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목 (112)

그저께는 비가 와서, 그리고 복통이 있어서 안 나가고 어제는 복통이 심해서 안 나갔다. 삼일동안 아팠더니 기력이 없었다. 가볍게 다녀오기로 하고 주유소 가는 길로 갔다가 M전문대를 경유해서 돌아왔다. 좀 멍한 상태로 운전했기에 멀리 갔다오면 안 될 것 같아서 마음편한 길로 다녀왔다. 삼일 만에 운전이라서 그런지 왜 이렇게 핸들이 휙휙 돌아가고 바퀴는 통통 튀는지 무서웠다. 운전은 한 2일 정도 연속으로 안해도 낯설어진다. 엑셀도 브레이크도 팍팍 밟혔다. 뒤차들이 '이 녀석 (느려서) 안되겠어...' 이러면서 탈출하는 것보다 앞차가 '이 녀석, 뭐야, 왜 이래...!' 이러면서 도망가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팍팍 멈춰섰나. / 내가 혼운한 기간에 비해서 주행거리가 엄청 적긴 한가보다. 오늘 가까운 데(왕복 10km) 다녀오기도 했지만 차가 안 막혀서 붕붕(남들 보기엔 비틀비틀) 다녀왔더니 30분 정도 걸렸더라. 으음. 연습이 되려다 말았겠는데.

 

7월 3일 금 (113)

H대 삼거리 찍고 왔다. 오늘은 정말 얌전히 안전하게 다녀오기로 했다. 이 코스에서 최대 고민인 우회전 구간에서는 다행히 좌회전 신호가 떨어져서 안전하게 우회전했다. 우회전이 어렵다는 말을 초반엔 이해 못했는데 할수록 느끼고 있다. 내가 진입해야하는 차로 쪽으로 차가 오는 건지, 그 옆차로로 오고 있는 건지도 잘 파악이 안 되고, 그 쪽은 직진이니 속도도 빠르고, 여튼 무섭다. 오가는 길에 딱히 문제는 없었지만, 오는 길이 막혔고, 햇볕이 많이 뜨거워서 차 안이 더웠다. 항상 조막만한 텀블러에 물을 채워서 가는데, 물이 모자른 적은 없다. 하지만 오늘은 모자랐다! 덥고 목이 말랐다. 오는 길에 또 딜레마존 때문에 괴로웠다. 나도 모르게 꼬리물기를 해버리기도 했다. 요즘은 초반에 비해서는 꼬리물기를 하는 편이다. 나도 초반에는 내가 보기에 앞이 막혀서 지금 건넜다가는 꼬리물기가 될 것 같으면 기다렸다가 좀 뚫리면 나가고는 했다. 그런데 한번은, 앞차 상황 보면서 안 건너고 기다리다가 내가 이제 건너야지... 이러면서 건넜는데 바로 그 순간 옆에 있던 차가 내 앞으로 쏙 끼어들어서 건너버리고 그 차 때문에 속도 늦춰서 진입하다가 순식간에 신호등은 빨간불이 되어 그 순간에 건너버리게 된 경우가 있었다. 혹은 꼬리물기가 될 거 같아서 기다리면 뒤차들이.... 그 압박감. 이런 상황을 겪다보니 그냥 앞차를 틈없이 졸졸졸 쫓아가게 되었다. 물론 아직 출퇴근 시간에 운전한 적이 없어서 진짜 도로가 꽉 막히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다. / 집에 다 와서는 좌회전할 때 순식간에 주황불-빨간불로 바뀌는 상황에서 빨간불에 건너버리고 말았다. 건널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내 마음은 건너야한다고 바뀌어버리고는 한다. 몇 초만이라도 상황이 이미 바뀌었으면 판단도 바뀌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요즘 좌회전 할 때 실수가 많은데 정말 주의해야겠다.

 

7월 6일 월 (114)

다음주엔 장마로 인해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 걱정이다. 비가 많이 오면 운전을 못하는 건 나로서는 당연(?)하고... 어디에 주차를 해둬야 하나. 밖에 세워두기에는 내내 비맞게 하는 거라 마음에 걸리고 지하주차장은, 설마 물이 잘 안 빠지는 일이 일어나지는 않겠지? / 오늘은(도) 나가기 싫어서 가까운 곳에 다녀올까 하다가 한번 나갔다오는 평균거리를 늘리고 싶어서 S쇼핑센터 간판 보고 왔다. 난 언제쯤 저곳에 주차를 해볼랑가. 오가는 길 잘 갔다왔다. 1차로로 달리고 있는데, 공사차량인가가 있어서 서행하면서 2차로로 끼어들어야 했는데, 나중에 블박 영상을 보니 좀 무리하게 끼어들었더라. 2차로 차가 멈춰줘서 다행이었다. 내내 부드럽게 정지하려고 노력했다. / 블박 영상을 잘 보면 운전 능숙자로 보이는 경우에도 느긋하게 다니는 경우가 제법 있는 것 같다. 운전에 능숙해지면 원래 다 추월하고 빵빵대고 날아다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어쩌면 다만 그 사람 개인의 성격이 급하고 운전습관 자체가 그렇게 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무서워하는 3개의 차로가 동시에 우회전하는 구간에서 이제는 옆에 버스가 있어도 전보다는 덜 떨면서 좁게 회전할 수 있게 되었는데, 오늘도 그곳을 지나갔다. 옆에 버스가 없지만 오른쪽엔 경찰차가 있어서 쭈글거리는 느낌으로 조금 넓게 돌았다. 물론 핸들을 제어하는 데에 자신이 없으니 살짝 느리게. 뒤에 차가 그 사이를 못 참고 회전하다가 옆차로로 휙 가더니 깜빡이도 안 켜고 내 옆으로 들어오려고 차선을 막 밟았다. 운전 당시에는 그 차가 내 뒤에 있던 차인 줄 모르고 깜빡이도 안 켜고 나보다 속도도 빠르지 않으면서(회전 구간을 지나서 나도 속도 내는 상항) 차선을 넘으려고 하길래 속도 올려서 쭉 내 갈 길 가버렸다. 그러니까 차로변경 포기하더라. 그리고 그뒤 그 차로는 내 차로보다 밀렸다. / 주행거리는 계속 늘고 금감속으로 잡히지도 않았는데 운전을 하면 할수록 운전점수가 떨어지고 있다. 곡할 노릇.

 

7월 7일 화 (115)

M구청 찍고 왔다. 두려운, 신호 없는 우회전 구간에서 마침 직진 차로가 빨간불로 흐름이 끊어져서 안전하게 우회전했다. 오가는 길 다 무난했다. / 목요일에 병원 진료 예약을 해뒀는데, 그 병원 가는 길을 연수받을 때 연습한 적이 있다. 두번이나 갔다왔는데도 혼자서 못 가겠다. 당시 블박 영상을 복습하면서 길을 대강 익히기는 했다. 길도 복잡한 거 없지만, 고속화도로를 달려야하고 병원 주차장 골뱅이가 좁아서 차를 끌고 못 갈 것 같다. 지하철 여행을 하게 생겼구나. 다음주에도 가고 8월에도 두번이나 예약되어 있는데 그때마다 난 지하철을 탈 것인가. 운전에 익숙해진 것 같으면서도 매번 운전하러 갈 때 속이 안 좋고 운전하면서 심장이 쿵쾅거린다. 이게 언제쯤 괜찮아질까. 물론 아주 조금 재미를 느낄 때도 있다. 좀 더 어렸을 때 운전을 시작했어야 했다. 나는 당시에 그럴 수 없는 사정이 있었지만, 여건이 허락한다면 운전은 무조건 젊었을 때 하는 게 제일인 듯하다. 신체적 능력은 나이듦에 따라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겁 많은 사람은 나이들수록 겁이 더 많아지니 운전하기가 괴로워질 뿐이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을 후회해도 소용은 없으니, 지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겠다.

 

7월 8일 수 (116)

내일은 병원을 가야해서 운전을 못하니, 멀리 가고자 H대 삼거리(왕복 25km)를 찍고 왔다. 여기도 자주 가니까 익숙해지는 것 같다. 연습하기 괜찮은 코스이다. 대형 화물트럭이 많이 오가는 길이라서 여전히 노면 상태는 별로이지만 겨울만큼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차로도 넓은 편이고, 단속카메라도 편안한 곳에 있다. 제한속도가 50, 60, 70km/h으로 다양하고 합류구간 연습에 좋을 만한 포인트도 세군데 있다. 가장 신경쓰이는 우회전 구간에서는 직진 차로가 신호로 흐름이 끊겨서 안전하게 들어갔다. 제한속도 70km/h인 구간에서 그동안 매번 대형 화물트럭이 앞에 있어서 속도를 못 냈는데 오늘은 앞이 뻥 뚫려서 붕붕 달렸다. 그런데 난 속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핸들이 여전히 흔들리는구나. 그래도 이전에 비해서는 많이 안정적이다. 아마도 차로 중앙으로 잘 가는지 의식하면서 달리느라 잠깐 잠깐 왼쪽 차선을 봤더니 그쪽으로 붙어 달리게 되었고, 다시 중앙으로 달리려고 핸들 조작해서 그런 듯. 한쪽 차선에 치우쳐서 달리는 버릇을 오랫동안 못 고쳤는데, 지금도 왼쪽에 붙는 편이지만, 그래도 요즘은 많이 나아졌다. 차로 중앙을 달리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나는 그중 왼쪽 차선이 대시보드의 어느 지점에 오도록 달린다- 이런 방법을 적용했다. 하지만... 이 방법의 단점은, 왼쪽 차선을 의식하며 달려야 하므로 오히려 그쪽으로 차가 쏠릴 수 있다는 거다. 나만 그런지 몰라도 신기하게도 한쪽에 시선이 가면 차도 그쪽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대시보드에 닿는 차선을 의식하면서 운전하다보니 시선이 바닥에 붙어서 시야가 더 좁아졌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적용했다. 차로 중앙에 내 오른쪽 발이 지나도록 달리는 방법이 더 좋았다. 화살표나 마름모의 중앙을 기준으로 잡으면 된다. 그렇게 익숙해지다보면 화살표나 마름모가 등장하지 않아도 몸이 중앙을 맞추는 감각에 익숙해져서 그럭저럭 중앙을 달리게 된다. 너무 딱 중앙을 달리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한쪽으로 살짝 치우치면 다시 슬슬 되돌아오면 된다. 하지만 이 방법은 회전할 때는 적용하기 어렵더라. 그래서 난 아직도 내가 회전할 때 차선을 밟는지, 한쪽으로 치우치는지 잘 모르겠다. 지금은 위의 두 방법을 함께 쓰는 편이다. 주로 후자를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 세개의 차로가 동시에 우회전하는 구간에서 1차로인 내 옆에 버스 두대가 연달아 섰다. 회전할 때 난 왼쪽을 보며 버스가 가까워지는지 멀어지는지 확인하는데, 오늘은 오른쪽 사이드를 봤다. 2차로의 뒤차가 멀찍이 떨어져서 오길래 앞와 오른쪽을 연신 확인해가며 좁게 돌 수 있었다.

 

7월 10일 금 (117)

어제는 병원에 다녀왔다. 그래서 운전을 못 했는데 오늘은 혈액검사한다고 또 병원에 갔다왔다. 아침 일찍 갔다왔기 때문에 오전중에 시간이 되어서 운전을 다녀왔다. 비가 그쳤길래 괜찮겠지 싶었건만 운전중에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다. 그에 따라 와이퍼를 껐다가 켰다가 했다. 원래 비가 오면 운전하기 싫고, 아침부터 병원 갔다오느라고 졸려서 나가기 싫었다. 하지만 다음주에도 비 소식이 여러번 있고 약속들도 줄줄이 있어서 운전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오늘이라도 다녀와야했다. 가장 짧고 마음편한 주유소 가는 길을 갔다왔다. 비가 오면 80% 감속해야한다고 하는데, 이정도 오는 비는 해당사항이 아닌가보다. 무난하게 갔다왔다. 운전 실력만 좋다면 비가 적당히 오는 날에 음악을 들으며 좀 멀리 나가서 한산한 도로를 달리고 오면 기분좋을 것 같다. 나도 소심하게 집으로 오는 짧은 길에 음악을 들으면서 달렸다. / 병원에 자주 가게 될 것 같은데, 이제 내 차로 가봐야할 듯하다. 가는 길은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지만, 건물에 들어가서 주차하는 게 문제이다. 넓지 않은 골뱅이에 전반적으로 좁은 주차장이고 붐비기 때문에 아래아래층으로 돌돌 내려가야 할 거고, 자리가 나면 신속하게 주차해야하는데 내 멘탈이 버텨낼지 모르겠다. 멘탈이 무너지면 내 차가 다치게 될 텐데... 어제는 언니랑 갔다왔고 오늘 가는 길에는 언니가 태워다줬고 돌아올 때는 혼자 지하철 타고 왔다. 붐비는 시간대랑 내가 가는 방향이 정반대라서 90% 확률로 앉아서 가니까, 앉아서 졸면서 가는 것도 괜찮은데 말이지....

 

7월 14일 화 (118)

어제는 비가 와서 운전연습을 쉬었다. 오랜만에 운전하는 것 같다. 이전에는 이틀만 운전 안해도 어색했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별로 어색하지 않았다. 수, 목은 약속이 있으니 오늘은 꼭 나가야 했다. 지하에 주차해놓은 차를 빼고 S쇼핑센터 간판을 보고 오기로 했다. 가는 길에 차로 중앙을 잘 가는지 사이드미러를 흘끗거리며 갔다. 내가 생각보다 왼쪽에 많이 붙더라. 게다가 회전할 때 차선을 밟는 것 같았다... 이건 어떻게 고치지. 다른 차가 그러면 정말 위협적이라 짜증나던데 내가 그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안 좋았다. / S쇼핑센터 건물을 바라보면서 유턴을 해서 이제 돌아가려고 기다리는데 오늘따라 차들이 유턴 차로에 제법 서 있는 거다. 이곳은 차들이 거의 없는데 별일이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바로 다음 신호등에서 좌회전을 받고 S쇼핑센터로 들어가야 하건만 이 사람들이 착각을 했는지 그전에 유턴 차로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거다. 한명이 깨닫기 시작하니 다들 여기가 아닌 가벼~의 느낌으로 웅성웅성 내 앞에서 느긋하게 달렸던 두 차도, 뒤따라 내 뒤에 영문모르고 섰던 차들도 다 빠져나갔다. 나만 덩그라니. 어제 비가 와서 운전에 자신이 없는 자들이 쇼핑센터를 하루 건너뛰는 바람에 마음이 급해서 착각을 한 건가. 쇼핑센터 가는 것도 일종의 중독 같은 취미이던데. 줄지어 S쇼핑센터로 들어가는 차들을 보며, 나도 저들 사이에 끼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야 딱히 살 것도 없고 구경할 체력도 없으니 들어가도 주차만 요리조리 해보고 나오겠지만. / 금요일에나 운전할 테니 지하주차장에 주차하려고 내려가는데 올라오는 차가 있어서 오른쪽에 바싹 붙여서 내려갔다. 반층 정도 되는 골뱅이고, 내가 대강 비켜주면 알아서 지나갈 거라는 상대차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내려갔다. 다행히 무사통과. 그리고 한곳에 주차를 했는데 이 주차장 칸 크기가 조금씩 달라서 정말 좁은 곳에 주차를 하게 되었다. 기둥에 붙여서 무사히 주차하기는 했는데 좁은 데에 있기 싫어서 다시 빼고 다른 곳에 주차해놓고 집에 왔다. / 다음주에도 비소식이 줄줄이 있는데 고민이다. 약한 비에는 가까운 데도 가보는 식으로 비오는 날에도 익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겠다.

 

7월 15일 수

오늘은 병원에 가야했다. 혼자 가는 게 아니라서 택시를 타고 갔다. 언젠가는 내가 직접 운전해서 가야하는 길. 난 뒷자석에서 안전벨트를 매고 전방을 주시하며, 하지만 왠지 민망하니까 티나게 쳐다보기는 그래서 사팔로 뜨고, 길을 익혔다. 오랜만에 택시를 탄 건데, 외부에서 보는 것이 아닌 내부에서 바라보는 택시운전이란 어떤 것인지 경험할 수 있었다. 일단 기사분이 레이서 기질이 있으셨다. 차로변경이 부담스러운 나였다면 그냥 졸졸 앞차를 따라갔을 텐데, 앞차가 조금만 느리면 금세 차로변경을 해서 추월하시는 기사분. 게다가 차간거리를 멀리 띄우는 나와는 다르게 바싹 붙어서 달리시는데... 조수석에 앉았다면 심장이 절로 쫄깃해질 것 같았다. 나는 너무 띄우는 경향이 있어서 이것도 민폐이긴 하지만, 그렇게 앞차와 붙어서 달릴 때 앞차의 속도가 오락가락한다면 거기에 대응하기 너무 피곤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굴곡 있는 도로에서 차선을 밟으시더라는... 뒷좌석 문옆에 하차 시 차 오는지 보라고 볼록거울을 붙여놓으셔서 오른쪽에탄 나는 오른쪽 차선을 밟는지 아닌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진출로에서 이미 빠져나가는 차로를 탔지만 앞차가 느릿하니 다시 빠져나와서 기어이 추월하는 모습에는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그 앞앞에서 비슷한 행태를 보이는 SUV차량 운전자가 있었으니, 이것은 성격인가 싶었다. 좌회전 해야 하는데 직진차들 때문에 포켓차로로 못 빠지니 중앙선을 넘어서 포켓차로로 쏘옥 들어가시는 모습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이건 내가 맞은편에서 가던 입장에서 많이 당한 일이다. 여튼 기사분이 활약하신 덕에 일찍 도착을 하였다. 다른 차가 빵을 날려도 코웃음도 안 치는 담대함과 의외로 꼬박꼬박 깜빡이를 넣으시는 젠틀함에 감탄했다. 택시비가 얼추 2만7천원 나왔는데, 내가 한번 20리터 주유하면 그정도 나오고 연비가 10이라서(...) 200km는 운전할 수 있는 비용이라는 생각이 들자 얼른 내가 직접 운전해서 다녀야겠다 싶었다. 내 차만 타다가 중형세단 타니까 넓어서 뒷자리가 태평양이었던 것과 경차에 비해서 가속 감속의 감각이 둔한 점은 인상깊었다. 나도 나중에 좀 큰 차를 타면 속도를 내도 덜 무서우려나. 대부분 겁많은 초보인 여자들이 경차를 많이 타는데, 그 경차가 운전하기에는 더 무서웠다니. 

 

7월 17일 금 (119)

원래 좀 멀게 나갔다오려고 했는데 정오 즈음 단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쏟아붓는다고 해서 그전에 다녀오려고 가볍게 M구청 찍고 왔다. 막상 그뒤 일기예보는 계속 말을 바꾸더니 일요일에나 비가 온다고 하더라. 오가는 길 문제...가 과연 없었나? 막무가내로 머리부터 들이밀고 비깜 한번 켜지 않고 바퀴만 걸쳐놓고 들어오는 차들이 있었다. 기를 쓰고 내 앞으로 가겠다며 옆에 정차된 차 때문에 공간도 부족한데 내 쪽 차선까지 먹어가면서 들이밀고 오는 차도 있었다. 혈압이 확오르다가도 화내지 말자, 안전이 최고다, 평정심! 이러면서 운전했다. 일요일부터 비가 내린다고 하니 다시 지하에 주차해놓고 내렸다. 원래 일요일 아침 일찍에 병원 가는 길을 연습할까 싶었는데 비가 온다니 뭐! 항상 핑계도 많다.

 

7월 20일 월 (120)

주말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하더니 막상 생각보다는 안 왔다. 그래도 월요일 아침부터 오전까지는 물폭탄이 내린다고 하길래 운전 나가지 말아야지 싶었다. 하지만 막상 월요일이 되니 비가 거의 안 오길래 가까운 데로 갔다오기로 했다. 막상 출발하니 S쇼핑센터 간판쯤은 보고 와도 괜찮을 것 같아서 경로를 수정했다가 오늘의 나는 좀 거친 것 같길래(좁은 좌회전 돌다가 핸들 늦게 풀어서 중앙선 밟고 그 너머에 있는 차랑 부딪힐 뻔했다. ) 겁이 나서 주유소 가는 길로 갔다왔다. 이번 주 끝이나 다음 주 초에 주유하러 또 가야하는데... 음. / 오늘 처음으로 제대로 된 빵을 날렸다! 좌회전 신호가 엄청 짧은 곳이 있는데 내 바로 앞에서 신호가 끊겼다. 주황불이길래 그냥 속도 늦추고 멈췄는데 뒤차에게 조금 눈치가 보였다. 그래서 신호 떨어지면 신속하게 출발하려고 신호등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데 내 앞에 오토바이가 멈추더라. 정지선에 서 있는 나와 다르게 횡단보도 건너 서 있었는데,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뭘 확인하느라 안 가고 있더라. 신호도 짧으니 슬슬 출발하면서 오토바이에게 가라고 빵을 눌렀다. 오, 클랙슨 생각보다 쉽게 눌리더라. 드디어 눌렀다 싶어서 기분이 좋았다. 경차의 클랙슨 소리는 삥-삥--- 이런다고 해서 혼을 바꿔야 하나 고민했는데 뭐, 운전석에서 듣기에 그렇게 나쁘지 않은 소리였다. / 보조미러를 바꿨다. 구매한 것만 따지면 4개째다. 첫번째. 원형 거울에 각도조절되는 게 뒤에 붙어있다. 하지만 내 작은 사이드미러에 이걸 붙였다가는 사이드미러를 너무 가릴 것 같아서 택배 받아보고는 아예 부착을 안했다. 그리고 두번째를 구매했다. 원형 거울에 각도조절도 되지만 사이드미러에 붙이는 부분이 길게 팔처럼 달려있어서 사이드미러를 가리는 부분이 작았다. 하지만 이것도 워낙 거울이 작아서 잘 보지 않게 되더라. 간혹 주차할 때 보려고 했지만 원형 거울이니 왜곡이 심해서 내가 주차선에 일직선으로 들어와있는지 아닌지 판단하기 애매했다. 그래서 결국 세번째. 왕 보조미러. 테이프로 붙이고 핀셋 같은 것으로 고정하는 타입이었다. 커서 전보단 잘 보이겠지 싶었는데, 거울의 각도조절이 너무 안 됐다. 아무리 옆으로 돌려도 내 차체가 거울의 절반이나 차지한다. 위로 최대한 올려도 바닥만 보였다. 주행중에 눈에 안 들어오는 건 작은 거나 큰 거나 마찬가지였고, 그래도 주차할 땐 확실히 도움이 됐다. 그러다 또 네번째. 이번엔 스패너로 나사를 조여서 고정하는 방식의 왕 보조미러를 샀다. 이게 각도조절이 잘 된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거다. 오늘 장착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꽉 조여야 했다. 사이드미러에 파인 자국이 남는다는 말이 이해가 됐다. 그렇다고 느슨하게 조이면 흔들렸다. 각도조절은 훨씬 자유로워서 좋았다. 이것도 써봐야 알겠지. 이만 정착하고 싶다. / 오늘로 혼운 100시간이 넘었다. 친구가 주말에 날 보러 왕복 100km가 넘는 길을 운전해서 왔다. 내가 운전을 그럭저럭 하게 되면 중간에서 만나도 될 텐데...

 

7월 21일 화 (121)

쓰던 통신사에서 요금할인약정기간이 끝나서 다른 요금제로 변경하면서 재약정 가입하려고 했다. 그런데 요금제들이 다 비싼 거다. 지금 사용중인 건 데이터가 1G라서 너무 적기 때문에 꼭 변경해야 했다. 고민하다 알뜰통신사로 번호이동신청을 했다. 오늘 유심이 등기로 온다고 해서 오전부터 운전을 나가지 않고 기다렸다. 막상 정오 즈음에 등기를 받았다. 운전연습을 안 나간 것을 괴로워하다가 각을 재보니 번호이동 개통되기까지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았다. 그래서 점심 먹고 운전연습을 다녀오기로 했다. 어제 비가 와서 볕이 강하지 않길래 깜짝하고 햇빛가리개를 펼쳐놓지 않고 내렸더니, 오늘 가보니 차가 찜통이었다. 일단 S쇼핑센터로. 오가는 길에 에어컨을 켜면 춥고 끄면 덥고 해서 껐다가 켰다가 반복하며 진땀을 흘리며 운전했다. 집에 오니 옷이 땀으로 젖었더라.... 오가는 길은 문제없었다. 다만 난 브레이크 밟은 초반에 거의 감속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걸 요즘 깨닫는 중인데 오늘도 그랬다. 그렇다고 초반에 넘 팍 밟으면 속도가 일찍 줄어버린다. 감이 아직도 안 온다. 오늘도 앞에 끼어드는 차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택시나 트럭들... 뭐 바쁘시겠지, 나는 급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대부분 신호에서 걸리는데 양보 안 하고 먼저 간다고 해서 좋을 것도 없으니 웬만하면 끼워준다. 아직 초보니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출퇴근 시간에 이랬다간 욕을 진탕 얻어먹겠다 싶다. 여튼 운전연습을 마치고 집으로 왔는데 좀 더 먼곳에 가보고 싶다. 이전엔 가야한다! 였는데 요즘은 좀 더 밟아보고 싶다!로 살짝 바뀌었다. / 아직까지 번호이동한 통신사에서 연락이 없다. 오늘내로 번호이동 가능한 거냐??

 

7월 23일 목 (122)

어제는 언니랑 외출할 일이 있었다. 오전부터 출발했는데 ㅈㅇㄹ를 달릴 때 비가 너무 와서 무서웠다. 와이퍼를 작동해도 퍼붓는 빗물에 앞은 안 보이고, 도로에 고인 물 때문에 앞차들은 물폭탄을 뿌리고, 안개마저 끼는지 몇몇 차들은 비상등을 켠 채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오른쪽에 있던 차가 차선을 밟더니 깜빡이도 없이 언니 차 코앞에서 차로변경을 했다. 분노한 언니가 클랙슨을 여러번 눌렀지만 그 차는 비깜도 켜지 않고 한번 더 차로변경하더니 사라졌다. 경차 상대로 사고내도 깽값 물어주기 부담 안 된다는 건가? 도로 위에 빌런들이 넘친다는 걸 느꼈다. 스트레스로 아랫배까지 아팠다고 언니에게 도착한 뒤에 말하니 내가 운전한 것도 아닌데 왜 공포에 질리냐고. 조수석에 앉아도 운전할 줄 아니까 무서운 거라고! 언니도 그래서 내 차 안 타잖아? 차에 타봐, 언닌 좀 맞.... / 어제의 공포체험 덕인지 오늘 오전에 보슬비 내리는 정도라면 운전을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7월에 장마라서 운전연습을 너무 못했기도 하고, 오후에나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 가볍게 S쇼핑센터 간판을 보고 오기로 했다. 가는 길에는 미리 빗물에 젖은 양쪽 유리와 사이드미러의 물기를 닦아준 뒤 에어컨을 틀고 내부 습기를 제거하고 출발했다. 가는 길에 커브길에서 내 앞차가 느리게 가길래 나도 느리게 가고 있었다. 추월하기에는 내 간이 작다. 그러다 그 차가 왼쪽으로 차로 변경을 해서 앞이 뚫렸지만 난 이제 곧 우회전 포켓 차로로 빠진 뒤에 우회전해야하니까 어차피 속도 줄일 거 그대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뒤에서 차들이.... 다 튀어나와서 4-5대가 내 앞으로 추월하더라. 다들 화장실이 급한가...? 그리고 브레이크 등이 모두 들어오지 않는 탑차와 왼쪽 깜빡이 넣고 오른쪽으로 차로변경해서 내 앞으로 오는 버스를 만났다. 오는 길에는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빗소리를 즐길 정도로 내리지는 않았다. 오후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 그 비를 다 맞히기는 싫어서 차를 지하에 주차해놓고 내렸지만, 다음주에도 비 소식이 줄줄이 있다고 하니 차를 닦아주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다. 물기제거용 수건이 물을 머금으면 크고 무거워서 손세탁하기도 힘들도 짜기도 힘들어서, 점점 게을러지는 티를 내고 있다. / 왼쪽 타이어가 좀 주저앉은 것처럼 보인다. 내 차에는 공기압경고등이 없다. 정비소 가서 공기압 체크하고 싶은데, 하찮고 귀찮고 돈 안 되는 손님 취급받을까봐 못 가고 있다. 찝찝하다. 주유소에 공기압 주입기가 있다고 하는데 평소 수치를 얼마에 맞추고 다니는지 몰라서 못 가겠다. 모든 주유소에 다 있는 것도 아닌 것 같고. 9월에 엔진오일 갈러 정비소 가면 공기압 체크도 부탁하면서 얼마 채우는지도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요즘 블박 영상에 잡음이 섞인다. 미세한 진동 때문에 지지지지지지 이렇게 들리는데 차의 진동이 심해져서 들리는 것 같다. 이유가 뭘까. 6월 초부터 들리기 시작했다. 사실 귀에는 잘 안 들린다. 하지만 블박영상을 확인하면 소리가 난다. 저속에서 우둘투둘한 노면을 달리면 소리가 나더라.

 

7월 24일 금 (123)

오전에 비가 내리더라도 나가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제법 많이 내리는 거다. 좀 더 기다려보기로 했는데, 결국 잦아들어서 안심하며 나갔다. 그래도 소심하게 양 옆유리와 사이드미러에 발수코팅제 바르고 문질문질한 뒤 나갔다. 결국 집에 돌아올 때까지 비는 오지 않았지만. / 주유소에 가서 기름을 넣었다. 주유기 앞에 차를 제대로 대기는 했는데 너무 앞으로 나가서 댔다. 이번엔 비닐장갑을 쓰고 주유건을 들었다. 항상 그렇듯이 20리터 주유했다. 이번달엔 운전을 잘 안 나갔더니 한달만에 주유한다. / 오는 길에 좌회전해야 하는 곳이 있다. 그런데 그 전 교차로에 비보호 좌회전 차로가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좌회전하는 차는 거의 없고 그 앞으로 내가 좌회전해야하는 차로가 이어져 있어서 직진한 뒤 다음 교차로에서 좌회전해도 된다. 이게 편해서 미리 비보호좌회전 차로로 들어간다. 물론 나처럼 하는 차들이 많다. 그런데 내 앞에 있던 택시가 정말 좌회전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거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옆차로로 차로변경해서 가기는 싫어서 택시가 좌회전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뒤에 있던 탑차가 나에게 빵을 날리는 거다. 앞의 상황도 잘 모르면서 내 차 뒷유리에 초보가 대문짝만하게 붙어져 있으니 일단 빵부터 날리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결국 그 차는 0.1초 기다리다가 휙 옆으로 차로변경한 뒤에 빠져나갔다. 택시가 비호보좌회전을 한 뒤에 난 그대로 직진해서 좌회전 차로로 나가는데 2차로에서 달리던 차들이 좌회전 차로에 들어오겠다고 미친 듯이 내 앞을 가로막더라. 오늘도 느꼈는데 차로변경의 다른 말은 몸빵이 아닐까 한다. 일단 밀고 들어온다. 나 박으면 경차, 네가 손해인 거 알지? 이런 느낌으로. 초보 스티커를 떼어야 하나. 친구는 올림ㅍ대로를 주로 달리는데 처음엔 초보스티커를 붙였다고 한다. 하지만 잘 달리고 있는데도 무리해서 추월하려는 차들 때문에 오히려 위험하다는 생각에 스티커를 뗐고, 운전하기 훨씬 수월해졌다고 한다. 한 2년은 붙이고 다니려고 했는데, 고민된다. 아무래도 계속 붙일 거 같기는 하지만....

 

7월 27일 월 (124)

비가 왔지만, 많이 오지 않아서 운전연습을 나갔다. 이제 조금 오는 정도에는 가까운 데로 운전 가능하다. 그래서 가까운 데 살짝 다녀오기로 했는데 가는 중에 비가 잦아져서 망설이다가 그냥 갔다. 오늘의 나는 초보 주제에 거칠었다. 이번달엔 급감속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건만 기여코 오늘 나왔다. 솔직히 내가 그렇게 급감속했는지 느낌이 없어서 억울하다. 점수 올라가는 건 엄청 힘들건만 떨어지는 건 순식간이다. 열심히 모아온 점수를 한순간에 4점이나 뺏겼다. 이전 어느 한순간부터 티맵 운점 점수가 더 박해진 것 같다. 그리고 차로변경을 막 밀어붙이면서 했다. 다음다음 신호에서 좌회전해야 했다. 이번 신호등 지나면 생기는 포켓차로는 다음 신호등 좌회전 차로로 알고 있다. 거기에 벌써 차들이 꽉 차있는 거다. 여기서부터 줄을 서야하나 싶었지만, 포켓차로 생기는 시작점까지 줄이 서 있어서 내가 거기에 차를 댄다면 차로 하나를 막는 셈이 되었다. 고민하다 지나쳤다. 좌회전 못하면 좌회전해야 하는 곳으로부터 교차로 두개 더 건너서 유턴한 뒤에 우회전하면 되기는 한다. 그런데 달리다가 다음 교차로에서 신호가 걸려서 서있게 되었다. 고민하다가 파란불 되자마자 옆으로 밀어붙이듯 차로변경해서 좌회전 차로에 들어갔다. 뒤차가 날 얌체로 생각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뒤차에게 미안했지만 순간 차로변경할 때는 그거에 신경쓰느라 비깜을 못 켠다. 정신차리고 나면 시간이 지난 후라 뒤늦게라도 켤까 땀흘렸지만 너무 쌩뚱맞을 것 같아서 말았다. 불편한 마음으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다 신호가 떨어졌는데, 여기 좌회전 신호가 정말 짧다. 빠듯하게 건너면 4-5대가 건너갈 수 있다. 안 그래도 뒤차에게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달리는데 주황불이 되었다. 멈춰야할 것 같았지만 건너야 한다! 싶어서 건넜고, 정지선 지난 찰나에 빨간불로 바뀌었다. 어차피 뒤차는 건널 수 없는 상황이었던 거다. 블박 영상을 보니 뒤차는 날 진작에 미친 자로 판단하고 멀찍이 떨어져서 오고 있었더라. 나도 멈출 것을. 아직 룸미러 보는 게 부담이 되어서 뒤차를 잘 못 살피다보니 이런 잘못된 선택을 한다. 뒤차를 잘 못 보는 건, 내가 운전을 못하니까 날 욕하고 있을까봐.... 블박 영상도 뒷 채널은 잘 못 본다. 보면 괴롭다. 하지만 괴롭고 마음이 불편하다고 외면하며 될 대로 되라 식으로 운전하면 안된다는 것도 안다.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이 되면 퇴행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보통 여자들이 그런 성향이 강하다고 하는데, 성별 상관없이 나는 확실히 그런 면이 있다. 정신차리자. / 요즘 깜빡이를 너무 직전에 넣는 것 같다. 그야말로 부산식이라고 할까. 예전에는 엄청 미리 켜고 달렸는데 어느 순간부터 먼저 켜고 끼어들지 판단하기보다는, 살피고, 판단하고, 가능하다 싶으면 깜빡이 켜고 들어간다. 으음. 물론 좌회전이나 우회전, 꽉 막히는 상황에서의 끼어들기, 진출, 진입 시에는 미리 켠다. 왠지 갈수록 나도 '그들'의 일원이 되는 느낌... / 차의 진동이 심해진 듯. 에어컨 켜면 더 그렇다. 정비소 가고 싶은데 못 타줄 정도로 그런 건 아니라서 또 초예민한 종자 취급받을까봐 못 가겠다. 젠장, 차라리 리프트 쓰는 비용이랑 기본 점검비 내라고 하라고. 눈치주는 게 더 싫다. 공기압도 ㅎㄷ는 이제 공임비 받는다는데 차라리 주는 게 마음 편하겠더라.

 

7월 28일 화 (125)

오랜만에 H대 삼거리를 다녀왔다. 역시나 이 길은 대형 화물차들이 많이 다녀서 무섭기도 하고 바닥에 흙과 돌이 많아서 오늘도 돌빵 몇번 맞았다. 길 자체가 울퉁불퉁한 부분이 있는데 내가 항상 가속하게 되는 포인트라서 오늘도 우다다다다닷 달렸다. 이러다가 내 차 다 망가지겠네. 차의 소음이 심해진 게 이 길 몇 번 다녀온 다음인 것 같거든. 그래도 차가 그렇게 많지 않고 내가 갈 수 있는 길들 중 최장거리(25km)라서 그 달의 주행거리가 부족하다 싶으면 할당량 채우는 심정으로 다녀오는 곳이다. 슬슬 다른 길 가봐야하는데. 밤에 생각할 때는 이제 나도 ㅈㅇㄹ 탈 수 있을 것 같지만 오전에 운전하러 나갈 때는 여지 없이 쭈그러지며 그냥 가던 길을 가게 되는 거다. 이 순간은 극복해야하건만 겁이 너무 많아서... 게다가 계속 장마이니 변명할 게 늘어난다. / 급감속은 이전에 비해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 그러니까, 그냥 미리 브레이크를 밟는다. 성격급한 뒤차들은 짜증이 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먼저 살고 봐야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여전히 문제인 건 딜레마존. 오늘도 주황불이지만 갈 수 있겠어! 이러면서 달리다가 빨간불이 되었는데 건넜다. 멈출 수 있는 속도였는데도 한번 건너겠다며 엑셀에 발을 두면 그게 브레이크로 쉽게 안 가는 듯. 이것도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이다. 마음 가짐의 문제인가. 신호가 한참 전에 들어온 상황에서 나까지는 건널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간다. 이걸 나는 못 건널 수 있다-로 바꿔야겠다. 안전의 문제도 있지만, 요즘은 뒤차가 심하게 의식되는데 이러다가 언젠간 신고당할 거 같다. / 도로가 젖어도 요즘은 운전연습을 나가니까 차의 밑 부분이 더러워진다. 차가 꼬질꼬질하지만 또 비 오니까! 이러면서 방치중이다.

 

7월 30일 목 (126)

어제는 나가려고 채비를 다 차렸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왔다. 차에 가보고, 내 실력으로 운전하기에는 불안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지하주차장으로 차를 옮겨놓고 이왕 빗물에 차가 불었으니 물기제거타월로 닦아줬다. 아랫부분은 다른 수건으로 닦았는데, 흙탕물이 많이 튀어서 시커멓게 묻어나왔다. / 오늘은 일기예보와 다르게 비도 안 오니 어디를 갈까 하다가 차를 타기 직전에 보니 앞 타이어들이 더욱 바람이 빠져보였다. 전부터 고민했지만 이번에 충동적으로 정비소로 가자고 결정했다. 나의 문의사항은, 앞 타이어가 바람이 빠져보인다, 특히 왼쪽이 그렇다. 여름되고서 진동이 좀 더 심해진 것 같다. 평소에 핸들이 아주 조금 왼쪽으로 쏠린다. 시동걸 때 RPM이 2,000까지 치솟는다. (이전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올랐다가도 금방 내려왔는데 요즘은 시간이 좀 걸린다. 이건 말 못했다.) 점검해보신다고 하시더니 결론은, 모두 이상없음. 타이어 공기압도 정상이고 소음도 시운전해본 결과 문제가 있어보이지 않는다. 시동걸 때 RPM은 원래 그렇다. 핸들은 아주 조금 왼쪽으로 치우는 것 같기도 한데, 엄청 예민하지 않는 한은 느낄 수 없는 부분이다. 하부도 문제없고, 괜히 이 미세한 느낌을 잡으려고 세부조정 들어가다가 돈만 많이 들고 좋은 결과는 못 얻을 수 있다, 타이어 교체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편마모도 없으니 좀 더 운행하다가 심해지면 조치를 취해보자고 하셨다. 휠얼라인먼트를 보고 싶다면 봐줄 수 있다고 했지만, 내가 2월에 이미 맞췄으니 됐다고 하자, 돈이 안 드는 쪽으로 하는 게 좋을 거라고 동의하셨다. 여기는 다른 곳에 비해서 2, 3배 비싸기는 한데, 쓸데없이 뭐를 하라고는 안 해서 좋다. 고칠 필요없으면 없다고 말하고... 하지만 매번 갈 때마다 문제는 없고 내가 예민한 사람이 되니, 못 잡아내는 건지 내가 정말 초예민한 건지 모르겠다. 여튼 타이어 한짝에 95,000원 주고 세짝이나 바꿨으니 조금 이상 생기면 뻔뻔하게 드나들어야겠다. / 집으로 다 와서 비보호좌회전이 있는데 내가 느끼기엔 직진하는 택시가 거리가 좀 되길래 좌회전했다. 하지만 택시 입장에선 아니었나 보다. 빵을 연사(네번?)하며 내 뒤를 지나가더라. 비보호 좌회전에서 너무 급하게 들어가는 걸 조심해야겠다. 택시도 성질 나쁘기는 했지만. 다시 영상 확인하니 나는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아마 내 뒤에 차가 따라서 나올까봐 울렸나보다. / 직원이 시운전한 영상이 녹화됐는데 엄청 거칠게 운전하더라. 게다가 차로변경하려는데 옆에 차가 느리게 가니까 거칠게 욕까지... 차문도 꽝 닫고... 뭔가 짜증나는 일이 있었는지 원래 그런 사람인지. 그런데 콩알만한 차 타는 여자가 와서 조잘대니까 더 짜증났으려나? 계속 다녀야 하나 싶다.

 

7월 31일 금 (127)

토요일부터 줄줄이 비가 온다고 하길래 오늘은 최소 20km는 운전하려고 했다. H대 삼거리 가고 싶지만, 거기 코스 다녀오면 확실히 차의 진동이 더 심해져서 가기가 꺼려진다. 다른 코스를 발굴해야하는데. / 그런 야심찬 내 계획엔 아랑곳없는 몸은 오늘은 행사 시작이라고 땡깡을 부렸다. 아플 기미가 보이자마자 처방받은 진통제를 먹으니 통증이 사그라졌다. 약효가 너무 잘 들어서 무서웠다. 여튼 원래라면 자리보전하고 드러눕지만 약 먹어서 통증도 없으니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오겠다며 나갔다. 항상 마음편한 주유소 갔다가 M전문대 경유해서 오는 길. 오가는 길에 문제 없었다. / 에어컨을 켜면 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핸들을 쥔 오른손을 때려서 온도 중간에 놓고, 아래에서 바람이 나오게 하고 바람 방향도 아래도 한 뒤에 켰다가 껐다가 했다. 그러면 찬 공기가 아래로만 가니까 공기순환도 안 일어나고 추웠다 더웠다 반복이었다. 하지만 송풍구를 보니까 바람 방향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뿐 아니라 좌우로도 움직일 수 있더라. 그래서 중간에서 바람이 나오도록 하고 방향은 위 & 오른쪽으로 했더니 공기순환이 되면서 너무 시원하고 좋은 거다. 그래도 언덕길에서는 에어컨을 꺼야했지만. 이 코스엔 언덕길이 두세번 있어서.... 에어컨 필터를 주문했는데 언제 교체하려나. 작년 10월에 교체하고 안 해서 엉망일 듯하다. 에어컨 틀면 초반에 묘한 냄새가 풍- 난다. / 이번 달 운전 결산을 내보니, 전처럼 비가 오면 무조건 안 나가는 건 아니지만 짧은 거리만 다녀와서 그런지 총 운행거리가 짧더라. 어쩔 수 없지. 그래도 급감속이 1회밖에 안 잡힌 건 고무할 만한 일이다. / 지금까지 간과한 것. 언덕길에서 멈추게 될 경우 앞차와의 안전거리 더 띄우기. 비오는 날에는 라이트 켜기. 오토로 해놓고 다니지만 비오는 날에는 안 켜지는 경우가 많은 듯.

 

 


7월 총계

 

주행거리 : 248.3km (1,904km)

주행시간 : 13시간 48분 (106시간 27분)

월별 운전점수 : 96점 (급감속 1회)

종합 운전점수 : 64점 (과속 1회, 급감속 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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