가도 길이 나오더라. 무리해서 차로변경은 안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차라리 돌아가자. 그런데도 난 낯선 곳에 가면 꼭 무리를 하게 된다. 오늘은 무난하게 운전하고 왔다. 다만 좌회전 신호 기다리는데 앞차가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안 가는 거다. 고민하다가 빵을 처음으로 날려봤다. 그런데 분위기 어리둥절. 다시 보니 좌회전 신호가 아니라 직진 신호였던 거다. 민망해서 사라지고 싶었다. 앞으로 웬만하면 빵은 안 날리는 거로.

 

1월 14일 화 (22)

검사예약시간에 20분에서 39분이었지만 난 이렇게 어떤 시간을 정해서 특정 장소로 가는 식의 운전은 처음이라 완전히 긴장했다. 그렇게 많이 연습을 했건만. 예상보다 이르게 출발했다. 이번에도 무난하게 갔다. 기다리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검사 결과 통과. 돌아오는 길에는, 블박 영상을 몇번이나 보면서 우리동네 상시정체구간 사거리에서 무리하게 끼어들지 않고 미리 차로변경할 타이밍을 찾았기 때문에 잘 왔다. 이렇게 4회 연속 검사소 코스를 다녀왔다. ㄸ침은 무섭지만 그 덕에 속도내는 재미도 살짝 맛 봤다. 게다가 G역이나 S쇼핑센터와 다르게 회전도 많고 지하도로도 들어갔다오고 차로변경도 반드시 해야해서 운전연습에 도움이 되었던 거 같다. 하지만 다시 오라고 하면, 고민된다.

 

1월 15일 수 (23)

재활의 의미에서 내 마음의 고향 S쇼핑센터를 다녀왔다. 여기에 가면 길이 쉬워서 마음이 편했는데, 이 길을 오랜만(?)에 운전해서 그런가 편하지 않았다!

 

1월 17일 금 (24)

다른 길로 S쇼핑센터를 다녀왔다. 돌아올 땐 금요일이라 차가 막혀서 괴로웠다. 섬세한 페달 조절이 안 되고 겁이 많아서 앞차와의 간격을 넓게 띄우는 나는, 이렇게 차가 막힐 땐 옆 차로에서 차로변경하려는 차들의 좋은 친구가 된다. 좀만 가면 툭 튀어나오고 좀만 가면 툭 튀어나오니 전방 주시가 아니라 오른쪽 주시 운전을 해야 할 듯. 그러다가 길이 뚫려서 엑셀 밟다가 속도 뒤늦게 낮춰서 급감속 한번이 나왔다. 겨우 올려둔 점수가 다시 훅 떨어졌다. 그리고 한 구간에서 속도위반한 건지 애매하다. 50km/h 구간이었는데 51~54km/h로 달렸다. 소심한 나는 원래도 수시로 모바일지로나 이파인을 검색하지만 이런 찝찝한 일이 있으면 강박적으로 더 검색한다. 단속카메라에 걸리는 것도 무섭지만, 요즘은 운전자들이 블박 영상으로 신고를 많이 한다고 해서 그게 더 무섭다. 운전이 미숙하고 잘못하고도 깜빡이로 사과할 정신도 없는 나는 괘씸죄까지 더해서 신고당할까봐 매번 노심초사한다. 뒷유리에 큼직하게 초보운전이라고 붙여놓았지만 초보라고 항상 봐주지는 않을 테니...

 

1월 20일 월 (25)

주말에 주유하러 가려고 했는데 눈이 와서 말았다. 나는 비나 눈이 오면 운전을 안... 못한다. 그리고 야간운전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이것도 추가연수로 해결해야할지도. 가는 길은 그럭저럭 잘 갔다. 다만 집에 올 때 이전에는 유턴 차로까지 다가가기 힘들어서 우회전해서 돌아서 갔는데 이번엔 차가 없길래 죽죽 달려서 유턴해서 돌아왔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3차로 차들이 동시에 우회전하는 순간에 2차로에 있던 내가 너무 크게 돌았다. 1차로는 버스전용차로라서 버스가 있었다. 우회전하는 순간 3차로 차가 너무 다가온 것처럼 보여서 살짝 크게 돌았는데 살짝이 아니었나보다. 마침 버스 옆 중앙선 건너 맞은편에서는 좌회전 신호받고 들어오는 차들이 있었으니, 버스는 크게 도는 나와 중앙선 사이에 끼게 된 거다. 게다가 크게 돌던 내가 버스의 엉덩이를 칠 뻔했는데 다행히 우좌회전에서는 브레이크에 발을 두는 버릇(그래서 좌회전 때 느린데 뒷차들이 날 싫어한다. 하지만 좌회전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에 무섭다고) 때문에 페달 전환이 느린 나라도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었다. 문제는 건너가고 난 다음에 화가 난 버스가 그대로 안 가고 내 옆에 서서 빵빵 연타를 날린 거다. 창문을 열고 굽신거려야 하나, 뒤에 있는 것도 아닌데 내가 깜빡이 넣으면 보일까? 고민하다가 그냥 쭈굴거리면서 운전을 했고 버스는 잠시 후 부앙~ 사라졌다. 일반차로가 막혀서 내 앞뒤로 차들이 뻑뻑한 도로가 아니었다면, 그 버스가 버스가 아닌 일반 차량이었다면, 무슨 일을 당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잘못하긴 했지만... 규칙 준수 필수에 남에게 싫은 소리 듣는 걸 질색하는 나는 내 잘못이 몹시 수치스러워서 우주의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싶었다. 난 언제쯤 운전이 늘까. 면허를 따기 위해서 1종 운전할 땐 사지가 따로 놀아야 했는데 2종 자동은 그렇지도 않건만 왜 페달 전환이나 핸들 조작이 잘 안되는 걸까. 강사분이 지금은 나이들어서 그렇다고 했는데 맞는 거 같다. 안 그래도 운동신경 별로인데 나이까지 드니까 정말 평균 이하가 된 듯. 운전은 어렸을 때 배우는 게 맞는 거 같다. 집으로 와서 이전에 이 길 갔을 때 내가 우회전을 어떻게 돌았나 블박 백업 영상들을 살펴보니 다 크게 돌았더라. 하지만 그때마다 1차로에 버스가 없었다. 항상 미숙했는데 운좋게 문제없었다가 이번에 제대로 걸린 거다. 운전은 진짜 약점이 있으면 꼭 그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다. 난 코너링도 미숙하고, 차선도 좀 맞는가 싶더니 요즘은 왼쪽으로 너무 붙어다니는 거 같고... 다 안 된다. 운전이 괴롭다.

 

1월 21일 화 (26)

12월 초에 세차하고 세차를 안했는데 미세먼지에 눈에... 차가 너무 더러워서 자동세차라도 하려고 했는데 추운 날엔 자동세차 안하는 게 좋다(솔이 얼어서 흠집이 크게 난다나?)고 해서 말았다. 자동세차는 한번도 안해봤는데 어떻게 하는 걸까. 여튼 발을 끌며 죽상을 하고 G역을 다녀왔다. 여전히 아침엔 입맛이 없다. 가는 길은 무난했지만 어디선가 계속 빵이 날아다녔다. 난 어디서 빵이 날아오면 다 나한테 날아오는 것 같다. 나중에 블박 영상 확인 결과 전부 다는 아니었다. 아예 없지는 않은 것 같지만. 차가 밀리니 옆차로에서 갑툭튀로 들이미는 차들이 늘어났다. 우회전을 위한 차로변경이 힘들어서 미리 차로변경하고 들어가려다가 한 블록 먼저 직진금지 차로로 들어가버려서 그냥 우회전해서 다른 길(왕복 2차로인 공포의 스쿨존이었다. 기어갔는데 블박 영상 확인하니 뒷차가 중침의 유혹에 시달리더라.)로 돌아서 갔다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엄첨 밀렸다. 화요일인데 이 무슨? 설 전이라 다 장보러 가나?? 운전도 못 하는데 차까지 밀리면 진짜 재미없다. 

 

1월 28월 화 (27)

난 그래도 내가 설 연휴 동안 한번은 운전을 하러 나갈 줄 알았다. 하지만 중간에 시동만 걸어서 배터리 충전만 시켜주고 집밖으로 꼼짝도 안했다. 그러다 도저히 안 나갈 수 없는 오늘, 일주일만에 나갔다. 세차를 해야겠다 싶었다. 비온다고 해서 땟국물이 좀 흘러가길 기대했건만 비는 안 오고. 자동세차를 처음으로 해봤는데 세차기 앞에 제대로 대지를 못해서 결국 직원분이 창밖에서 핸들을 잡아주셨다. 주유 안하면 5천원인데 물기는 본인이 닦아야 한다고 하더라. 그러고 솔이 한번 움직였나? 왔다 가지도 않고 그냥 한번 쓱 훑어주고 끝이었다. 거품도 없고. 그냥 끝. 정말 물칠만 하더라. 허무했다. 그래도 안한 것보다는낫겠지. 남은 물기를 대강 닦고 차를 말릴 겸 마음의 고향 s쇼핑센터에 다녀왔다. 연휴 중에 친구들을 만났을 때 왜 거기만 가냐는 말을 또 들었다. 원래도 없는 운전실력이 일주일만에 다 휘발되었는지 감속, 가속이 엉망이었다. 그탓에 오는 길, 가는 길에 한번씩 급감속으로 인식되어서 운전점수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1월 29일 수 (28)

원래 검사소 코스가 운전연습이 되는 것 같아서 그쪽으로 가려고 했지만 집을 나서자마자 도로에 차가 그렇게 많지 않음에도 잔뜩 화가 난 운전자들을 보고 그냥 G역에 다녀오기로 했다. 출발할 때 발 위치 잘못 잡으면 주행하는 내내 페달밟는 게 불편함에도 수정이 안되는데, 오늘은 발 위치가 제대로 잡혀서 좋았다. 가는 길 오는 길 다 무난했으나 주변에서 계속 울리는 빵. 나에게 날리는 건지 아닌지 구분이 안되지만 일단 기분이 별로다. 내가 운전이 미숙한 건 분명한 사실이고 누군가가 빵을 한다면 그걸 야단치는 걸로 생각하지 말고 충고와 염려로 여기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렇게 생각하기가 어렵다. 전처럼 느리지도 않은데... 내가 기어다닐 때는 수월하게 추월해서 가버리면 됐는데 이제 걸음마하려니까 오히려 거슬리나보다. 조금만 반응느려서 왜 그렇게 빵을 날리고 ㄸㅊ을 놓는지. 요즘 날이 따뜻해져서 히터나 엉따 안 켜도 되는 건 좋다.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늘겠지.

 

1월 30일 목 (29)

검사소 가는 코스에서 조금 다르게 가기 좋은 길을 발견했다. 역시나 특정 장소를 그냥 찍고 오기로 했는데, 일단 목적지는 H대 삼거리다. (ㅎ대 아님)  처음 가는 길이라 모의주행을 해봤지만 실제와는 달라서 삼거리를 찍고 유턴해서 되돌아 가야하는데 도로에 유턴 표시가 없는 거다. 좀 더 가야하나 싶어서 직진했더니 지나쳤다며 네비가 빙 돌아가는 길로 안내해줬다. 모의주행도 안 해본 길이라서 당황. 가다가 갑자기 크게 위로 올라가는 길과 아래로 내려가는 길로 나뉘었는데 네비는 아무 말이 없고... 동공지진을 일으키다가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택했고 다행히 맞았다. 당황하니까 차선도 또 안 맞고 난리난리. 1시간 20분 정도 계속 운전한 건데 낯선 길이라 긴장도가 높았다.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 여튼 코스 하나 개척했다. 아, 가는 길에 옆에 있던 대형 트럭이 내 차 지붕에 흙을 날려서 깜짝 놀랐다. 나뭇가지로 두들겨 맞는 소리가 나더라. 집에 도착해서 차를 살피니 문제없었다. 앞유리에 맞은 게 아니라 다행이다. 하지만 이번에 차 지붕을 살펴보면서 이곳저곳 녹이 생긴 곳을 발견했다. 대강 7군데 정도는 될 듯. 더 심해지면 나중에 녹제거를 해야하나 싶다. 이전에 간혹 낡은 차들이 얼룩덜룩하게 해서는 돌아다니는 걸 보고 왜 저렇게 누더기처럼 하고 다니지? 싶었는데 녹 생길까봐 붓펜으로 발라놓은 거였나보다. 이제는 그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대강 막(?) 타다가 바꾸려는 거려나.

 

1월 31일 금 (30)

일단 목적지는 H대 삼거리로 검색했지만, 네비가 내가 원하는 길을 알려주지 않아서 그냥 내가 아는 대로 갔다. 그러면 알아서 경로를 잡아준다. 어제는 실패한 H대 삼거리에서 유턴해서 돌아오기를 실행하려고 했지만 1km 덜 가서 H역 사거리에서 유턴해서 돌아왔다. 차로 잘 못 맞춰서 이리저리 비틀거리고 속도도 빨랐다가 느렸다가 난리나니 주변 차들이 다 피해서 달리는 게 느껴졌다. 요즘 눈에 거슬리는 것은 차선을 물고 달리는 택시들이다. 주변 차들을 엄청 불안하게 만드는 짓인데 나도 혹시 차로 잘 못 맞추면서 차선 물고 달리나 싶다. 게다가 진짜 어디서나 훅 끼어드는 택시들 또한 날 놀라게 한다. 이번달 말일까지 운전했네! / HUD 기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좌절한 이후에도 나는 사실 실시간 속도 표시 기기를 달고 싶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계기판 보면 된다지만 초보라서 그 짧은 눈굴림도 힘겹다. 게다가 계기판은 실제 속도보다 높게 표시됨) 일단 서브폰에 GPS 속도계 앱을 설치했다. 그리고 A필러 옆에 붙여두고 앞 유리 시야는 가리지 않으면서도 숫자가 보이도록 폰의 각도를 조절한 뒤 속도계 앱을 실행해서 세워두면 될 거 같았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또 시행착오. 핸드폰 거치대를 샀는데 이건 너무 위로 튀어나와서 앞유리 시야를 가리는 거다. 거치대 종류를 찾아보다가 스탠드가 가능한 논슬립패드가 있길래 주문하니 딱 좋았다. 서브폰은 하이센스 a2 프로인데 앞면 패널은 AMOLED이지만 지문방지필름을 붙여놨기 때문인지 눕히듯 세워두니 뿌옇게 잘 안 보였다. (야간운전 못하지만) 밤에나 유용할 듯. 그래서 낮에는 뒷 패널인 전자잉크 화면으로 속도계 앱 실행해서 두니, 이게 의외로 시선강탈이다. 일단 빛반사 같은 게 있을 리 없고, 풀 리프레시 될 때마다 존재감을 어필하니 AMOLED 화면으로 실행해놨을 때처럼 계속 시야에서 놓치다가 결국은 눈 앞에 빤히 있어도 보이지 않게 되는 일은 없었다. 과속단속 카메라가 앞에 있을 경우 제한속도를 넘으면 네비가 띵띵거리며 알려주는데, 이전에는 대강 엑셀에서 발 떼고 브레이크 한번 밟고 지나갔다면 지금은 속도계 앱에서 표시하는 숫자를 보고 브레이크를 밟을 건지 그냥 엑셀에서 발만 떼고 지나갈 건지 판단한다.

 


 

1월 총계

 

주행거리 : 248.4km (누적 435.2km)

주행시간 : 14시간 31분

운전점수 : 69점 (급감속 3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