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월 (94)

이젠 정말 자동차전용도로에 가야하지 않을까? 추가로 또 연수를 해야하나 고민중이다. 일반도로의 경우 네비 말을 잘못 알아듣고 다른 길로 빠져도 금세 경로재탐색해서 가면 된다. 길은 다 이어져 있으니까. 그런데 자동차전용도로 같은 경우는 잘못 빠질 경우 진짜 수도권 투어를 하게 될 수도 있다... 그게 무섭다. 누군가 옆에 앉아서 '여기가 빠지는 길이다', '이 방향이다' 정도만 알려줘도 진짜 나갔을 텐데. 아무도 내 옆에 앉으려고 하지 않으니. 유일하게 태운 사람이 연수 강사들인데 강사가 옆에 앉아있어도 이젠 어색하더라. 차가 2인분 무게로 앞으로 더 안 나가는 것 같고, 답답하고. 여튼 이번달 중순 전에 결정을 낼 일이다. / 오늘은 (또) S쇼핑센터... 가는 길은 단속카메라 없는 코스. 우회전해서 합류해야하는데, 그쪽 직진 차들이 오고 있었다. 우회전해도 내 차로가 있기는 한데 1차로까지 들어가야 해서 끝차로로 들어가서 한숨 쉬었다가 왼쪽으로 차로변경하려고 했다. 그런데 내 한숨은 남들보다 긴가보다. 뒤에서 먼저 차로변경하고 앞지르는 일이 대부분이다. 이번에도 그러길래 먼저 보내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핸들이 흔들렸나보다. 왼쪽 차선을 밟은 상황이 되었고 차로변경하고 날 추월하려던 차는 빵빵빵거리면서 날 지나쳤다. / 한적 + 코너인 구간이 나와서 1차로로 가고 있었다. 왕복 4차로인 곳이다. 느릿한 2차로의 차. 내가 그 차를 추월해야 뒤차들이 달리기 쉬운 상황. 낑낑거리면서 겨우 추월했다. /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브레이크를 밟으려고 노력했다. 운전한 지 벌써 반년(!)이 되었지만 11월에 연수 강사가 브레이크가 늦다고 했던 그대로인 것 같아서 의식적으로 일찍 밟으려고 노력중이다. / 복통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다.

 

6월 2일 화 (95)

햇빛가리개는 너무 반짝거려서 안 그런 거로 다시 주문했다. 이렇게 짜잘하게 들어가는 돈이 무시 못한다. / 뜻하지 않게 일주일 일찍 행사 시작이었는데 오히려 초기에는 별로 안 아파서 진통제를 먹고 나갔다. 다만 문제는 안 아파도 주의력 부족의 기미가 있다는 거. 멍해지고, 느려진다. 난 원래 느릿한 인간이지만, 일주일 전부터~ 행사중에는 0.7배속이 된다. 날도 꾸물꾸물해서 가까운 데로 바퀴만 굴려준다는 생각으로 가장 쉬운 주유소 가는 길로 갔다왔다. 여기가 길이 쉬워서(쉽다고 하지만 직진 차로가 갑자기 직진 금지 & 좌회전으로 바뀌고 버스정류장이 연거푸 있으며 도로의 무법자 택시들도 많아서 초기엔 식겁했던 곳) M전문대를 경유해서 돌아오고는 했는데 오늘은 의욕없어서 원래 돌아오던 대로 유턴해서 왔다. 그런데 내가 유턴 차로에 가니 보행자신호였다. 아, 유턴해야지... 이러면서 하는데 하는 도중에 보행자신호가 끊어져서 직진 차들이 달려왔다. (다시 보니 우회전 차량들이었다. 보행자신호는 여전히 초록이었던 듯.) 그중 한대 정도는 나에게 빵을 한 것 같다. 그외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블박 영상 찾아보니, 죽은 신호등이 늘어선 곳에서 실수를 했더라. 죽은 신호등 사이에 살아있는 신호등이 있다. 난 멍하니 주황색 신호등 밑을 지났다고 생각하며 앞차와의 거리만 신경쓰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까 살아있는 신호등으로, 내가 건너기 한참 전에 붉은색으로 변했다. 생각없이 여유롭게 붉은색에서 건너버린 인간이 됐다. / 비가 조금씩 떨어져서 와이퍼를 켰다. int로 했는데도 빠른 거다. 그 간격을 조절할 수 있다고 해서 가장 느리게로 해놨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빨라서 이건가 저건가 마구 만져봤다. 하지만 해결은 되지 않았고 결국 빗방울이 많이 떨어지면 간혹 내가 수동으로 한번씩 와이퍼를 움직여줬다. 나중에 살펴보니 간격조절을 가장 느리게 해둔 게 맞았다. 그런데도 그 속도? 못마땅했다. / 오늘은 원래 야심차게 음악을 들으면서 운전하려고 했다. 어제 네비용 탭을 가져와서 피아노연주곡을 옮겨놨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정기결제 하고 있지만 데이터 때문에 사용 못 한다. 그런데 난 네비 소리를 잘 듣기 위해서 볼륨을 크게 해놨다. 잔잔한 피아노 연주곡이라도 소리가 크니까 정신 없더라. 결국 중간에 음악은 꺼버렸다. 후에 음악 재생 앱의 이퀄라이저 설정으로 들어가서 소리를 잔뜩 줄여놨는데, 내일 운전할 수 있다면 테스트해봐야겠다. (언니에게 말하니 네비 안내음과 미디어 음의 크기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 찾아보니 과연 있길래 미디어 음량은 잔뜩 낮춰놨다.)

 

6월 4일 목 (96)

어제는 몸이 안 좋아서 쉬었다. 오늘은 M구청 앞으로 가려고 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직진하지 않고 우회전했더라. 다니는 길이 대부분 우회전해서 가다보니 나도 모르게 자동으로 우회전을 해버린 거다. 이렇게 된 김에 그냥 오랜만에 G역을 찍고 왔다. S쇼핑센터와 가는 길이 대부분 겹치는데, S쇼핑센터는 그 길로 갔다가 한산한 길로 돌아올 수 있지만, G역은 그럴 수 없다. 왔던 곳을 되돌아와야 하는데, 그곳은 항상 엄청 막히고 단속 카메라는 절묘하다 못해 사악하기까지 한 포인트에 설치되어 있다. 돌아오는 길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오자 싶었다. 그런데 내가 이 길을 몇 주 만에 운전하다보니 조금 낯선 거다. 기민하게 반응 못해서 차간거리가 좀 벌어졌고, 차들이 끼어들었다. 그래도 나름 노력했다. / 신호대기 시간이 엄청 긴 사거리는 1차로가 세 개로 갈라진다. 먼저 좌회전 차로 두 개로 갈라졌다가 1차로가 된 차로가 다시 갈라지면서 유턴 차로와 좌회전 차로가 된다. 그런데 이 길이 낯선 차들은 저도 모르게 앞이 뚫린 유턴 차로로 빠지게 될 수 있다. 그러면 이제 방법은 둘뿐이다. 이대로 유턴해서 돌아가거나, 유턴 차로에서 삐져나와서 좌회전할 때 끼어드는 거. 내 뒤에 오던 택시가 앞이 뚫렸다고 신나서 유턴 차로로 가다가 금방 깨달았나보다. 내 옆에 붙어 서더니 앞 바퀴를 잔뜩 돌려 놓으면서 내 앞을 막으려고 하더라. 혈압이 조금 솟구치다가, 몰라서 진입했을 수 있고 저렇게까지 어필을 하니 괜히 안 비켜준다고 하다가 문제일으키지 말고 그냥 비켜주기로 했다. 좌회전 신호 들어와서 양보해줬는데 막상 고마워하지도 않으니 허탈함이... 마침 좌회전 신호가 끊기려고 해서 난 주황일 때 진입했고 내 뒤차까지 아슬하게 건너왔는데 그 뒤뒤 차에게 왠지 미안했다. / 네비용 탭은 언니의 유심이 꽂혀있다. 내가 요즘 잔잔한 음악 들으면서 운전해볼까 한다니까 언니가 스트리밍 음악 앱 사용해도 된다고 했다. 신나서 티맵에 벅ㅅ앱을 연결하고, 누구 앱도 설치했다. 그리고 오늘 운전하면서 '잔잔한 피아노 연주곡을 들려달라'고 해봤다. 아기용 자장가를 들려주더라. 그런데 그것도 왠지 집중 안 되는 것 같아서(이때가 직진해야 할 걸 우회전한 순간), 음악 꺼달라고 했다가 나중에 돌아올 때 신호대기가 길어지길래 다시 '잔잔한 피아노 연주곡'을 요청하니 같은 곡을 들려주더라. 음. 그리고 미디어 볼륨과 안내음 볼륨 다르게 설정했는데도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더 낮춰야하나. / 앞차 주유구가 열려서 덜렁덜렁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언니에게 보여주니, "(도로에) 많아..." 라고.

 

6월 5일 금 (97)

오늘은 정말 주유하러 주유소에 갔다왔다. 에어컨을 트니까 기름이 빨리 닳는다. 오가는 길에 아리아를 불러 이 음악 저 음악 틀어보게 시켰다. 잔잔한 팝송이 피아노 연주곡보다 덜 정신사납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말로 제어하니까 눈과 손이 덜 바빠서 좋았다. 그런데 아리아는 왜 나의 '첫번째' 발음을 못 알아듣는 거냐. 뭐가 문제인 거냐. 꼭 손으로 터치하라고 해서 짜증스럽다. / 주유소에 진입하기 전에 오른쪽에 자전거 탄 사람이 있었는데 못 봤다. 난 오른쪽을 잘 안 살피는 것 같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그곳에 무언가가 없을 상황이라도 눈으로 한번 확인을 해줘야 하는데 그걸 안 한다. 큰 문제이다. 여튼 자전거가 속도가 느려서 문제없이 주유소에 진입했다. 주유소에 가면 마음이 급해진다. 난 항상 20리터만 넣는데도 나보다 큰 차들이 나보다 먼저 주유를 마치고 뒤에서 내가 빠지길 기다리기 때문이다. 왜 그런지 모를 일이다. 내 단골(?) 주유소는 공간이 넓지 않은데, 주유기를 끼고 90도 회전해서 주유기 앞에 차를 대야 한다. 내가 너무 미리 꺾어서 주유기에 가깝게 붙었지만 수정하기엔 마음이 급해서 얼른 주유하고 가려고 시동을 껐다. 그런데 직원이 앞에 손님이 주유 다 했다고 나에게 앞에 있는 주유기 앞에 정차하라고 했다. 다시 시동 걸고 주유소 직원의 안내에 따라 이번엔 똑바르게 댔다. 차에서 내리니 직원이 뒤에 다른 손님이 들어오려고 해서 앞으로 오시라고 한 거고, 아까 상태에서는 문 못 연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아, 네... 비집고 열려면 열 수는 있었거든요....ㅠ.... 이전엔 그래도 주행보다 주차가 차라리 쉽지 않을까 잠시 생각한 적도 있는데, 그땐 내가 우리 아파트 단지 내에서 쫓기지 않고 주차하는 것만 알아서 그런 거였다. 주행뿐만 아니라 주차도 시간에 쫓겨서 해야 할 상황이 많다. 뒤에서 차가 기다리고 있는 압박감은 굉장한 거였다. 그래서 지하 주차장에서 기둥에 차 옆머리를 비벼대서 상처도 입혔지. 평소에도 누가 그렇게 기다리면 실수연발인데, 하물며 능숙하지 않은, 차를 다루는 일이라면... 자동세차하러 다른 주유소도 세번 가봤는데 직원들이 다들 세차기에 차를 대는 나의 운전실력에 한숨 쉬었다. 골목길은 진짜 못 갈 거 같다. / 반짝거리지 않는 햇빛가리개가 와서 설치해놓고 내렸다. 이전 것보다 얇은데 세배는 비쌌다. 캐릭터 그림 있다고 그런가보다.

 

6월 8일 월 (98)

월요일이니까 갈 수 있는 최대한 먼곳, S쇼핑센터에 다녀왔다. 가는 길도 오는 길도 단속 카메라 적은 길로 달렸다. 엄청 더웠다. 에어컨을 1단으로 틀고, 바람은 아래로만 향하게 했다. 목이 말라서 그렇게 트는데, 찬바람이 아래로만 가니까 공기순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햇볕은 여전히 따가우니 차 안은 점점 더워지기만 했다. 그래도 속도를 내야할 때나 언덕이 있거나 하면 에어컨을 꺼야했다. 오는 길에는 네비가 자꾸 다른 길을 알려줬다. 직좌에서 신호대기중에 좌회전해서 G터널 쪽 길로 가라는 거다. 원래는 직진해서 돌아오고는 했다. 잠시 고민했지만 G터널을 지나면 커브도 많고 어린이 및 노인보호구역이 잔뜩 깔린 길이라 가던 길로 가기로 하고 네비 말을 무시했다. 네비는 계속 유턴을 해서라도 돌아서 가라고 했다. 역시나 무시. 결국 네비가 포기하고 18분 정체가 예상된다고 하더니, 막히기는 엄청 막혔다. 차안은 덥고 밖은 막히고. 그래도 음악 들으니 덜 괴로웠다. 잔잔한 팝송을 들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 오는 길에 한 구간에서 속도내려고 에어컨 끄고 밟았는데 60km/h까지도 안 올라가서 당황했다. 오늘 차가 전반적으로 잘 안 나갔다. 안 그래도 작년 10월에 엔진오일 교체해서 지금 8개월째인데 어째야 하나 고민중이서인지 차가 조금만 미심쩍어도 불안해진다. 그동안 주행거리 2000km도 안 되는데, 정비소에서는 주행거리 짧으면 1년에 한번은 갈아주라고 하고, 카페에서는 6개월에 한번은 갈아야한다고 하니, 고민된다. 9월에 갈아도 되겠지...? / 두개의 차로가 좌회전하는 구간이 있다. 항상 1차로에서 좌회전하는데 엄청 좁게 돈다. 2차로 차들이 넓게 돌아주길 바라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2차로에 있던 포터는 정말 너무 했다. 거의 내 앞을 막으면서 돌았다. 당황해서 속도 늦추고 더 더 좁게 돌았는데 내가 경차라서 비좁게 피할 수 있었다고 본다. 깜짝 놀라서 신발을 찾아댔다. 클랙슨 눌렀어야 하는데...!! 왜 누르지를 못하니. 두고 보자. / 내 친구들은 면허를 언제 따든 상관없이 실 주행은 다 뒤늦게 시작했는데 두명은 이번에 1년이 된다. 둘 다 나보단 활동적이고 모험심이 있어서 어디든 잘 다니는 듯. 운전이 능숙해지는 정도가 다른 건, 그 사람의 성향 탓이 정말 큰 것 같다. 난 문 열고 밖에 나가면 곧장 집에 다시 들어오고 싶어진다. 운전도 겨우 시동걸면 얼른 끄고 싶어진다. 새로운 곳에 별로 가고 싶지도 않다. 시도하려다가 망설이고 결국 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 모양이다. 식구들은 포기(라기보다는 이제 너 알아서 해라 분위기)했고 친구들은 그냥 일단 나가봐! 라고 응원해주지만, 발을 떼기 힘들다. 처음 혼운 시작을 어떻게 했는지가 신기할 정도이다. 아마 그 때 연수강사가 혼자 나가보기 숙제(원래 누가 됐든-선생 말은 잘 듣는 편)를 내주기도 했고, 연수 및 차에 쓴 돈이 아까워서 내 안의 온갖 의지를 바닥까지 닥닥 끌어모아 나간 것 같다.

 

6월 9일 화 (99)

M구청 갔다왔다. 주차장에서 빠져나가려는데, 좁은 출구에 이삿짐 차량이 정차해있었다. 내려서 빼달라고 해야하나 땀흘리고 있는데 이삿짐 차량이 알아서 차를 빼주더라. 재빨리 빠져나왔다. 차 안은 어제보다 더 더웠다. 새벽에 돌아다닐 수도 없고, 한여름에는 어떻게 할지 난감하다. 에어컨 1단으로는 부족했다. 일단 2단 틀고 좀 시원해지면 1단으로 내리고, 속도 낼 일 있으면 미리미리 에어컨을 끄는 방법이 좋은 것 같다. 오가는 길에 딱히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내가 꼼꼼하게 체크해서 방어한 게 아니라 운이 좋았을 뿐인 상황이 몇번 있었음을 안다. / 유턴해서 돌아 와야하는데, 마침 유턴 신호가 들어와 있었다. 하지만 직진 차로에서 유턴 차로로 들어가기에는 옆에 안전지대가 있어서 망설여졌다. 뒤에서 오는 차들은 다 쌩쌩 달려서 안전지대 밟고 유턴해서 사라졌다. 난 급한 것도 아니니까 결국 신호 바뀌어서 직진 차로에 차들이 빠진 뒤에 유턴 차로로 들어갔다. / 돌아오는 길에, 분명 원래 주차해놓는 곳에 가면 또 이삿짐 차량이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 5월에 차 긁힌 뒤로는 한번도 안 내려갔던 주차장. 여긴 진짜 좁긴 좁다. 어둡기까지. 주차를 했지만 기둥에 바싹 붙이지는 못하고 주차선 안 딱 중앙에 주차가 됐다. 수정할까 하다가 또 기둥에 긁힐까봐 그냥 시동끄고 내렸다. 경차니까 그렇게 자리차지 많이 하지는 않겠지.

 

6월 10일 수 (100)

오늘은 기념할 만한 혼운 100회의 날이었다. 그래서 H대 삼거리를 가볼까... 하다가 역시나 그냥 S쇼핑센터 다녀왔다. ㅠ 누가 강제를 해야 멀리 나가려나. 지하에 주차해놨다가 차를 끌고 나오니 덜 더워서 좋았다. 오늘은 저녁에 비가 온다고 하더니 볕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서 어제보다는 조오금 덜 더웠지만 공기가 습했다. 오가는 길에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주황색일 때 건너는 일이 많았다. 주황색일 때 건너지 말자고 다짐했으면서 그게 마음대로 안 된다. 가다가 신호가 바뀌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엑셀을 밟아서 통과해버리니... 한번은 사거리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서 가는데 앞에 탑차에 가려져서 건너는 순간 주황불이 된 걸 뒤늦게 봤다. 어쩌나 하다가 서는 게 더 문제일 것 같아서 그냥 건너버렸다. 그래도 급감속하는 버릇은 조금 고친 거 같다. 원래 난 내가 너무 일찍 속도를 줄이면 뒤에서 욕할까봐 걱정했는데, 이제는 그냥 신경 안 쓰고 일찌감치 브레이크를 밟는다. 내가 뒤차 심기까지 고려하면서 운전할 급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음악들으면서 운전하는 건 익숙한 길에서만 가능할 것 같다. 익숙한 길만 다니지만, 갈 때는 못 듣고 목표 장소 찍고 올 때만 겨우 듣는다.

 

6월 11일 목 (101)

나도 이제 어디 다녀왔다고 말하기가 민망하다. 그래도 끈질기게 나돌아다니는 것이 어디인가. 주유소 가는 길 갔다왔다. 돌아올 땐 물론 M전문대 경유했다. 어제 저녁부터 비가 내렸는데, 차를 타러가니 싹 다 말라있었다. 그래도 평소보단 차가 덜 뜨거웠다. 오가는 길에 문제 없었다. 다만 평소 몇번이나 갔던 곳인데, 거기가 어린이보호구역이다. 과속단속 50km/h이고 표지판도 그렇게 붙어있는데 네비가 갑자기 평소와 다르게 30km/h 이하로 다니라며 난동(?)을 피워댔다. 당황했지만 일단 속도 늦춰서 달리니, 온갖 차들이 다 추월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그간 짧은 거리나마 돌아다니면서 어린이보호구역이 상당히 많다는 걸 깨달았다. 우회해서 가는 것도 한계가 있더라. 오는 길에 사거리에서는 내가 앞차와 차간거리 띄웠다고 뒷차 포터가 내 뒤에서 바로 내 앞으로 오더라. 얄밉다. 날 ㄸ으로 보고 피한 건가. 창문 열고 손내밀면서 담배피고 재털고. 으으. 할말하않. / 어제 밤늦게까지 차량용 햇빛가리개를 검색했다. 앞유리에 구비구비 펼쳐서 설치하는 걸 구매한 건, 고무흡반(큐방은 일본어더라)으로 앞유리에 블라인드를 붙여놓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무게가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부피가 절대 작지 않아보였다. 고무흡반이 잘 떨어진다는 말도 있고 해서. 그런데 검색하다가 블라인드처럼 항상 붙여놓고 당겨서 가리는 유형인데, 역시나 무게는 잘 모르겠지만, 부피는 상당히 작은 새로운 타입의 햇빛가리개를 발견했다. 이번에 또 사면 햇빛가리개만 세개째 사는 거라서 식구들에게 무슨 말을 들을지 모르겠다. 일단 앞유리는 그렇다 치고, 옆으로 들어오는 햇빛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옆유리 용으로 주차할 때만 붙여놓는 걸 살까 고민중이다. 

 

6월 12일 금 (102)

1월 말에 한번 다녀오고 진이 다 빠졌던 H대 삼거리를 다녀왔다. 삼거리에서 유턴해서 돌아오면 되지만, 1월 말에 갔을 때는 유턴 차로를 지나쳐버려서 예상치 못한 길로 돌아왔는데, 돌발상황에 몹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총 25km 정도의 길을 운전하고서 그날 체력 부족에 심약한 나는 집에 도착해서는 널부러져버렸다. 오늘도 그대로 다녀왔다. 유턴해서 돌아오는 길은 쭉 직진이긴 한데, 중간중간 신호등도 많고 역시나 사악한 포인트에 단속카메라가 있는 데다가 큰 화물트럭도 다니는 곳이다. 굳이 그런 길로 돌아갈 필요는 없지. 그래서 E쇼핑센터를 지나쳐 가는 코스로 돌아왔다. 중간에 속도제한 70km/h인 구간이 있다. 처음 갔을 때처럼 벌벌거리지 않고 속도를 내려고 했지만, 내 차는 60km/h대로 올리는 건 금방인데 70km/h 이상으로 속도를 올리는 게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70km/h인 구간이 짧았기에 막상 70km/h으로 달리지도 못했다. 낯선 길 가니까 내 나쁜 버릇이 다시 나왔다. 속도를 낸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혔는지 우회전할 때 충분히 속도를 줄이지 못해서 몸이 많이 쏠렸다. 그 흥분(?) 상태가 지속됐는지 익숙한 길에서도 막히는 상황에서 아주 약간이지만 팍 서는 경우가 있어서 뒤차가 예민한 사람이었다면 피곤했을 것 같다. / 1, 2차로 좌회전하는데 난 1차로에서 좌회전 중이었다. 그런데 2차로 뒤에서 차가 붕붕 달려오더니 내가 핸들 꺾고 나가는 상황에서 내 앞을 가로막으면서(블박 영상 확인 결과 옆에서 안 보였기 때문에 뒤에서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보니까 편도 4차로인 도로에서 4차로에 있다가 한순간에 두개의 차로변경하면서 내 앞을 가로막은 거였다. 더 빌런인데?) 좁게 돌아 1차로로 진입한 뒤에 조금 가다가 황색복선에서 유턴해서 사라졌다. ㅁㅊㄴ 소리가 절로 나왔다. / 앞에 가던 택시가 좌회전 차로로 빠졌다. 하지만 선을 물고 있길래 난 직진이니 살짝 피해서 가야지, 했는데 택시가 '여기가 아닌가벼' 느낌으로 갑자기 다시 직진 차로로 들어왔다. 난 당황해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어서 그 택시를 앞질렀다. 오른쪽으로 꺾기 전 그 순간 오른쪽 차로를 보기는 했다. 다행히 차가 한대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차가 있었어도 멈출 수 없었을 것 같다. 그런데 누군가가 클랙슨을 눌렀다. 택시가 눌렀다면 진짜 양심이 있냐고 묻고 싶다... 내가 눌렀어야 했는데... 크윽. 진짜 두고보자. 꼭 누를 거야. 이 상황을 다시 블박영상으로 봤는데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았으니 내가 브레이크 밟는 게 확실히 안전했을 것 같다. / 이전엔 가봤던 길 익힐 겸, 내 주행을 되돌아볼 요량으로 블박 영상 백업해뒀는데, 오늘부터 문제 상황은 폴더 만들어서 따로 모아두기로 했다. / 자동차세 냈다. 경차는 일년에 한번 내면 되는구나. 내년에 연납신청해서 할인이라도 받아야겠다.

 

6월 15일 월 (103)

S쇼핑센터에 다녀왔다. 주말 동안 쉬면 왠지 운전을 더 못하게 되는 것 같다. 겨우 익힌 감(?)이 사라진 느낌? 팍 가고 팍 서고. 차선도 갑자기 안 맞는 것 같고. 급감속도 잘 걸린다.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급감속은 없었다. 그래도 회전할 때 차선을 자꾸 밟아댄 것 같다. 난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인 커브를 무서워하는데, 그런 구간이 있다. 중앙선 너머 차와 부딪힐 것 같아서 거기에서는 속도를 늦추고 회전해서 가고 싶은데, 다른 차들은 쌩쌩 나를 잘도 스쳐지나간다. 난 언제쯤 저럴 수 있을까? / 잘 가는데 택시가 밀어붙이길래 그냥 끼워줬다. 그뒤로도 차간거리 넓은 내 앞으로 다들 끼어드는데, 허허허허 하면서 놔뒀지만 (안 놔두면 내가 뭘 어쩔 건가?) 뒤의 차에게 미안해졌다. 하지만 초보면서 일반도로에서 뒤차 너무 의식하는 것도 초보운전에 도움이 될 건 없는 듯. 내가 티맵에서 급감속으로 자주 걸렸던 것은, 너무 일찍 브레이크 밟아서 느리게 가면 뒤차가 싫어할까 싶어서 브레이크를 한박자 뒤에 밟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박 영상 살펴보니, 비슷한 상황에서 내 옆차들은 훨씬 미리 감속하고 앞차와 가까워지더라. 그렇게 뒤차 의식하면서, 갑자기 박을 듯이 가까이 와서 멈추면 앞차가 어떻게 느낄지는 왜 고려하지 않았을까? 나도 뒤차가 너무 급하게 붙어서 서면 위협감을 느끼지 않았나? 그래서 요즘은 미리 브레이크 밟고 멈춘다. 가까이 붙기 전에 충분히 감속하고. 그런데 앞차들도 간혹 보면 브레이크를 최소한으로 밟거나, 미리 밟거나, 늦게 밟거나, 너무 자주 밟는 등 각자 스타일이 다르더라. 개인적으로 자주 밟는 차보다, 늦게 밟거나 최소한으로 밟는 차들이 오히려 뒤따라 가며 운전하기 힘들었다. 물론 너무 팍 갔다가 팍 서는 식으로 자주 밟는 차의 뒤에 서면 진짜 피곤하다. 밟아야 할 때 살짝 미리 밟아주는 앞차가 좋다. 너무 늦게 밟는 차들의 경우 나를 당황시킬 수 있으므로, 앞앞에 차나 내 옆의 앞에 차가 브레이크를 밟는지를 참고하기도 한다.

 

6월 16일 화 (104)

운전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해서, 가장 쉬운 곳으로 다녀왔다. 주유소 가는 길. 딱히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어쩜 그렇게 내 앞으로 다들 끼어드는지. 특히 택시들. 한번은 2차로 직진 차로에 있던 내 앞으로 1차로 좌회전 차로에서 택시가 밀고 들어오길래 멈췄다. 곧 신호대기 상태가 되었고, 왼쪽에서 끼어든 그 택시가 오른쪽 바퀴들로 차선을 많이 물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 빈틈이 있는 것을 본 다른 차가 오른쪽에서 머리를 들이밀었다. 내 앞에 둘이 양 방향에서 머리를 들이민 상태. 난 그들 뒤에서 왜 저래;;; 느낌으로 흰눈으로 보는 상황. 그런데 신호대기가 풀려서 가는데, 결국 차선에 들어온 정도로 보면 오른쪽 차량보다 부족했던 택시가 포기하고 1차로로 돌아갔다. 하지만 내가 차간거리를 두고 가니까 그 택시는 다시 내 앞으로 들어왔다. 한숨 한번 쉬고 껴줬다. 다시 신호대기. 그러다 파란불이 들어와서 진행하는데, 그 택시가 다시 또 1차로로 돌아가는 거다. 진짜 뭐하는 거냐고요.... 택시의 움직임을 감히 읽겠다는 만용을 부리지 말자. 일단 나타나면 경계하자. / 끝차로에 주정차된 차량들이 너무 싫다. 겨우 차로변경해서 들어왔는데 정차되어 있으면 또 나가야 하고. 내가 미리 차로 잘 타서 게으르게 갈까봐 날 시험하는 것일까. / 옆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볕이 따가워서 왼팔이 아플 지경이었다. 요며칠 한낮에 산책을 다니면서 팔이 좀 타기는 했는데, 오늘 운전하면서는 정말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운전석 창에 햇빛가리개를 붙일까 하다가 여름용 팔토시를 샀다. 산책할 때도 끼고 가야지.

 

6월 17일 수 (105)

S쇼핑센터 다녀왔다. 운전을 할 때마다 심장이 벌렁거리는 건 낫지 않나보다. 그래서 이렇게 나태하게 생활하는데도 살이 이전만큼 찌지 않는 듯하다. / 오가는 길은 무난했다. 오는 길에 코너 구간에서 1차로 앞에 느릿하게 달리는 차가 있었다. 다른 차들은 2차로로 다 피해갔지만 나는 그뒤만 졸졸 쫓아갔다. 60km/h인 도로에서 40~50km/h로 달리고 있었지만, 주변 차들이 다 앞지르며 지나가도 난 위축되지 않아! 왜냐면 내 앞에 든든한 큰언니가 있으니까! 덩치가 무척 큰 SUV로 ㅆㅇ차였고, 자세한 차종은 모르겠다. / 붕붕 달려서 오다가 주황불로 팟 바뀌길래 멈춰야 해! 이러면서 멈췄는데 급감속으로 걸렸다. 요즘 급감속 없다고 좋아했건만... 하지만 후회는 없다. / 교차로 좌회전 차로에서 신호기다리는 중 옆에 유턴 차로의 차가 나보다 조금 앞에서 내 차선 쪽으로 붙어서더라. 좌회전 신호 들어오니 역시나 핸들 꺾으면서 앞바퀴부터 들러붙는데, 몸체 자체가 팍 붙는 것도 아니고 바퀴만 내가 지나갈 때 꺾어두면 내가 알아서 멈춰줘야 하나? 빵을 날렸어야 했는데 못 날린 게 한이다. 핸들 살짝 오른쪽으로 틀어서 마치 발 걸려고 뻗어둔 것 같은 그 차의 앞바퀴를 피해서 지나친 뒤에 좌회전 했다. 내 차체가 작다보니 이럴 땐 좋다. / 내가 주차하는 곳은 좁은 길목(내 기준. 빼곡하게 통과하면 두 대가 지날 수 있는 곳)을 통과해야 한다. 거기에 이사짐이랑 포터 차량이 있어서 나올 때 좁게 좁게 돌아다가 연석에 사이드 스커트? 긁을 뻔했다. 그래서 운전연습하고 돌아와서는 그곳에 가기 싫어서 지하주차장에 주차해놨다. 여전히 어두컴컴한 지하주차장. 소심하게 진입했고 (그래봤자 지하1층) 빈 자리가 다른 주차자리보다 조금 넓어서 한번에 주차했다. 아까 나갈 때 사이드 스커트가 보조미러상 몇 cm 차이로 안 긁힌 것 같았지만, 돌아와서 살펴본다는 걸 깜빡했다. 아, 아마도 기억했어도 못 살펴봤을 거다. 지하주차장이 워낙 어두워서. 내일 밝은 데에 주차하고 살펴봐야지. 나는 도착하고 차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문제있나 살피는데, 사람들은 출발하기 전에 살핀다고 한다. 그게 맞는 듯. 하지만 출발할 땐 마음이 급하고 두근거려서 차를 살필 생각도 못한다.

 

6월 18일 목 (106)

M구청 앞을 다녀왔다. 오늘은 날도 흐려서 볕도 따갑지 않고 차도 많지 않아서 멀리 다녀올까 하다가 내일 다녀오기로 하고 오늘은 비교적 가까운 곳으로 다녀왔다. 삼거리에서 1, 2차로 전부 우회전으로 도로에 합류해야하는 상황. 난 1차로에서 크게 돌아서 곧장 유턴 차로로 가야 한다. 항상 긴장되는 구간이다. 마침 직진 차로가 정지 신호로 흐름이 끊겨서 쉽게 우회전해서 들어갈 수 있었다. 바로 내 앞까지만. 아쉬워하며 차를 조금 내밀고 기다리는데, 2차로의 차들은 차간거리 벌어지는 타이밍을 봐서 우회전을 잘만 하더라. 원래는 직진 차로에 빨간불이 들어와 직진 차들 멈췄을 때만 우회전할 수 있는 나도 이번엔 한번 틈을 봐서 끼어들까? 싶었다. 마침 직진 차로의 끝차로인 3차로에서 이쪽으로 우회전해서 빠지려는지 깜짝이를 넣은 차량이 오고 있었고 그 차의 뒤차는 거리가 있길래 저 틈으로 들어가자 싶었다. 주의할 건 2차로엔 버스가 오고 있어서 조심히 끝차로로 들어가야 한다는 거였다. 이때 내 나쁜 버릇이 나왔다. 내 옆 2차로에 차가 있는지 보지 않았다는 거다. 일단 위치가 나처럼 너무 앞에 나와있지 않으면 회전할 때 부딪히지 않기는 하지만, 거기에 차가 있을 경우 그 차도 같은 타이밍을 노리다가 우회전하며 끝차로로 들어가려 한다면? 난 그 차와 버스 사이에 끼어서 도망칠 곳도 없게 될 것이다. 아, 말로 설명하기가 힘든데... 간단히 말해서 내가 우회전 해야하는 상황에서 왼쪽만 보고 오른쪽은 살피지 않는 위험천만한 버릇이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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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시간 내서 이런 거 그리는 짓을...?

여튼 2차로에 차가 없어서 문제없이 끝차로로 우회전해서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난 차로변경을 하지 못해서 유턴할 수 없었고, 신호등 몇 개 더 건너서 겨우 유턴 차로 찾아서 돌아왔다. 그런데 거기가 차로가 많고 좀 복잡하다. 직진 차로가 크게 두 흐름으로 나눠어서 오른쪽 길은 고속화도로로 연결된다. 난 그냥 얌전히 왼쪽 길로 가면 되기는 했는데, 순간 다른 각도로 늘어선 신호등을 보며 어지러워졌다. 솔직히 이정도면 그렇게 복잡한 도로는 아닌 것 같지만, 단순한 도로만 돌아다니다보니 현기증이 난 듯. 내심 당황했나보다. 다음 신호등에서 유턴 차로로 들어가야하건만, 미리 들어가서 여기가 아닌데! 이러면서 뒤늦게 빠져나오고 그랬다. 조금만 예상에서 벗어나도 크게 당황하며 버벅거린다. 언제쯤 안 그럴까.

 

6월 19일 금 (107)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에 다녀왔다. 이전에는 S쇼핑센터(왕복 20km)였지만 이제는 H대 삼거리(왕복 25km)이다. 여기는 좀 속도내서 달리고 싶다?는 마음이 나에게도 있다는 게 놀랍지만, 여튼 그럴 때 간다. 혹은 한달 총 운행거리를 좀 늘리고 싶을 때나. 하지만 속도를 낼 만한 구간에서 전부 다 앞에 커다란 화물트럭이 느릿하게 가고 있었기 때문에 나도 속도를 못 냈다. 그래서 아쉽냐고? 전혀! 너무 듬직했다ㅠ 간격을 띄우고서 트럭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 내가 느린 건 내탓이 아닙니다! / 신호 때문에 급감속이 걸릴 만한 순간이 있었다. 이번달엔 급감속이 안 걸렸다고 좋아하는 글을 이전에 썼다. 그러고는 다음날인가에 급감속 한번이 잡혔다. 급감속이 더 늘어나길 바라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아쉬웠지만 한달 총 두번이면 뭐... 이러면서 돌아온 뒤에 티맵을 켜니, 오늘만 무려 급감속 3번이란다. 내 빈약한 운전연습 역사상 이런 적은 없었다. 티맵님! 억울합니다! 한번은 인정하지만 나머지 두번은 기억도 안 납니다! (하지만 블박 영상을 보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진짜 운전점수 알토란 같이 모으고 있는데, 좀만 모이면 꼭 이렇게 뺏기는 일이 일어난다. / 내 차는 올해로 만 6살이 넘었다. 경차라서 출력이 부족한 건 알고 있었고 에어컨 트는 계절이 되니 몸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날이 너무 춥거나 너무 더워도 차의 상태가 안 좋아지나보다. 아무리 밟아도 안 나간다. 어제랑 오늘 오전엔 날이 별로 덥지 않아서 쭉쭉 잘 나갔는데, 오늘 돌아오는 길에 해가 나면서 날이 더워지자 차가 확실히 덜 나갔다. 오래오래 타야하는데... 아프지마라. / 대기 기간이 더 늘어날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 나도 미치겠다. 하지만 일하는 건 확실히 괴로울 거고, 그렇다고 마냥 놀면 나이만 든다. 모아놓은 돈도 다 떨어져간다. 마음이 술렁거려서 근처 암자까지 산책 갔다왔다. 기도 한번 하고 오려고 했는데, 기도하는 앞에서 문화재라며 얼굴 들이밀고 인증 사진찍어대며 안 비키는 사람들 때문에 오히려 평정심을 잃고 돌아왔다.

 

6월 22일 월 (108)

월요일에는 역시 S쇼핑센터 간판을 보고 와야지! 그래서 갔다. 오늘 엄청 덥다고 난리던데, 과연 더웠다. 이전에 산 팔토시를 왼팔에만 하고 나갔는데, 이번엔 옆유리가 아니라 앞유리로 볕이 들어와서 오른팔이 고생했다. 내일은 양팔 다 끼고 가야겠다. 왼팔이 구워진다고 느꼈던 때로부터 한참 시간이 흘렀는데도, 볕을 쐬면 왼팔이 쑤신다. 빛에 예민해진 거 같다. / 오늘도 코너 구간에서 차선을 밟는다고 느꼈다. 앞유리에 붙이는 차선가이드를 이전에 살까 말까 고민한 적이 있다. 그러다 언니가 거기에만 집중하면 시야가 좁아져서 안 된다고 안 그래도 시야가 좁은 데 사지 말라고 했고, 말이 된다는 생각에 안 샀는데, 코너에서 계속 차선을 밟는 것 같으니 그럴 때만 참고하게 사서 붙일까 다시 생각중이다. 사실 코너에서 차선을 밟는 것 같다고 느꼈을 뿐 확인은 못 했다. 왜냐. 코너 도는 중 사이드를 볼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앞 앞에 차가 옆 차로로 끼어들려서 머리부터 들이밀고 있었다. 내 앞에 차는 SUV인데도 그 좁은 폭을 지나갔다. 그렇다면 나도 지나갈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자신이 없어서 뒤에 서 있었다. 하지만 직진 신호가 떨어졌고, 난 우회전 해야하는 상황. 내 앞은 여유가 있는데, 옆 차로는 차들이 뻑뻑한 상황. 좁은 틈을 지나쳐보기로 했다. 일단 긁었다는 느낌은 없다? 옆차도 뭐라고 하지 않았고. 다만 주차한 뒤에 차를 살펴봤어야 했는데 오늘 35도까지 기온이 오른다고 난리라서 또 지하주차장에 주차해놓느라 또 확인 못 했다. 주차도 오늘따라 수정을 많이 했는데, 지하주차장에서 산책(첨 봤다?! 아무리 볕이 따가워도? 이 좁고 어두운 곳에서?)하는 사람이, 왔다 갔다 하면서 날 계속 쳐다봐서 기분이 그랬다. / 이번주에도 다음주에도 비가 많이 온다는데 어쩔까 싶다. 살살 가까운 데라도 운전해서 돌아다녀볼까. 마냥 쉬기에는 또 불안하다.

 

6월 23일 화 (109)

이번주랑 다음주에 비가 며칠동안이나 온다고 하니 오늘은 멀리 나가보자 싶어서 H대 삼거리를 다녀왔다. 이전에 다녀왔다가 급감속만 3번이 나와서 이번엔 얌전히 다녀오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는 대형 화물트럭이 많아서 항상 조마조마해하면서 달린다. 어떤 사거리에서 나는 끝 차선을 달리고 있었다. 큰 레미콘이 우회전 하려고 머리 들이밀고 있었는데, 엄청 튀어나와 보이는 거다. 당황해서 핸들을 왼쪽으로 틀었다가 돌아왔는데 차가 휘청했다. 옆에 레이가 달리고 있었지만 다행히 왼쪽으로 많이 붙어서 달리고 있었다. 그 차도 놀랐을 것 같다. 난 속으로 레미콘을 욕했건만 블박 영상 보니까 내가 지레 놀라서 헛짓하고 있더라. 트럭은 차체가 크니까 엄청 가까운 것처럼 보인다. (블박 영상 확인하니, 그 트럭이 우회전하려고 확 튀어나왔다가 날 보고 멈췄다. 그런데 그 트럭이 내가 직진하기에는 방해없이 정지했지만, 튀어나오는 속도가 제법 깜짝 놀랄 만했다.) / 안녕하세요..... 한달동안 급감속 5번 나온 사람입니다... 그렇다, 오늘도 급감속이 나왔다. 신호등 딜레마존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안심하고 돌아오던 중 속도 낼 필요도 없는 구간에서 엉뚱하게 브레이크 조금 늦게 밟아서 급감속으로 걸렸다. 솔직히 이번에(도)는 억울하다. / 요즘 운전을 좀 겁없이 하는 것 같다. 조상신이 도운 순간이 몇번 있었다. 다른 차에게 한 빵을 나한테 한 걸로 알고 잘못된 행동을 하기도 했다. 진짜 정신차려야겠다. 그리고 딜레마존에서 그냥 건너버린 적도 오늘 몇번 있었다. 딜레마존이 항상 문제다. 주황불에 건너면 차라리 다행인데, 찰나 빨간불로 바뀌고 건너는 경우는 정말 괴롭다. 솔직히 뒤차가 바짝 붙어서 따라오는 상황이 아니라면 재빨리 멈추는 게 낫다. 하지만 그러면 안전점수가 내려간다. 이거 점수 올려서 내가 보험료 할인받을 거라고 말은 하고 다니는데, 솔직히 안전한 게 제일이다. 5, 10% 할인받지 못하는 대신 그 돈으로 안전을 살 수 있다면 안전을 사야한다. 그런데도 나는 왜 점수에 연연해하는가. 혼자서 정말 하기 싫은 운전을 그나마 운전일기 쓰고, 매달 통계(?)내는 거에 집착하는 식으로 견디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일할 시기가 늦춰지는 것도 어쩌면 그동안 내 운전 실력이나 키우라는 누군가의 뜻일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수록 운명론자가 되어 간다. / 차가 꼬질꼬질 하길래 내일 내리는 비에 목욕 좀 하라고 오늘은 야외주차장에 세워뒀다. 내일은 비가 제법 올 듯하니 운전을 쉬고 목요일은 조금 오는 것 같으니 주유나 하러 가야겠다. 에어컨 켜니까 확실히 기름이 빨리 닳는다.

 

6월 25일 목

어제는 늦잠까지 자면서 잘 쉬었다. 그리고 오늘은 꼭 나가야지, 이러면서 어젯밤에 미리 운전할 때 들을 노래도 골라놨다. 오전에 나가보니, 차가 물을 잔뜩 머금고 있었다. 열심히 차를 닦았다. 때가 많이 나왔다. 깔끔한 세차족들은 스크래치 난다고 질색하겠지만, 이미 버린 중고의 몸(?)... 헥헥거리며 이제 출발해야지, 이러면서 운전석에 앉아서 시동을 걸었다. 그때 유리창을 보니 작은 물방울들이 빼곡한 거다. 비가 또 오고 있었다. 짜증이 나서 그냥 지하주차장으로 옮겨서 주차한 뒤에 다시 차를 닦고 그냥 집에 왔다. 비도 워낙 조금 와서 이정도면 운전할 수 있지만, 닦은 차를 다시 적시기 싫었다. 물기제거용 수건도 이미 더럽혔는데, 이게 빨기가 힘들다. 물기를 머금는 성질이고, 두툼하고 크기도 커서 짜는 것도 힘들다. 언니에게 차를 다시 적시기 싫어서 운전 취소했다고 말하니, 앞으로 비올 일이 많을 텐데 그런 걸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그랬다. 이제 여름 시작이건만. 이렇게 오늘의 운전은 취소. 그래도 옮겨서 지하에 주차한 거니까 주차연습은 +1이다!

 

6월 26일 금 (110)

이렇게 흐린 날이 볕이 너무 강한 날보단 운전하기 나은 것 같다. 주유하러 갔다. 주유하러 갈 때는 항상 마음이 급해진다. 일단 다른 코스는 전부 목적지 찍고 그냥 돌아오지만, 주유하러 갈 때는 반드시 주유소 안에 들어가서 차를 대고 내렸다가 다시 시동걸고 돌아와야 한다는 게 부담이 된다. 또한 나란히 두개씩 있는 주유기 중에 내가 뒤에서 주유할 때는 괜찮지만, 앞에서 주유하게 될 때는 뒤에 차가 먼저 주유해서 시동걸고 내가 나가길 기다리는 경우가 많아서 이번에는 빨리 주유하고 도망(?)가겠다는 다짐을 하며 주유하러 가고는 한다. 주유소 들어가기 전부터 마음이 급해서, 이번에도 주유소 입구까지 질주?는 아니고, 좀 급하게 들어간 거 같다. 골목에서 사람이 나올 수도 있으니 살피고 들어가야 하건만, 이러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하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에 비뚤어지게 차를 대어서 직원이 그대로는 주유 못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번엔 주유기 앞에 제대로 차를 댔다. 주유건을 잡기 전에 비닐 장갑을 사용하려고 하지만 항상 마음이 급해서 맨손으로 한다. 요즘 시기에 찝찝했다. 오늘은 첫번째 주유기에서 주유하게 되었지만 뒤의 차가 늦게 들어와서 내가 먼저 주유하고 나갈 수 있었다. 주유소에서 나와서 곧장 1차로 유턴 & 좌회전 차로까지 들어가서 좌회전해야 하는데, 이번에도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도 느긋하게 흐름이 끊어지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일단 진입했다. 역시나 곧장 차로변경을 못하니 신호등 몇개 더 건넌 뒤에 유턴하고 우회전해서 M전문대 경유하고 돌아왔다. / 어제 그렇게 열심히 차를 닦았는데, 두번째 닦을 때 수건이 더러운 상태여서 일까. 옆유리가 너무 뿌연 거다. 주말에 잠시 비가 온다고 하니 지하주차장에 주차해놓고 유리세정제로 양 옆유리를 문질문질 닦아줬다. 그런데 겨울엔 몰랐는데, 여름에 지하주차장에 주차해놓으니, 이상한 냄새가...찌린내가 난다. 양이들이 많이 드나들기는 하는 곳인데, 으음. / 운전을 마치고 운전점수를 보니 또 1점이 내려간 거다. 이번엔 진짜 억울했다. 내가 얼마나 부드럽게 정지했는데! 살펴보니, 급정거로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행거리가 늘어갈수록 운전점수가 떨어지고 있었다. 말이 돼...?

 

6월 29일 월 (111)

S쇼핑센터 간판 보고 왔다. 만날 징징거리기 싫지만, 정말 운전 실력이 안 는다. 어느 순간에는 이제 적응 좀 했나보다 싶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정말 바보처럼 굴어서 화가 난다. 오늘따라 차선도 안 맞고, 위험한 상황에서 신호등도 건너고 그랬다. 주황색인데 건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보다는 건너고 싶었나보다. 건너야 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정지선 건너기 전에 빨간불로 바뀌었는데도 건너서 좌회전했다. 직진이면 몰라도 이런 식으로 위험하게 좌회전하면 안 될 텐데. 집에 다 와서 비보호 좌회전해서도 속도 좀만 내면 되겠다는 생각에 스릴 넘치게 좌회전했다. 급감속 가능성 있는 구간도 있었는데 다행히 급감속으로 잡히지는 않았더라. 아무래도 딜레마존에서 막 달리는 거나 급감속 잘 걸리는 거나, 난 나쁜 버릇이 들었나보다. 아, 오른쪽 차로변경해야하는 순간에서, 이전에 봤을 때 오토바이가 내 오른쪽 뒤쪽에 있었는데 막상 차로변경하려고 사이드미러 보니까 없는 거다. 다른 데로 갔나보다(가긴 어딜 가!) 이러면서 차로변경했는데 블박 영상 보니 여전히 내 옆 뒤에 있어서 그 앞으로 내가 차로변경했더라. 이런 게 사각지대인가보다. 자전거, 오토바이, 사람은 진짜 안 보인다. / 그 날이 다가오나보다. 어젯밤에도 배가 아파서 잠을 잘 못 잤다. 운전석에 딱 앉는 순간 배가 아파와서 진통제를 먹고 운전했는데, 그러면 전반적으로 좀 멍해진다. 오늘의 질주엔 이 영향도 있지 않을까. / 내가 초보에 여자에 경차인 데다 원래 운동신경과 순간판단력이 떨어진다는 걸 본인이 알고 있으니 다른 차에게 자격지심(?)을 가지는 것 같다. 내가 여기에서 버벅대거나 늦게 달리면 욕얻어먹는다는 생각을 하며 쫓기듯 운전을 하고 있다. 뒤차가 내 뒤에서 나와서 날 추월하고 바로 앞으로 쏙 들어온다거나, 신호대기 중에 뒤를 보면 내 뒤에 아무도 없다거나 하면 마음이 상한다. 내일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 운전을 안 할 듯한데... 

 


 

6월 총계

 

주행거리 : 306.7km (1,655.8km)

주행시간 : 15시간 38분 (92시간 38분)

월별 운전점수 : 51점 (급감속 5회)

종합 운전점수 : 63점 (과속 1회, 급감속 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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