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수 (59)

운전하러 나갔다가 빨리 돌아오면 어머니가 왜 이렇게 빨리 오냐고 뭐라고 하시니 은근히 신경쓰인다. 하지만 내가 갈 수 있는 먼곳이라고 해봤자 왕복 19km 정도이고... 당분간은 욕심내기보다는 매일 운전 나가고 회전 컨트롤하는 것에 집중하자 싶다. 이런 말 한 지가 너무 오래되었다(넉달)는 게 문제이지만. 오늘은 주유소 가는 길로. 주유 하러 갈 일 있으면 원래는 곧장 유턴해서 돌아오는데 오늘은 좀 더 붕붕 간 다음에 좌회전해서 자동차검사소 간판 보고 돌아오려고 했다. 멀리 갈 곳이 마땅히 없다면 아는 목표점들을 연결해서 못 가본 길을 지나가보자 싶었던 거다. 그런데 주유소 가는 길까지는 차가 별로 없는데, 거기에서 좀 더 가니까 차가 갑자기 많아졌다. 그러더니 주변 차들은 급속도로 너그러운 마음을 잃고, 0.1초 늦은 반응에도 빵이 날렸다. 나에게 날린 건지 아닌 건지도 모르겠다. 앞에 파란 신호 떨어져서 앞차들부터 추근추근 움직이고 있는데 n번째에 서 있는 나 보고 어쩌라고. 앞차가 가야 갈 거 아니오. 갈수록 처음 와본 길이 펼쳐지니(그래봤자 직진;;) 내 심장은 터지기 일보 직전. 너무 불안했다. 만날 아는 길만 운전한 부작용이다. 결국 계획을 수정해서, 신호등 몇개 더 지난 다음에 유턴 차로가 있길래 유턴해서 돌아왔다. 좌회전 시 유턴의 경우 달리다가 유턴하는 거 무섭다. 좌회전 신호 떨어지고 달리다가 속도 늦출 때 뒷차가 쾅 하거나, 뒷차가 무서워서 그냥 돌다가 속도와 핸들링의 잘못된 조합으로 연석에 앞머리 다 긁어먹거나 할 거 같아서. 그래도 이번 유턴도 무사히. 하지만 항상 괴로워하는 3개의 차로가 동시에 우회전하는 그 구간에서 이번에도 좁게 못 돌았다! 도대체 몇번째 도전이며, 몇번째 실패인가. 마음 같아서는 그 구간만 수십번 반복 연습해보고 싶다. 이번에도 왼쪽에 버스가 없어서 크게 돌아도 되기는 했는데 내 의도는 그게 아니었으니 미치겠다. 유도선 안 밟고 돌고 싶은데... 뒷차들이 도는 걸 봐도 다들 유도선 안에서 잘 도는데 왜 난 안되는 거지...

 

4월 2일 목 (60)

S쇼핑센터로 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물론 두 가지뿐이랴. 일단 내가 가는 큰길은 두 가지라는 거다. 그런데 갈 때는 두 가지 길을 다녀봤는데 올 때는 한 가지 길로만 다녔다. 그래서 오늘은 갈 때는 자주 다니는 길로, 올 때는 한번도 안 가본 길로 가기로 했다. 사실 S쇼핑센터에서 돌아올 때는 안 가봤지만 H대 삼거리 찍고 돌아올 때는 간 적이 있는 길이다. 가는 길은 잘 갔다. 오는 길은 일부 속도제한에 60km인 구간이 있는데, 아주 살짝씩 커브가 있는 길이라서 뒷차 의식하느라 죽어라 60km/h 정도 달렸다가 무서워서 엑셀에서 발을 뗐더니 곧장 40km/h 대로 떨어져서 뒷차들이 다 추월해가고 그랬다. 난 아직도 내가 어느 정도로 달리는지 감이 안 온다. 가속, 감속이 어느 정도 되고 있는지 정도를 몰라서 뒷차가 보기에는 갑자기 속도를 늦추는 걸로 느껴질 수도 있을 거 같다. 내 딴에는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말이다. 좌회전 구간에서는 1차로로 돌고 있었는데 낯선 곳이라 2차로도 좌회전 차로인 줄 모르고 방심해서 약간 크게 돌았다. 내가 크게 도는 게 느껴졌는지 2차로로 진입할까봐 옆에서 돌던 차가 속도를 늦추고 방어하더라. 오늘도 운전능숙자들의 덕을 봤다. / 역시나 세개의 차로가 동시에 우회전하는 곳을 지났는데 이번에도 내 예상보다 좁게 못 돌았지만, 도는 중 유도선 커브가 거의 직선으로 급해지는 구간에서 확실히 핸들을 더 돌렸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만족했다. / 정지할 때 쏠림을 3번 느꼈다. 이대로는 급감속 3번이구나 싶어서 허탈하고 포기하는 마음이 들었다. 집에 와서 보니 급감속 한번 잡혔고 운전점수는... 다시 전체 운전자 평균보다 떨어졌다. 난 왜 계속 급감속이 나올까. 그리고 50km/h만 넘어도 차가 흔들린다. 2월에 운전석 쪽 타이어를 교체하고 휠얼라인먼트 본 뒤로 핸들이 더 가벼워졌고 흔들흔들하는 거 같다. 게다가 주말동안 차를 놀리다 운전하거나 오늘처럼 몇 km 좀 더 운전하고 온 날이면 바퀴 쪽에서 탄내가 살짝 난다. 특히 사고로 고쳤던 조수석 쪽에서. 정비소를 한번 가봐야할지 모르겠다. / 초보 스티커를 새로 붙였는데 살짝 비뚤어졌다. 이런 거 너무 싫은데~!

 

4월 3일 금 (61)

어제 테이크아웃 해온 카페모카가 카페인이 많았나보다. 밤에 잠을 못 잤다. 아침에는 계속 화장실 들락거렸고 속이 울렁거렸다. 하지만 오늘은 운전을 나가야했다. 차에서 탄내가 났던 게 밤새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정비소로 가는 길은 잘 갔다. 가서 차를 맡기니,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 수리해주고 싶어도 문제가 없다고. 그런데 진짜 영혼없이 귀찮다는 듯이 말해서 기분이 그랬다. 왜 나랑 대화하면서 눈도 안 마주치는 거지? 내가 세상 예민하고 멍청한 사람이 된 거 같았다. 오는 길에는 한 블록 먼저 우회전을 해버렸지만 어차피 통하는 길. 문제없이 왔다. 차가 이상하게 안 막혀서 12분만에 집에 왔다. / 어제 초보 스티커 새거 붙이면서 보조미러도 큰 거로 새로 붙였는데, 이게 생각보다 화각도 좁고 각도 조절도 조금밖에 안 되는 거다. 원래 사이드 미러보다 조금 더 보이는 정도? 언니가 마침 오프이길래 말했더니 다시 붙여준다고 해서 내가 운전석에서 확인하고 언니가 밖에서 붙여주는 식으로 작업했다. 그런데 언니가 초보 스티커가 백리밖에서도 보이겠다며 왜 이런 걸 붙였냐고 하면서 오히려 위협운전을 당할 수 있다고 탐탁치않아 했다. 그리고 4개월 운전했으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줄 알아야하지 않냐고....ㅠㅠ 운전 실력이 발전하는 정도는 개인차가 크다고 들었고 그 말을 위안삼아 꼬물꼬물 연습중이었는데. 언니랑 나는 같이 노는 건 괜찮아도 같이 일하면 안 될 거 같다. 여튼 보조미러가 잘 붙었는지 본다며 차를 조금 뺐다가 다시 넣었는데 비뚤게 넣은 상태에서 시동을 꺼버렸다. 원래라면 내려서 확인했을 텐데 언니 눈치가 보여서 대강 시동꺼버렸다. 멘탈이 약한 나. 초보 스티커 앞뒤로 붙이고 주차 비뚤어지게 해놓으면 창피한데, 난 달릴 것도 아니면서 시동 짧게 켰다가 끄는 걸 싫어해서 (배터리 땜에) 그대로 둘 수밖에 없었다. 주말 내내 비뚤어지게 서있겠구나, 내 차. 그래도 주차선 안에 들어가있으니 괜찮겠지.

 

4월 7일 화 (62)

어제는 몸이 아파서 못 나갔다. 그런데 오늘은 어제보다 더 아픈 거다. 끙끙거리다가 좀 나아져서 점심 먹고 진통제 먹고 나갔다. 가볍게 주유소 가는 길로. 난 겨울에 운전을 배웠고 주차장이 야외주차장이라서 얼은 차를 끌고 나가는 게 일상이었다. 그런데 날이 따뜻해져서 다 녹아서 흐물거리는 차를 끌고 나가니, 페달은 왜 이렇게 팍팍 밟히며 핸들은 왜 이렇게 확확 돌아간단 말인가. 안그래도 조금만 속도가 올라가도 핸들이 너무 가벼워져서 차가 흔들리는데 오늘은 저속에서도 흔들리고 난리였다. 이러니 내가 고속화도로를 가기 무서워할 수밖에. 일반도로 운전하면서도 오늘 집까지 기어서 왔다. 그리고 요즘 왼쪽 차선에 붙는 게 너무 심해진 거 같다. 이러다가 완전히 버릇들 거 같은데 어떻게 하지... / 대문짝만하게 붙인 초보 스티커의 효과. 원래 떨어져서 오던 차들은 더 떨어져서 오고 가까이 붙어서 오던 차들은 내 차 뒤에 아예 코를 박는다. 역시 운전하는 방식을 보면 인성이 드러나나보다. 집에 와서 주차하고 내리려고 보니 기어를 D에 놓고 시동끈 걸 발견했다. 미쳤구나. [ 진통제 효과 + 높은 차 실내 온도 = 맛이 감 ] 이전에 사고나서 정신없이 갓길에 차를 댈 때 D에 놓고 시동끈 적이 있기는 하다. 나중에 시동 걸 때 안 걸려서 당황했지만, P에서만 시동걸린다고 들은 기억이 있어서 P로 옮기고 시동을 걸었었지... 여튼 브레이크 밟고 기어 P로 바꾼 다음 내렸다.

 

4월 8일 수 (63)

오전에 나가기 전에 갑자기 또 배가 아파서 진통제 먹고 잠시 일렁거리다가 평소보다 30분 정도 늦게 나갔다. 오늘은 자동차검사소 가는 길. 거의 M구청 가는 길과 동일하다. 구청 옆에 검사소가 있으니까. G역 가는 길보다 심장이 쫄깃해지는 포인트가 있는 길이다. 가는 길에 있는 삼거리에서는 두개의 차로가 오직 우회전만 가능하다. 1차로에서 바로 앞차가 우회전하고 나도 타이밍 보는데 왼쪽에서 차가 오길래 잠시 멈췄다. 그런데 그 차는 직진을 안 하고 우회전해서 옆 차로로 들어가는 거 아닌가. 그 차 뒤에 또 차가 오고 있었지만 빠르게 핸들 꺾어서 들어갔다. 내가 무리하게 그 차의 진행을 막은 건지 아닌지 모르겠다. 그 차의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왠지 그런 거 같다. 찔리는 마음에 우회전하고 신호대기 중에도 룸미러로 확인을 제대로 안 했다. (궁금해서 메모리 뽑아와서 확인왔는데 뒤에 차가 없었다. 눈이 삐었나...? 기억의 왜곡?) 왠만하면 남에게 폐끼치는 것을 싫어하지만, 만약 그런 일을 저지를 경우 마음 괴로운 게 싫어서 자신의 과오로부터 눈을 돌려버리는 이런 성격으로 봐서는 만약 내가 유전자 검사를 하면 이웃의 모 나라 유전자 비중이 높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언니랑 어머니는 내 잘못이든 남의 잘못이든 궁금한 건 지옥까지 쫓아가 확인하는데 왜 나는?) 블박 영상으로 확인하면 되는데 오늘은 메모리를 안 뽑아서 왔네. / 돌아올 때는 검사소 간판을 저 멀리서(...) 보고 곧장 유턴 차로로 가서 유턴해서 돌아오려는데 오늘 늦게 출발해서 막히는 시간대가 걸린 것인지, 맞은편 차들의 꼬리물기가 너무 심해서 유턴할 수가 없는 거다. 참다가 결국 직진 차로로 옮겨서 좀 더 간 뒤에 유턴해서 돌아왔는데, 역시 차가 막히니 차들의 별의별 행태를 볼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은 잘 왔다. 이전에는 내 앞에 도로가 텅 비었으면 어떻게든 달려서 눈에 안 보이게 멀리 있을 앞차와의 간격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신호등도 잘 놓치고 급정거도 하고 그랬다. 하지만 이제는 뒤에 차가 보채지 않는 한은 여유를 가지고 달리기로 했다. 요즘 돌아다니는 도로는 신호위반 및 과속 단속카메라가 없는 코스들이다. 너무 편하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안되니까 조만간 나를 시험에 들게 해야지. / 누군가 이 지루하고 개인적인 이 기록을 읽고 있다면, 이 사람은 운전한 지 넉달이 넘었고 혼운 63회째인데 왜 아직도 동네만 깔짝거리면서 다니지? 이러지 않을까.

 

4월 9일 목 (64)

오늘은 S쇼핑센터를 가되 자주 가는 길이 아니라 조금 돌아서 가는 길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그대로 유턴해서 그 길로 돌아오기로. 하지만 갈 때는 잘 갔는데 돌아올 때 유턴 차로까지 차로변경해야하건만, 좀 더 있다가 해도 되겠지, 이러면서 차로변경을 시도하지 않다가... 놓쳐버렸다. 그래서 그대로 자주 가던 길을 타고 돌아왔다. 이 길은 신호위반 및 과속 단속카메라가 즐비한 곳으로... 어제 나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한다고 하더니 말이 씨가 된다고 의도하지 않게 그 길을 운전하게 되었다. 다행히 위험한 순간은 없었다. 다만 내가 커브길에서 차선을 밟거나 차가 왼쪽으로 쏠리거나 하는 게 느껴져서 괴로울 뿐이었다. 다른 차가 그러면 나도 상당히 불안해하고 불편해지는데 내가 그러고 있다니. / 이전엔 차가 없으면 60km/h 이상으로 잠시 잠깐 달리기도 했는데, 요즘은 55km/h를 넘으면 불안해져서 되도록 54~55km/h를 넘지 않게 달린다. 그래서인가? 뒤에 차들이 계속 추월하는 것은? 하지만 그래봤자 가는 길이 같다면 다음 신호등에서 대부분 다 만나고, 붕 달렸다가 조금만 있으면 팍 멈춰야 할 순간이 온단 말이지. 앞차와 간격 띄우고 가다가 앞차가 속도 줄일 때, 브레이크 밟기보단 엑셀에서 발 떼는 걸로 해결 가능한 정도가 훨씬 더 마음도 편하고 몸도 편한데. 뒷차의 마음도 편할지는 모르겠다. 앞차의 브레이크 등은 확실한 신호가 되는데 속도 늦어지는 정도는 잠시 딴짓하면 놓칠 수 있을 것 같으니. 운전능숙자가 아니라서 모르겠다. 운전미숙자인 나는 간격을 널찍히 띄우고 다니기 때문에 괜찮다. 오늘은 세 구간에서 페달 아무것도 밟지 않아도 속도가 유지되는 순간이 있었다. 정말 좋아하는 순간이다. / 앞 바퀴 쪽에서 살짝 고무 타는 냄새가 날 때가 언제인지 알았다. 주행 중 도로 상태가 안 좋아서 차가 덜컹덜컹덜컹 거린 적이 있으면 주차하고 내릴 때 그런 냄새가 나더라.

 

4월 10일 금 (65)

일찍 집으로 돌아와야 했으므로 짧으면서도 좌회전 연습을 할 수 있는 정비소 가는 길로 갔다. 출발부터 난항이 있었다. 주차장에서 빠져나가는 길은 ㄷ을 옆으로 뒤집은 모양이다. 세로 획에 해당하는 길이 좁다. 사실 아슬하게 차 두대 지나갈 수 있지만 내 체감상은 한대만 지나갈 수 있다. 거기에 이삿짐 차량이 서 있는 거다. 차 안에 들어가서 시동을 걸기 전부터 고민했다. 지나갈 수 있을 것인가. 오늘 운전은 포기인가. 그런데 내 옆옆옆옆에 덩치 큰 SUV가 뭉기적거리는 날 보다 못해 먼저 출차했는데, 한번 수정하더니 휙 지나가는 거다. 왼쪽으로 회전해야하는 곳이라 최대한 오른쪽으로 붙여서 회전한 뒤에 핸들 오른쪽으로 다시 감고 후진하여 각도 만든 뒤 빠져나간 것 같다. 그렇다면 경차인 나는 당연히 빠져나갈 수 있겠구나 싶어서 시도. 그런데 머리는 내 차가 지나갈 수 있다는 걸 알지만 겁이 나서 망설이며 이리저리 뺐다 넣었다 하고 있으니 이삿짐센터 직원이 달려오더니 수신호를 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성격 급한 양반인 듯) 나오라고 해서 나왔는데 이번엔 왼쪽으로 돌리란다. 이 길 빠져나가면 곧장 왼쪽으로 회전해서 나가야하는 건 맞는데 내 차는 사이드미러로 보니 오른쪽 이삿짐차와 왼쪽 연석 중 연석에 쏠린 편인데 왼쪽으로 가라고? 그냥 슬슬 직진했다. 그랬더니 직원의 수신호는 더욱 격해지고, 결국 확 짜증난다는 얼굴을 하고는 휙 딴 데로 가더라. 아마 그때 내 차는 세로획에 해당하는 길을 다 빠져나왔고 이제 왼쪽으로 꺾어가야 하는 위치였나보다. 난 내 차가 아직 세로획에 해당하는 길을 지나고 있으며 직원이 나보고 왼쪽으로 더 치우쳐서 가라는 의미인 줄 알고 왼쪽에 공간없다고! 이러면서 직진한 건데. 여튼 그 짜증난 얼굴에 은근히 상처받으며 정비소 코스로 출발했다. 잘 갔고 잘 왔다. 세개의 차로가 동시에 우회전하는 구간을 또 지나야했는데 이번에도 크게 돈 것 같다. 그래도 왼쪽에 버스가 없었으니 문제없었고 이젠 어느 정도 좁게 돌기를 포기한 상태라 상처받지 않았다. 블박영상을 보니 뒷차가 나처럼 돈 것 같던데, 유도선을 살짝 밟았더라. 그런데 이건 유도선이 차량의 움직임을 고려하지 않고 그려졌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러운 회전각의 모양이 아니다. 그 유도선 모양대로 가려면 회전하다가 좀 더 확 꺾고 순식간에 풀면서 들어가야한다. 주차는, 아까 빠져나온 곳을 다시 지나가기 싫어서 (그 직원을 다시 보기 싫어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오랜만에 지하 오니 어둑한 게 영 별로였다. 주차할 때 사이드미러가 기둥을 아슬아슬하게 지났다. / 난 왼쪽 오른쪽 차선이 닿는 위치의 대시보드 위에 고양이 피규어를 각각 붙여놨다. 그래도 주행 중 왼쪽으로 너무 쏠리는 거 같아서 도로 가운데 표시로 뭘 또 붙일까 하다가 붉은색 턱받이를 한 고양이 지장보살 피규어를 발견했다. 일본의 지장상은 지장보살과 일본 토속신인 도조신이 섞인 것이라 우리가 생각하는 지장보살과는 다르다고 한다. 우리로 따지면 돌미륵(미륵신앙+토착신앙)과 유사한 것이라나.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에도 세워졌다가 해방 후 왜색불교, 강점의 흔적이라 파괴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난 그냥 지장보살상으로 보련다. 여튼 이 피규어를 도로 가운데 위치를 지난다고 생각되는 대시보드 위치에 붙여뒀는데 주행해보니 위치가 어긋났더라. 주차하고 나서 수정했다. 다음에 도로 나갈 때 확인해봐야지.

 

4월 13일 월 (66)

운전을 할수록 유머를 잃어가고 있다. 입맛도 없다. 오늘 아침은 옆구리 신경통 때문에 한시간 일찍 깼다가 좀 더 자려고 캡사이신 연고를 옆구리에 떡칠하고 다시 누웠다. 여전히 쿡쿡 쑤시는데 어느덧 한시간이 지나서 일어나야 했다. 연고 바른 위에 또 캡사이신 연고를 발랐다. 남용하지 말라며 처방해줬는데 연달아 같은 곳을 떡칠하니 통증은 아주 약간 나아졌지만 바른 부위의 느낌이 살이 헤지는 것 같았다. 오늘 운전을 나갈까 말까 고민했다. 성실의 화신인 어머니는 또 뭐라고 하셨다. 언제부턴가 운전연습하러 나가는 게 꼭 해야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드러누워서 푹 자고 싶었다. / 내가 다니는 코스 중 가장 먼 S쇼핑센터로 갔다. 아파트 입구에서 나왔는데 삼거리에 있는 빵집 앞 2차로에 차가 정차해있었다. 그 차 때문에 내 앞에 가던 차는 1차로에서 우회전해야 했고, 나도 그래야 해서 뒤따랐다. 막 우회전하려는데 2차로에 정차되어있던 차가 앞차 지나고 내가 옆에 있는데 갑자기 왼쪽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식겁했는데 그 차도 멈칫하고 나도 멈칫해서 부딪히지는 않았다. 가는 길은 최근 들어 가장 막혔던 거 같다. 오는 길에는 어떤 차가 3차로에서 연달아 두개의 차로를 변경하면서 1차로에서 잘 달리는 내 앞을 가로막았다. 내가 조금만 더 빨리 달렸거나(당시 난 50km/h로 달리고 있었다. 거긴 60km/h 속도제한 차로인데 차로도 넓고 차도 별로 없어서 다들 밟아대는 구간이다) 브레이크를 늦게 밟았다면.... 그러고도 그 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왼쪽에 생기는 좌회전 포켓 차로로 가더니 중앙선 실선에서 유턴하여 사라졌다. 양아치들 정말 상상초월이다. 블박영상을 확인하니 내가 낮은 목소리로 욕을 하고 있더라. 커브 구간에서는 질주하는 차들 사이에 펠리세이드가 느긋하게 50km/h로 달리길래 그뒤를 졸졸 따라가며 달렸다. 이 미칠 듯한 안도감. / 돌아오는 길에 막히는 사거리에서 문제가 생겼다. 버스전용차로가 있고 1차로 유턴, 2차로 좌회전, 3차로 직좌, 4차로 직진인 곳이다. 난 2차로에 서서 좌회전을 기다렸다. 택시 하나가 유턴 차로로 와서 자기 앞차와 간격을 띄우고 내 옆구리에 슬금슬금 붙더라. 이런 양아치 차들은 막히는 좌회전 차로에서 줄 안 서고 유턴 차로로 와서 끼어든다는 신호다. 나는 앞차와의 간격을 좁혔다. 좌회전 신호가 떨어지고 그 택시는 내 뒤로 무리하게 끼어들어서 뒷차의 빵을 먹었다. 그런데 복병이 있었다. 유턴 차로에 서 있던 첫번째 차가 좌회전을 시도했다. 그 차가 쑤욱 나와서 좌회전 차로를 막으니 내 앞차는 그 차를 피해서 크게 돌아서 좌회전했다. 나도 그러려고 크게 돌려는데, 그 차는 더 앞으로 나와서 길을 막으며 내 앞에서 좌회전했다. 이때 난 판단을 잘못했다. 그냥 브레이크 밟고 그 차 보내고 뒤따라 좁게 돌았어야 나도 주변 차들도 덜 위험했을 것이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피해가려고 핸들을 오른쪽으로 돌린 난 좁은 좌회전 구간에서 크게 돈 게 되어서 내 유도선을 벗어나 거의 옆에 있는 좌회전 유도선까지 먹게 되었다... 다행히 오른쪽에서 좌회전하던 트럭이 왼쪽 상황을 보고 피해서 더 크게 돌아서 들어갔고, 그 뒤의 차도 앞의 상황을 봤을 테니 역시나 날 피해서 더 크게 돌았다. 양아치 차에게 배가 터지도록 빵을 먹였어야 하는데 당황해서 핸들만 꼭 부여잡고 있었다. 그 차는 그렇게 좌회전한 뒤에 비깜도 안 키고 유유자적 운전해가더라. 진심으로 신고하고 싶었지만 나도 초보이고 실수도 많이 하고 사니깐, 그냥 이런 경우가 있다고 기록(캡처하고 이미지까지 편집해서 올렸지만 쫌스러운 거 같아서 삭제)만 남기기로. 오늘은 양아치의 날인가. 도로에 양아치 차가 너무 많아. 초보도 아닌 사람들이 왜 그러냐. 운전 잘하고 매너있는 운전자들은 너무 자연스럽게 도로 상황에 녹아들어 티가 안 나고 꼭 이런 양카들만 눈에 들어오니 나쁜 버릇을 배울 것 같다.

 

4월 14일 화 (67)

내일은 쉴 거니까(난 사전투표 함) 오늘은 나가야해! 이러면서 나왔다. 어제 갔다온 S쇼핑센터이지만 가는 길 오는 길은 다르게 가기로 했다. 다 와가서 우회전을 해야하는데 여기는 워낙 차가 없고 속도는 빠른 곳이라 난 항상 엄청 미리 끝차로로 빠진다. 그런데 공사를 하네. 다시 2차로로 돌아왔는데 조금 무리하게 들어왔다. 그러고 좀 가다가 다시 끝차로로 빠졌는데 이번에는 앞에 사고가 났네. 또 2차로로 돌아왔는데 아까보다 무리하게 들어왔다. 사고현상 비켜가고 다시 끝차로로 빠져서 우회전하고 S쇼핑센터 간판 보고 집으로 돌아오려고 했다. 유턴해서 왔던 길로 되돌아가려고 했는데 유턴 차로 찾는 타이밍이 안 맞아서 역시나 그냥 자주 가는 다른 길로 돌아가기로 했다. 2차로에서 붕붕 가는데 앞차들이 샥 옆 차로로 비켜가는 거다. 사실 이것도 블박영상 보고 알게 된 거고 비켜가는 줄도 몰랐다. 난 원래 시야가 좁은 데다가 운전할 때는 긴장하니 정말 한치 앞만 보인다. 거기에 워낙 조금이라도 일찍 가려고 이리저리 차로 바꾸는 차들을 많이 봐서 이번에도 벌로 본 것도 있다. 앞차들 비키고 나타난 티볼리가 멈춰있길래 나도 멈췄다. 그 앞앞에 언뜻 택시가 가로로 서 있는 것 같았는데 택시야 워낙 비상식이 많아서, 택시가 도로 위에서 스핀을 하고 있어도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이번에도 벌로 봤다. 신호는 파란색인데 왜 안 가지? 이러고 있는데 티볼리의 엉덩이에 써있는 S화재 A니카... 아... 사고 났구나. 뒤늦게 깨달았다. 햇빛이 밝아서 안 보였는데 비깜도 켜고 있었다. 티볼리에서 보험사 직원이 내리며 날 힐끗 봤다. 내 뒷차들은 다 피해가고... 나만 오도카니. 나도 빠져나와서 3차로로 가야하는데 아무도 양보해주지 않았다. 그래도 깜빡이 켜고 한참 기다리다가 살짝 비었길래 들어갔는데 그 사이에 내 뒤 2차로에서 오던 차가 먼저 차선 변경해서 들어온 상태였다. 내 차체가 오른쪽으로 비틀어져 있어서 뒷차의 움직임이 잘 안 보였다. 결국 내가 무리하게 머리를 들이민 꼴이 된 거다. 어떻게 겨우 빠져나오기는 했는데 뒷차에게 비깜으로 미안하다고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이미 비깜 켤 타이밍은 놓친 것 같아서 말았다. 오는 길에 사고를 두 건이나 목격하니 왠지 마음이 불안해졌다. 그뒤로는 나름 살살 운전하며 왔는데 어느 교차로에서 신호대기중에 파란불이 되었건만 앞차가 안 가는 거다. 무슨 일이 있나 난 고개만 이리저리 빼며 쳐다보는데 뒷차들이 빵-빵-! 아마 앞차가 딴짓을 했나보다. 난 차마 빵을 못 날리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건만. 오늘의 교훈. 넓게 멀리 보자. 어제 두개 차로 동시 변경한 차를 뒤늦게 발견했을 때도 그랬지만 시야가 아직도 너무 좁다. 오른쪽 상황은 특히나 잘 파악이 안 된다. 필요할 때 비깜과 클랙슨을 꼭 누르자.

 

4월 16일 목 (68)

사전투표를 했고 투표일은 차가 몰릴 것 같아서 어제는 운전을 쉬기로 했다. 그런데 원래 나가는 시간대에 티맵을 켜니, 오전엔 생각보다 차가 없어서 그냥 나갔어야 했나 후회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쉬기로 한 거 계속 집에서 뒹굴거렸다. 그런데 내일 비가 온다고 해서 내일도 쉴 예정;; 금토일을 쉬게 되니 오늘 그나마 먼길인 S쇼핑센터를 갔다오고 월요일에 주유할까 하다가, 월요일에 멀리 갔다 오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오늘 주유하기로 했다. 가는 길에 딜레마 존에서 그냥 건넜는데 건너는 순간 빨간불이 됐다. 마침 맞은편에서 유턴하는 차량이 있었다. 그 차량은 신호 바뀌자 마자 유턴을 했나보다. 내가 다가가니 빵을 날렸지만 일단 멈춰줘서 직진인 내가 먼저 갈 수 있었다.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으니 되도록 주황불에서는 건너면 안되는데 건너버린 게 실수였다. 문제 생기면 신호위반으로 내가 불리하므로 주황불에서는 되도록 서는 버릇을 들여야겠다. 하지만 그뒤로도 오늘따라 딜레마존이 계속 걸렸는데 주황불에서 다 건너버리고 말았다. 세개의 차로가 동시에 우회전하는 구간도 지나갔다. 왼쪽 버스전용차로에 버스가 없어서 1차로에서 넓게 돌아도 되기는 했지만 이번엔 오른쪽 사이드미러와 조수석 쪽 창으로 2차로의 차를 보면서 좁게 돌아보기로 했다. 회전구간에서는 만족스럽게 좁게 돌았다. 하지만 회전하고 진입하는 곳에서 재빨리 핸들을 좀 더 풀고 들어갔어야 하는데 타이밍이 약간 늦었다. 옆차가 좁게 돌아서 다행이었다. 원래 주유소 가는 길과 정비소 가는 길은 정말 갈 일이 있을 때나 가서 3주나 1달에 한번 정도만 갔다왔다. 하지만 요즘은 전날과 다른 코스로 가기로 결심한 뒤 내가 갈 수 있는 몇개 안 되는 코스들을 돌아가며 연습하다 보니 주유소 가는 길도 자주 가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좀 더 편한 마음으로 갔다 올 수 있었다. 20리터 주유하자 유가가 떨어져서인지 원래는 3만원 즈음이었는데 2만 5천원 정도 나왔다. 내일 비가 요란하게 온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차는 지하주차장에 주차해뒀다.

 

4월 20일 월 (69)

금요일에는 비가 온다길래 운전을 쉬고 오프인 언니랑 놀았다. 그렇게 3일만에 운전을 나갔다. 월요일은 그나마 내 기준으로 멀리 나갔다 오려고 하니까 S쇼핑센터로 갔다. 무난하게 잘 갔다왔다. 오는 길에 커브가 (역시나 내 기준) 제법 있는 곳이 있는데, 거기가 또 60km/h 제한인 곳이다. (이걸로 알 수 있듯이 그렇게 급커브가 아님) 거기에서 항상 50km/h 이하로 낑낑거리면서 달렸는데 오늘은 나름 속도를 냈다. 그래서인지 차선을 밟고 다닌 것도 같고. 여튼 이곳에서 옆, 뒤에 있는 차들은 항상 나를 놔두고 날아가버리기 때문에 커브길 끝나고 신호대기하려고 멈춰서 룸미러를 보면 내 뒤에 아무도 없다는 마음 편한 상태가 된다. 이번에 속도냈는데도 여전하네. 다들 속도가 얼마인 거냐. 그 구간 지나서 약간 내리막길을 탄력받아서 내려가는데 주황불로 바뀌길래 브레이크를 밟았다. 티맵에 급감속으로 걸릴 줄 알았건만 집에 와서 보니 아니더라. 드디어 염원하던 운전점수 60점을 받았고, 혼운은 1000km 이상 했다고 뱃지 받았다. 흑흑. 남들은 초보라도 한두달에 몇천 km 달린다는데 난... 약 5개월만에 1,000km... 남들과 비교하지 말자면서 초조해진다.

 

4월 21일 화 (70)

오늘은(/도) 의욕이 없었다. 오랜만에 G역에 갔다왔다. 갈 때는 이렇게 차가 없다니! 올 때는 이렇게 차가 많다니! 이랬다. 와이퍼를 갈아야 하나. 앞 유리창에 먼지 같은 게 점점이 있는데 와이퍼로 닦아도 안 없어지고 유리 안 쪽에 묻었나 싶어서 안에서 닦아도 안 없어진다. 1월에 교체했는데. 뒤 타이어 두짝도 갈아야 할 것 같다. 한쪽은 주름이 많이 갔다. 6월 되기 전에 갈아야겠다. 원래 언니가 다니던 정비소에서 갈려고 했는데 2월에 운전석 타이어 한짝 교체(선택의 여지 없이 강제로 넥센ㅠㅠ.... 165 60 14R. 95,000) + 휠얼라인먼트(50,000) = 145,000원 나온 거에 충격받아서...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타이어 가게(은행 아님)에 가서 교체해보려고 한다. 장착비는 따로 없다고 한 것 같고, 두짝에 15만원(한국) 정도 나오더라. 내 차는 휠얼라인먼트도 앞쪽만 잡을 수 있다고 하니 추가 비용은 없겠지. 차가 또 돈달라고 우는구나. / 내일은 스캐너 고치러 서비스센터를 방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운전 연습은 안 할지도.

 

4월 23일 목 (71)

어제 스캐너를 수리하러 버스 타고 갔는데(주차할 곳이 도저히 안 보이는 건물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를 거꾸로 타서 한참 헤매다가 집에 왔다. 난 버스를 거꾸로 타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워낙 길눈이 어두워서 눈 앞에 버스 정류장이 보이고 거기에 내가 탈 버스 번호가 있으면 방향을 고려하지 않고 타버리는 거다. 스캐너는 10~20만원 정도의 수리비를 예상해야 한다고 하더라. 일단 맡기고 왔다. 사는 것보단 저렴하니까. 남는 시간동안 책 자르고 스캔하고 수정하고 자른 책 분쇄하고 이러려고 했는데. 언제 연락오려나. 연락이 늦게 올수록 크게 고장난 거라는 의미일 거다. 그렇게 어제는 운전을 쉬고 (오후에 나가도 됐을 텐데 당연히 안 나갔다) 오늘은 자동차검사소 가는 길로. 여기는 삼거리에서 두개의 차로가 눈치보면서 우회전해야하는데 이게 개인적으로 난이도가 좀 있다고 생각해서 긴장하며 가는 곳이다. 또한 고가에서 내려오는 도로가 곧장 지하도로로 연결되어 있는데 내려오며 지하도로로 가는 차량, 밖으로 빠지는 차량, 옆에서 지하도로로 가야해서 차로변경하는 차량이 만나서, 차량이 많을 경우 어지러울 수 있는 곳이다. 난 옆에서 지하도로로 끼어들어야 하는 차량에 해당하는데, 고가에서 내려오는 차량이 도로의 높이 차이로 미리는 안 보이고 차로 변경해야하는 직전에야 보이기 때문에 항상 긴장으로 심장이 두근거린다. 여튼 문제없이 갔다왔다. 왔던 길로 되돌아오려면 유턴을 두번해야하는데 두번째 유턴에서 좌회전 신호 받고 유턴하다가 속도를 못 늦춰서 차가 미끄러지면서 쏠리는 느낌이 났다. 크게 위험하지는 않았다. / 어제 눈이랑 비가 찔끔 왔다고 하더니 과연 내 차는 얼룩덜룩해져 있었다. 나갈 땐 그냥 나가고 돌아와서는 유리창만 알콜 들어간 물티슈로 얼룩 닦아내고 유리닦는 수건으로 닦아냈다. 그래도 꼬질꼬질해서 내일 자동세차할까 생각중이다. / 새벽에 G시에서 일하게 되는 꿈을 꿨다. 잠시 깨어서 지도앱 검색하니 편도 50km 안팎이라 괴로워하다가 다시 잠들었다.

 

4월 24일 금 (72)

오늘 세차를 하려고 주유소에 들렀는데, 두둥. 세차기 앞에 세워진 꼬깔콘. 고장 났나보다. 돌발사태에 약한 나! 그대로 S쇼핑센터만 갔다왔다. 주유소라고 다 세차장이 있는 건 아니라서 달리는 중 짬을 내서 세차장 찾아볼 내공은 없고 해서, 주변에 있는 세차장 찾아보고 나중에 하기로. / 오늘은 버스의 날이었다. 난 버스가 오른쪽 옆에서 긴 몸체를 쓰윽 밀고 들어오려고 하면 1. 버스가 급하게 몸체를 틀지 않고 2. 나와 버스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으면 일단 난 통과~ 이러면서 쏘옥 지나친다. 내 차가 작기도 하고 내가 많이 왼쪽에 붙어다니므로. 그런데 왼쪽에서 버스가 밀고 들어오면 운전석 쪽이기 때문에 위기감이 크게 느껴져서 되도록 멈춰서 버스 보내고 간다. 오늘은 오른쪽에서 밀고 들어오는 버스들이 많았다. 1차로에서 내가 달리고 있는데 2차로로 쓰윽 들어온 버스가 그대로 1차로까지 밀고 들어왔다. 버스 옆구리를 칠 것 같아서 멈췄는데, 빵을 또 못 날렸다. 뒤에 차가 엄청 멀찍이 떨어져서 오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세개의 차로가 동시에 우회전하는 이곳. 난 1차로. 버스전용차로에 버스가 두대나 연달아 섰다. 이번엔 반드시 좁게 좁게 돌아야 한다! 이러면서 좁게 돌았다. 다만 이렇게 왼쪽 버스를 의식해서 좁게 돌면 진입해야할 도로의 2차로로 자연스럽게 차 머리가 들이가므로, 돌다가 진입 직전에 살짝 핸들을 풀어야 한다. 이 회전구간이 길이가 좀 된다면 여유롭게 핸들을 풀 텐데 거리도 짧은 편이라... 하아... 여튼 버스전용차로 침범 안 하고 회전했다. / 집에 다 와서는 비보호좌회전을 하는데 오늘따라 드물게 앞에 차들이 밀려서 주황불에 진입했다. 여기가 삼거리인데 좁은 거리라서 곧장 빨간불이 됐다. 다행히 차들이 적은 곳이라 진입했으니 회전해야지 하는데 뒤에 있던 스타렉스(내 기준 양카)가 다음 신호까지 기다리기 싫었나보다. 2차로 나가서는 나랑 나란히 회전한 뒤 휙 나타나서는 내 앞을 막았다... 역시나 빵을 날렸어야 하는데.

 

4월 27일 월 (73)

주유하러 다니는 곳은 기름은 싼데 세차기가 없다. 찾아보니 그 주유소 바로 옆 블록에 있는 주유소에 세차기가 있더라. 그곳으로 가기로 하고 좌회전 차로에 섰다. 그런데 신호대기중에 고개만 오른쪽으로 돌리면 원래 세차하러 다니는 주유소가 보인다. 이럴수가. 세차기를 운영하는 거다. 다시 핸들 돌려서 가기에는 그곳은 삼거리로 그쪽 방향 직진은 진행에 방해받을 차량이 전혀 없이 항상 파란불인 곳이라 차들이 신나게 달린다. 거기에서 타이밍 노려서 핸들 꺾어서 주유소에 가기에는 내 담이 작아서 그냥 원래 가기로 예정했던 곳으로 갔다. 도착하니 세차기 앞에 차들이 줄을 서 있었다. 한참 기다려서 세차기 안에 들어갔다. 가운데로 들어가라고 하는데 내가 잘 못하니 왼쪽으로 조금만, 오른쪽으로 좀 더, 이러면서 코치해주셨다. 답답했을 듯. 비용은 주유 안하면 5천원으로 원래 다니던 곳과 같았다. 물 뿌리고 솔 돌아가고 비슷한데 마지막에 바람 조금 불어주더니 부직포 솔로 물기를 닦아주더라. 원래 다니던 곳은 바람으로만 물기 제거해줬는데. 부직포 솔이 스크래치가 많이 난다고 알고 있었지만 이미 세차기 안에 들어온 몸, 어쩔 수 없었다. 남은 물기 제거는 셀프였지만 세차기 밖으로 나오니 차를 주차해둘 공간이 없어보여서 그냥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물기 닦아주려고 했지만, 오는 길에 강한 햇빛에 다 말라버렸다. 에어컨을 켜고 싶을 정도로 더웠다. 이제 정말 많이 따뜻하다못해 덥구나. 유리 쪽은 썬바이저 안에 고여 있던 물방울이 굴러떨어지다가 말라서 물자국이 남았다. 봄이라 꽃가루가 많이 날린다고 하니 기껏 세차한 차를 지하에 주차해두고 일요일에 사온 유리세정제로 유리만 닦아줬다. 오래 기다려야 하고, 부직포 솔인 데다가(기분 탓인지 오늘따라 스크래치가 더 많이 눈에 띄었다), 남은 물기 닦을 공간도 없으니 다음에는 그 주유소엔 안 갈 거 같다. 그런데 왜 그렇게 다른 차들은 줄을 서서 세차를 하는지 궁금했다. 주유하면 많이 저렴한가?

 

4월 28일 화 (74)

사악한 티맵은 오늘 내가 급감속을 했다며 깨알 같이 모았던 2점을 빼앗가고 말았다... / 오전에 지하주차장에서 출발하는데 차 계기판 쪽에서 띠링 띠링 띠링 띠링하면서 큰 경고금이 계속 났다. 정지하면 멈추고 달리면 나고... 계기판에 딱히 못 보던 경고등은 안 뜨는데, 뭐지?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익숙해서 알아차리지 못했던 사이드브레이크 표시등이 있었던 거 같다. 그걸 보고 행동한 건 아닌데, 혹시나 싶어서 이미 내린 사이드브레이크를 다시 슬쩍 올렸다가 아래로 내려주니 경고음이 안 나더라. 뭐였지. / 이제 슬슬 S쇼핑센터에 들어가서 주차를 해봐야하지 않을까? 언니도 그렇게 말했고 나도 좁은 곳에서 저속으로 이동할 때 차를 주체못한다는 걸 느꼈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 주차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오늘도 그냥 간판만 보고 왔다. 갈 때는 신호위반 및 과속 단속카메라가 없는 길로 쭉쭉 갔다. 돌아올 때도 그 길로 오고 싶었지만, 좀처럼 유턴 차로 찾아들어가는 타이밍을 못 찾겠다, 진짜. 그래서 신호위반 및 과속 단속카메라가 지뢰처럼 깔린 도로로 돌아왔다. 꼭 정신차리고 운전하자고 다짐했지만 찝찝한 상황을 만나고 말았으니. 사거리였는데 신호등 위에는 카메라가 붙어있는 곳이다. 내가 신호위반 걸린 거 같다고 걱정하는 곳은 항상 이곳이다. 어찌된 일인지 맨날 함정에 빠진다. 오늘 앞차로가 꽉 막혔길래 정지선 안에 서 있다가 앞이 조금 뚫리기길래 진행했는데 찰나의 순간에 주황불이 되었고, 여긴 주황불 켜지는 시간이 정말 짧다, 옆차로에 있던 차가 내 앞을 쑥 막으며 새치기하는 바람에 난 사거리 진입하다가 멈춰야했다. 그 사이에서 재빠르게 빨간불이 되었고 감지선 파묻힌 곳을 이미 지나온 거 같기는 한데, 여튼 빨간불일 때 사거리를 지난 게 되어버렸다. 앞차 진짜... 내 앞까지 막아가며 진행하더니 거기 조금 막힌다고 또 재빠르게 옆차로로 다시 가서 그나마 내가 차체 하나 거리만큼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되기는 했지만. 그 차만 아니었어도 난 문제없이 사거리 지나갈 수 있었는데, 짜증난다. 안 찍힌 거 같기는 한데 이렇게 찝찝한 순간이 한번 있으면 그뒤 2주간은 신경쓰인다. / 요즘 진짜 덥다. 차안에서 신호기다리는 중에 얼굴이 익어버릴 것 같다. 아직 이 계절 들어서 에어컨을 안 틀어봤고 외기로 해놓은 적도 없는데 필터에 꽃가루 많이 낀다고 해서 에어컨 켜기도 두렵다. 햇빛도 뜨거우니 지하에 또 주차해둘까 하다가 원래 주차하던 실외주차장에 주차해놨다. 우리 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너무 어두워서 기분이 나쁘다. 차 상태도 살피기 힘들다. 그래서 땡볕 아래에 주차해놓고 여기 저기 살펴봤다. 내일 가보면 꽃가루 잔뜩 뒤집어쓰고 있겠구나. 이 시기의 세차는 의미가 없다고 하더라. 허허허허. / 스캐너 수리 맡긴 건, 어제 연락이 와서는 테스트해봐야하는데 컴퓨터랑 유선 연결이 안 된다고 하더라. 이전까지 유선 연결해서 썼는데 뭔 소리? 다시 확인해본다며 끊었는데 언제 연락 올 지 모르겠다. 뭐를 어떻게 고치고 있는 거냐.

 

4월 29일 수 (75)

오늘은 자동차검사소에 다녀왔다. 너무 더워서 에어컨 소심하게 켰다가 차가 안 나갈까봐 금방 껐다. 차가 안 나갈 일을 걱정할 정도로 빨리 달리지는 않지만. 붕붕 가다가 지하도로로 내려 가야하는데 바로 앞에 고가에서 내려와 지하도로로 가려는 차량과 빠져나가려는 차량, 옆에서 지하도로로 들어가려는 차량이 뒤엉켜 있었다. 일단 난 끼어들어야 하니까 진입할 차로로 차를 붙이고 슬슬 가는데 뒷차가 느리길래 끼어들었다. 하지만 그 차는 비켜줄 마음이 없었나보다. 내 차가 작고 맞은편 도로에서 오는 차가 없으니 중앙선 넘어서 나랑 한 차로를 나란히 달리더라. 내가 끼어든 차량이니 일단 속도 늦췄고, 그 차는 결국 내 앞으로 갔다. 그렇게 양보하기가 싫을까. 나도 그런가 생각해봤다. 운전시 상대 운전자에게 이입해보는 건 다른 어떤 상황에서의 이입보다 힘들다. 때로는 불가능하기도 하다. 오가는 길은 무난하게 운전했다. 다만 앞유리창에 매우 작은 알갱이 무수히 붙어 있는 게 요즘 너무 거슬리는데 이게 뭔지 모르겠다. 원래 있었던 건데 요즘 내 눈에 띄는 건지, 최근에 심해진 건지 모르겠다. 워셔액 뿌리고 와이퍼로 닦아봐도 안 닦인다. 언니는 와이퍼가 노후되어서 그런 거라고 교체하라고 하던데, 나는 잘 모르겠다. 내일은 공휴일이므로 운전을 쉴 거기 때문에 차를 지하에 주차해두고는 차량용 유리세정제를 앞유리에 뿌리고 극세사 수건으로 닦아보았다. 딱히 차이가 없는 것 같더라. 앞유리 상처나면 어쩌나 싶었지만, 언니 밑에 있을 때 자동세차만 했던 녀석이라 이미 스크래치 잔뜩. 뭐, 나도 손세차 한번밖에 안 시켜줬구나. 언니가 셀프세차를 한다면 나도 따라가서 배우고, 여유되면 간혹 손세차도 해보고 싶은데 언니는 정말 정말 싫어한다.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거 같더라. 오늘로 4월의 운전은 끝! / 오늘은 블박 메모리를 안 뽑아왔기에 영상 백업을 안 하려고 했다. 특별히 문제있던 부분이 없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매일 운전영상을 백업하는 게 버릇이 들어서 백업을 안하면 궁금해지는 거다. 결국 다시 메모리를 뽑아와서 백업을 했는데... 삼거리에서 두개의 차선이 눈치봐서 우회전하는 구간이었다. 거기에는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가 있었다. 난 당시 왼쪽에서 오는 차량만 보느라고 몰랐는데, 차가 안 오길래 슬금슬금 진행해서 우회전했건만, 내가 지난 바로 다음 자전거 탄 남자가 지나가더라. 그래서 내 바로 뒤의 차는 그 자전거 때문에 정지했다가 우회전했다. 당황스러운 건 난 전혀 자전거 탄 사람을 못 봤다는 거다. 워낙 시야가 좁기는 해서 못 본 것도 있지만...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가면 안 되나. 자전거 탄 사람은 잘 안 보이는 데다가 걷는 것보다 속도가 빨라서 정말 대처하기 힘들다. 무단횡단자도 그렇고 자전거나 오토바이 운전자도 그렇고... 정말 무서운 존재들이다. 뚜벅이일 때는 몰랐는데 차량을 운전한다는 것만으로 기본적으로 가해자 입장이 된다는 걸 알고서는 불합리함을 느끼고 있다. / 운전하면서 작은 소리로라도 음악을 들어보고 싶다. 탭에는 언니의 데이터 유심을 쓰고 있기 때문에 스트리밍 음악앱은 사용 못하니 가지고 있는 음악파일을 네비용 탭에 옮겨두기는 했다. 과연 플레이할 수 있을까. 슬슬 혼자서 고속화도로를 운전해봐야하는데. 입맛도 돌고 다시 살찐 걸 보니 나태해진 거 같다. / 아침에 스캐너 수리맡긴 데에서 전화가 왔는데 일단 메인보드 문제로 보고 테스트해본다고 하는데 부품 수급에 시일이 걸리나보다. 그래도 문제있으면 메인보드 문제가 아니라 이미지센서? 문제일 테니 이미지센서 교체해본다고. 연휴라서 더 시간이 걸릴 거라고 나중에 다시 연락준다고 한다. 수리비는 정말 상상이상으로 많이 나올 거 같다.

 

 


 

4월 총계

 

주행거리 : 245.6km (1,098.6km)

주행시간 : 13시간 15분 (63시간 22분)

월별 운전점수 : 86점 (급감속 2회)

종합 운전점수 : 61점 (과속 1회, 급감속 15회)

*이번달로 혼운 누적주행거리가 1,000km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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