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또 샀다.


항상 그렇듯이 현재 가지고 있는 기기로는 만족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다른 기기들을 힐끗거리다가 저렴하게 파는 곳을 발견하고는 질러버렸다.


결국 내가 가진 고만고만한 기기가 하나 늘어났다.



윗줄 우측부터 클릭북D11, 컨버터9 프로, 컨버터8

아랫줄 우측부터 코넥티아미니&블루투스키보드, 모디아.


*무게 (실제로 전자저울로 측정)

 클릭북D11 : 1001g

 컨버터9 프로 : 723g

 컨버터8 : 517g

 코넥티아미니&블루투스키보드 : 549g

 모디아 : 486g



이것들 중 클릭북D11이 가장 비쌌다. 컨버터9 프로와 모디아는 중고였다. 난 상태만 무난하고 가격이 저렴하면 중고라도 괜찮은 파이다. 하지만 이전에 개인 대 개인의 중고거래는 불안하기도 하고 귀찮아서 안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중고매물을 파는 업체들이 많아서 수라의 길로 빠져든 것만 같다. 


각설하고.


컨버터9 프로 이전의 기기들에게 만족하지 못했기에 컨버터9 프로를 샀다고 했는데, 그것에 대해서 수다 좀 떨어보겠다.


일단 가족(?)사진도 올린 김에 하나씩 까보자면,


클릭북D11은 화면 크기는 만족스럽지만 ips가 아니라서 그런지 시야각도 별로이고 색감도 정말 별로이다. 처음에 기기 켜보고 깜짝 놀랐을 정도로. 하지만 화면 크기는 적당해서 동영상 강의 청취나 영화감상하기에는 좋다. 문제는 공유기랑 궁합이 별로인지 인터넷이 자주 끊긴다. 그리고는 재연결이 죽어도 안되어서 기기를 껐다가 켜야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하루 주구장창 사용하면 한두번? 웬만한 사람이라면 서비스 센터로 달려갔겠지. 키감은 별로이다. 난 독수리라서 자판 크기나 키캡 크기는 커봤자 장점이 되지 못한다. 그러니 가진 기기들 중 가장 자판도 크고 키캡도 크다는 건 장점이 아니라는 거. 그런 데다 키감은 별로이니, 이걸로는 타이핑하기를 포기했다. 그냥 간단히 인터넷하기 정도의 키감.


다음으로는 컨버터8. 이전에도 말했지만 키감이 별로이다. 키가 깊게 들어앉았는지 상당히 꾹꾹 눌러야한다. 게다가 난 오타를 많이 내는데 백스페이스가 정말 무디다. 그러니 이중의 고통. 키는 꾹꾹 눌러야해서 피곤하고 안그래도 많은 오타가 더 늘어났는데 백스페이스도 잘 안 먹다니. 신경질을 내다가 생각하던 글도 다 날아갈 판이다. 하지만 나 같은 독수리가 아니라서 오타율로 안 높고 손가락 힘이 보통만 되어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난 온몸에 근육이라곤 없는 것처럼 손가락도 연체동물처럼 흐물거리기 때문이다.


코넥티아 미니랑 블루투스 키보드 조합은... 사실 코넥티아 미니는 해상도도 엄청 떨어지고 배터리는 ㅈㄹ이기 때문에 안 쓰고 구석에 박아둔 지 오래된 기기이다. 하지만 7.85인치라는 장점 때문에 간혹 생각날 때 꺼내보고는 했다. 그러던 이 기기가 내 관심을 받은 적이 있으니. 바로 특정 블루투스 키보드 때문이다. 


화면에 보이는 블루투스 키보드랑 비슷하게 생긴 키보드가 나에게 있다. 거의 똑같이 생겼다. 여튼 그 키보드는 아이패드 미니용인데 이전에 포스팅한 적도 있다. 알리에서 구매한 것으로 저렴한 가격에 비해서 키감이 너무 취향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이패드 미니를 온전히 감싸는 케이스에 붙어있는 키보드였기 때문에 다른 기기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 물론 블루투스 연결은 되지만 다른 기기는 케이스에 들어가질 않으니까. 그렇다면 아이패드 미니에 붙여서 행복하게 사용하면 되지 않냐 하겠지만, 내 문제인지는 몰라도 ios로 문서 작성 및 수정, 공유는 상당히 어렵다. 잘 못하겠더라. 


그래서 그 키보드와 거의 똑같은, 하지만 다른 기기에 끼워서 쓸 수 있는 이 블루투스 키보드를 구매한 것이다. 이 키보드도 기본적으로 아이패드 미니용으로 제작된 것이라 키보드에 붙일 기기로는 7.85인치가 딱이었다. 아니면 8인치이거나. 마침 나에게는 코넥티아 미니라는 7.85인치 기기가 있으니까 딱이구나 싶었다. 그렇게 키보드를 구매했지만 알리에서 주문한 물건은 언제 올지 기대하면 안된다. 잊어버리고 있으면 한달 정도 뒤에 편지함에 꽂혀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막상 그렇게 되니, 기다리는 데에 재능이 없는 나는 더욱 더 타이핑하기 쉬운 키보드가 달린 기기가 탐이 났다. 이런 저런 기기들을 검색하다가 마침 전에 노린 적이 있던 컨버터9 프로가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을 발견했으니, 충동적으로 지르기까지는 오래걸리지도 않았다.


아, 마지막으로 모디아를 까는 걸 잊어버렸는데, 모디아는 이 기기들 중 가장 작고 가볍고 키감도 좋지만, 되는 게 없다. 인터넷도 가능은 하다지만 난 불가능하고 (된다고 해도 하고 싶지 않다) 워드패드 프로그램도 실행가능하지만 CF메모리(!!)에 저장해서 컴으로 옮겨야된다. 진짜 주구장창 일기 같은 글만 쓰고 싶다면 이만한 게 없다.


어쨌든, 여러가지 고려를 한 끝에 구매한 것 같지만 실은 충동구매의 산물인 컨버터9 프로에게도 단점이 없을까? 물론 있다.


처음 받았을 때 느낌은 색감이 예쁘다는 거였다. 샴페인골드? 여튼 과하지 않고 심심하지 않은 정말 절묘한 색감이었다. 원래 누런톤을 정말 싫어하는데 내 눈에도 예뻐보일 정도이니 색을 잘 뽑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듦새는 글쎄. 시각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본체를 키보드에 연결하는데, 키보드가 상당히 삐그덕거렸다. 힘주면 분해될 거 같은 느낌? 깜짝 놀랐다. 아이뮤즈 제품으로 컨버터8을 먼저 쓰고 있었지만 컨버터8은 그런 느낌이 전혀 안들었기 때문이다. 컨버터8은 상당히 단단한 느낌이다. 옹골찼다고나 할까. 하지만 커버터9 프로는 어디가 비었다는 느낌? 본체가 아닌 키보드의 느낌이 그랬다.


컨버터9 프로를 받자마자 초기화시키고 윈도우 업데이트를 했는데 5시간 반정도 걸렸다. 기진맥진해서는 대강 초기세팅을 했는데, 난 컴으로 인터넷이나 워드작성 정도밖에 안 하니까 세팅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기기에 대해서 잘 모르기도 하고. (미니 기기에 대한 욕심만 있다)


화면 크기는 적당했다. 컨버터8은 작아서 답답하다는 느낌이 여실했지만 컨버터9 프로는 확실히 클릭북D11에 비해서 작은데도 답답하다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 화면은 10인치는 되어야한다는 내 의견을 수정해야했다.


컨버터9 프로를 받기 전에 이 기기의 단점으로 많이 들은 것은 키보드 인식불량이었다. 나도 그점을 걱정했건만 아니나다를까. 처음 키보드를 꽂고 본체를 켰을 때 키보드가 인식되지 않았다. 본체를 꽂을 때 자석이 있어서 철썩 붙는다는데 그런 느낌도 없었다. 당황해하다 다시 뺐다가 꽉 끼니까 인식이 되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을 다독이며 기기를 훑어보다가 먼저 워드부터 켰다. 가장 중요한 건 키감이니까.



컨버터8의 키보드와 너무 비슷하게 생겨서 크기만 달라진 게 아닐까 했는데 느낌도 달랐다. 컨버터8의 키는 부드럽지만 눌렸는지 아닌지 감이 잘 안 와서 깊게 눌러줘야한다면 컨버터9 프로는 그것보단 덜 깊게 눌러도 되지만 상당히 딱딱한 느낌이다. 키가 떨그럭거리면서 눌리고 용수철이 튕기듯이 올라오는 느낌이라고 할까. 또한 백스페이스 키의 위치가 컨버터8과 다르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키보드와도 다르다. 첫번째 줄 맨 우측에 있는 것이다. 블루투스 키보드의 경우 백스페이스 키는 대부분 두번째 줄 맨 우측에 있다.


그럭저럭 만족했지만 역시나 아쉬움이 남아서 혀를 차고 있을 때, 주문한지 10일만에 알리에서 블루투스 키보드가 왔다. 컨버터9 프로와는 이틀간격으로 말이다. 알리에서 주문한 물건이 이렇게 빨리 온 적은 처음이라 놀랐고, 조금만 더 빨리 받았다면 컨버터9 프로를 지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이 블루투스 키보드에는 함정(?)이 있었으니...


코넥티아 미니에 연결해서 입력해보니, 입력 딜레이가 상당한 거다. 이런 느낌은 2011년인가에 갤럭시탭 7을 사서 블루투스 키보드랑 연결해봤을 때 느꼈던 그 환장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입력오류도 마구 뿜어주었다. 분명 내가 쓰고 만족했던 블루투스 키보드와 거의 같은데 이 무슨 일인가. 더 미치겠는 건 키감은 정말 내 기대대로였다. 하지만 입력딜레이와 오류의 대환장쇼를 펼치고 있었다.....


코넥티아 미니의 문제인가 싶어서 블루투스 키보드를 컨버터8에 연결하여 워드 작성을 해보았다. 아무 문제가 없었다. 아, 왜 내가 산 기기들은 하나 같이 모자른 부분이 있단 말인가 한탄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되니 나는 또 이 블루투스 키보드에 끼울 윈도우탭 8인치짜리를 구매하고 싶어졌다. 컨버터8 본체를 끼우면 되지 않겠냐 할 수도 있다. 내 컨버터8은 뽑기를 잘 한 탓인지 양품이라서 사용하기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녀석은 너무 두꺼워서 블루투스 키보드 거치대에 안 끼워진다. 또 다시 한탄. 왜 하나가 만족스러우면 하나가 모자라서....!


포스트 제목은 컨버터9 프로인데 엉뚱한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다시 컨버터9 프로 까기로 돌아와서.


컨버터8이 불만족스러웠던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각도였다. 키보드에 본체를 꽂으면 각도가 120도가 안 나온다. 그리고 키보드 끝에 본체를 붙이는 게 아니라 중간 못되는 곳에 꽂는 것이기 때문에 키보드랑 본체 간격에 여유가 없다. 각도도 120도가 안되는데 키보드에 바짝 붙어서 본체가 꽂히니 사용하기 답답했다. 주문한 블루투스 키보드는 120도 넘어서까지 젖혀진다. 약 125도 정도? 더 젖혀지면 좋겠지만 이정도로 만족할 수 있었다. 그래서 컨버터9 프로는 어떨까 싶었다. 여러 리뷰들을 보니 못해도 120도는 될 거 같았다.


하지만 막상 기기를 받으니. 아래와 같다.


먼저 블루투스 키보드와의 비교.


그래, 블루투스 키보드가 125도 정도되니까, 이러면서 이해주려고 했는데.


무려 컨버터8보다 덜 젖혀진다.


컨버터9 프로를 젖히면 키보드가 하도 삐그덕거려서 너무 소심하게 젖혔나 싶어서 더 젖혀보았지만 정말 기기가 부서질 거 같아서 관뒀다. 그래도 컨버터8에 비해서 자판과 본체 사이에 간격이 있으니까 그걸로 만족해야...하나?


그나마 저것도 키보드 바닥에 무언가를 붙여서 화면 각도가 더 나온 거다. 아래 사진을 보자.



소심하게 요런 걸 붙여봤다. 이걸 붙이면 


이렇게 된다.


자판 끝부분이 뜨니까 화면이 조금 더 젖혀지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매우 미미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더 큰 걸 붙이려고 해도 붙일 게 없었다. 이것도 이전에 다ㅇ소에서 집어온 건데 같은 코너에 가봐도 물건이 없더라는.


어쨌든 비교사진. 사진이 엉망이다. 화면크기 및 비율이 그냥 대강 이런 느낌이다라는 정도만.


왼쪽부터 컨버터9 프로, 컨버터8, 코넥티아미니&블루투스키보드이다.



어쨌든 내 손에 들어왔으니 예뻐해줘야지. 궁극의 기기라고는 말 할 수 없어서 아쉽다만.




그리고...




컨버터9 프로의 구매확정을 누른 뒤로는 파우치를 찾기 시작했다. 아이뮤즈에서 파는 전용 파우치는 별로였고 다른 걸 사고 싶었는데 컨버터9 프로의 크기가 애매했다. 대강 다ㅇ소에서 눈대중으로 맞춰서 파우치를 사왔는데 커도 너무 컸다. 내 눈대중은 못 믿겠다는 재확인만 하며 어쩔까 하다가 집에 있는 신국판용 북파우치에 넣어봤다. 딱 맞았다.


컨버터9 프로의 사이즈는 신국판 사이즈와 비슷했던 거다.


해서 집에 있는 흐물거리는 것과 다른 단단해보이는 북파우치를 구매했고 넣어보니 딱이었다.




글을 수정하려고 계속 들여다보니 사진이 엉망이라서 슬프다. 계속 들여다보다간 카메라도 지를 것 같아서 눈이나 씻으러 가야겠다. 어쩌면 카메라에는 죄가 없을지도 모른다. 죄라면 애정없이 사진을 찍은 내 탓인지도.

신기하게도 본인이 가진 카메라에 대한 애정이 넘치면 카메라가 별로라도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카메라가 못마땅하면 사진이 이렇게 나오더라. 기기보단 기기를 다루는 사람이 문제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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