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금 (76)

어제는 공휴일이라고 쉬었고, 오늘은 공휴일은 아니지만 쉬는 사람도 많으니 운전 연습을 쉬고 싶다, 말했다가 어머니가 오늘도 쉬면 목, 금, 토, 일 4일 연속 쉬는 게 되니까 운전을 나가라고 하셨다. 죽상을 하고 나가서 S쇼핑센터 간판 보고 왔다. 들러서 주차해볼까 하다가 가는 길에 엄청 나게 막힌 걸로 봐서 사람들이 많을 듯하여 이번에도 포기. 올 때는 안 막히고 단속 카메라 없는 길로 잘 왔다. 그러고 주말 내내 운전 안 할 거니까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기로 했다. 요즘 앞유리에 뭐가 계속 들러붙는 거 같은데 워셔액 뿌리고 와이퍼질 해도 안 없어져서 스트레스 받고 있었다. 지하에 넣어두면 좀 덜 하길래 이번에도 지하에 넣어두려고 했는데, 뒤에 차가 내가 주차하길 기다리는 거다. 난 항상 다른 차가 없을 때만 주차를 해봐서 엄청 마음이 급해졌다. 그런 데다가 이 지하주차장은 어두워서 잘 보이지가 않는다. 허겁지겁 차를 주차선 안에 밀어넣는데 왼쪽 사이드 미러가 톡! 하고 왼쪽 기둥에 부딪혔다. 식겁하며 다시 간격 벌려서 들어갔다. 그런데 너무 왼쪽에 붙은 거다. 내가 이러는 사이에 내 뒤에 있는 사람은 이미 주차를 완료하고 차주는 지하주차장을 벗어났다. 난 수정 주차를 하려고 차를 앞으로 빼는데, 이번에도 사이드미러가 톡! 했다. 으아아아, 무슨 일이야ㅠㅠㅠ 이러면서 다시 간격 벌려서 넣었다 뺐다 하다가 제대로 주차되어서 시동끄고 내렸는데.... 아.... 범퍼 왼쪽에 묻은 노란색 페인트와 긁혀나간 도장면.... 더욱 무서운 건 내가 기둥을 긁었다는 걸 못 느꼈다는 점이었다. 너무 당황해서 내 차의 4면을 다 돌아봤다. 혹시나 오른쪽 차 긁었을까 아찔해졌다. 다행히 기둥에 혼자 긁었더라.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일단 집으로 왔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주말 내에 해결을 해야 마음이 편할 거 같았다. 결국 다시 가서 원래 세워두던 실외주차장에 차를 옮기고, 집으로 가서 급하게 점심을 때운 뒤, ㄷㅇㅅ에 들러서 컴파운드며 이것저것 샀다. ㄷㅇㅅ 가는 길에 내 눈엔 차들만 들어오더라. 그리고 깨달았다. 이 세상은 긁힌 차와 안 긁힌 차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반질반질한 범퍼들이 어찌나 우월해보이던지. 재료들을 가지고 주차장으로 갔다. 도장면이 긁히고 밀리면서 우둘투둘하게 범퍼에 붙어 있었는데 그걸 갉아내지는 못했다. 겁나서. 일단 사포를 사기는 했는데... 그냥 파인 곳에 붓펜을 칠하기로 했다. 수전증이 심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쪼그리고 앉아서 온갖 흉한 포즈로 붓펜칠을 하고 있는데, 연휴를 맞아 부모님 댁을 방문한 누군가가 차를 타고 떠나려나 보다. 두 식구가 차를 빼놓고 작별 인사를 나누는데, 체감상 1시간은 걸린 것 같다. 추하게 쭈그려 붓펜칠 하는 나, 옆에서 작별 인사를 1시간 동안 나누는 사람들. 이어폰 끼고 무념무상으로 붓펜칠만 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예상보다 페인트가 너무 펑펑 나와서 별짓을 다 해보다가 양 조절이 된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울퉁불퉁하게 칠해진 다음이었다. 뭐 어쩔 수 없지. 난 최선을 다 했다. 생각보다 느리게 말라서 1차로 발라준 뒤, 1차 때 빈 곳이나 너무 흐리게 칠해진 부분만 다시 메꾸듯이 발라주고 작업을 끝냈다. 내일 가서 한번 더 발라주고 사포로 살살 문지른 뒤 투명 붓펜칠해야겠다. 그리고 손잡이 안쪽(도어컵)에 손톱자국이 비위 상하도록 심했는데 컴파운드 큰 거 산 김에 거기도 닦아줬다. 완전 잘 닦여서 속이 시원했다. 범퍼 긁히고는 기분이 진짜 진짜 나빴다. 난 운전을 하면 안되는 사람인가 고민했는데, 붓펜칠하니 멀리서 보면 일단 땜빵은 안 보여서 기분이 좀 나아졌다.

 

5월 4일 월 (77)

내 차 다친 사진을 식구들에게 보여주니 그냥 타고 다니라고 했다. 붓펜칠하니 크게 티가 안 난다고. 하지만 실제로 보더니 많이 까졌잖아?! 라는 반응. 복원집에라도 데려가고 싶지만 가난한 나는 참습니다. 어제까지 매일 한번씩 붓펜칠해서 총 3차까지 발라줬다. 그런데도 마르면 바른 부분이 내려앉더라. 오늘 하루는 쉬고 내일 4차로 발라줬다가 미세 사포(3000, 5000, 7000 주문했다. 사포질 하라길래 ㄷㅇㅅ에서 산 사포 사용하려다 찝찝해서 검색해보니...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일낼 뻔했다.)가 택배로 오면 살짝 갈아보고 투명 붓펜 발라주려고 한다. 매일 상처자국을 보니 처음의 충격이 좀 가라앉은 듯도 하다. / 내일은 공휴일이므로 쉴 거니까 오늘은 운전을 다녀와야했다. 매달 초면 몸이 불편해지는데 기미가 이상해서 진통제 먹고 가까운 정비소 가는 길로 출발. 요즘 너무 더워져서 에어컨을 틀어야했다. 소심하게 바람 한 칸. 꽃가루며 벌레가 극성이니 창문은 못 열었다. 여는 사람들은 또 잘 열고 다닌다. 신호대기 중에 갑자기 옆차 운전석 쪽 창에서 손이 쑤욱 나와서 본인 차체 옆을 짚거나 하면 깜짝 깜짝 놀란다. 지붕 쪽을 많이 짚더라. 담배를 쥔 채 창턱에 기댄 손도 많이 발견된다. 운전은 무난하게 하고 왔다. 내 옆과 뒤의 사람은 무난하지 않았을 것 같지만. 중간에 배가 살짝 아파서 좀 막 운전한 것 같다. 브레이크를 다른 차들에 비해서 늦게 밟는 편인데 (초보라서 그런가, 원체 속도가 높지 않으니까 그런가) 오는 길에 뒤에 있던 택시가 날 좀 경계하는 것 같았다.

 

5월 7일 목 (78)

공휴일 안 나가는 건 나름 규칙이 되었고... 어제는 몸이 안 좋아서 못 나갔다. 오후에라도 나갈까 하다가 오전에 토하고 식은땀 흘리며 바닥을 굴렀기 때문에 너무 피곤해서 안 나갔다. 4월 말부터 5월 초는 쉬는 날이 많아서 드문드문 운전을 해서 그런가 오랜만에 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차선이 자꾸 안 맞아서 휘청휘청 돌아다녔다. 몸이 여전히 별로라서 가장 단순한 주유소 가는 길로, 그냥 바퀴를 굴려준다는 느낌으로 갔다왔다. 너무 더워서 바람은 1로 해서 에어컨 틀었다. 그랬더니 아무리 엑셀을 밟아도 차가 안 나가더라. 시내인데도 이러니, 빨리 달려야할 때는 에어컨 끄고 창문 열고 달려야 하나. 썬바이저에 왕보조거울 달려있어서 바람소리 장난 아닌데. 오늘은 딜레마존에 계속 걸렸는데 다 건너버렸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몰라도 신호등이 계속 눈에 안 들어왔다. 오늘따라 차선이 안 맞아서 시야가 아래로 내려갔기 때문에 그런 듯하다. 단속카메라가 없는 곳들이라 다행이지만, 이렇게 막 운전하면 안 될 것 같다. 굉장히 좁은 구간에서는 좌회전하는데 진입해야할 도로가 꽉 막혀서 꼬리물기를 한 상황이 되었다. 내가 직진해야하는 맞은편 차선을 막은 상태. 1차로로 들어가서 또 좌회전해야했는데 뒤에서 차가 오기 전에 2차로까지 머리를 들이밀어서 겨우 흐름을 틔워줬다. / 짧은 코스를 달린다고 해서 쉬운 것도 아니고 매일 도로 상황이 같지도 않다. 그러니까 나가기 싫다면, 너무 겁이 난다면 가까운 곳이라도 매일 운전해야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레벨업을 하기 위해서 주행거리도 늘리고 새로운 곳도 가봐야하는데, 겁 많은 혼운 초보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XX년 역사의 장롱면허가 19년 11월에 20시간 연수받고 12월부터 동네 돌아다니다가 볼라드를 쳐서 뽑아버리는 혼박 사고도 내고, 중간에 10시간 연수 더 받고도 비실비실 근처만 돌아다니다가 최근에는 지하주차장에서 범퍼도 갈아보고... 어느덧 혼운은 5개월이 넘었는데 난 왜 발전이 없는가. 여전히 겁나고 차선도 맞았다가 안 맞았다가, 왔다갔다 비틀비틀 운전하고. / 범퍼 긁힌 부분은, 붓펜칠을 나름 곱게 하고 잘 말렸지만, 처음부터 잘못했던 거 같다. 긁혀서 울퉁불퉁한 부분을 좀 더 잘 정리하고 붓펜칠을 했어야 했는데. 정리 못하고 칠하니 더 지저분해졌다. 뒤늦게 정리하려고 미세사포를 샀는데, 괜히 건드리면 더 큰일낼 것 같아서 포기하고 투명 붓펜칠로 마무리하고 손떼기로 했다. 볼 때마다 마음이 쓰라린데, 나중에 여유 생기면 고쳐주거나 해야할 듯 지금은 무리이다.

 

5월 8일 금 (79)

가장 멀리 가는 코스라고 해봐야 S쇼핑센터인데, 거기 갔다오기에는 차 안이 너무 더워서 가까운 데만 가게 된다. 오늘은 또 자동차검사소 코스. 그냥 M구청 코스라고 해야하나. 오가는 길은 무난... 했나? T자형 삼거리로, 두개의 차로가 눈치봐서 우회전해서 합류(?)해야하는 구간에서 나는 진입할 타이밍을 놓쳤다. 난 1차로에서, 진입해야 할 직선 차로가 신호대기로 막히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2차로에서는 앞차와 사이가 벌어지는 차 앞으로 눈치보며 끼어들어서 우회전할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진입하는 것도 힘들고 진입해도 곧장 1차로로 차로 변경해야하니, 내 기준 상 힘들다. 그래서 진입해야 할 직선 도로가 신호로 흐름이 끊기기만을 기다렸다가 곧장 1차로로 들어가는 게 안전하다. 다행히 뒤에서 빵을 안 하길래 기다리다가 기회가 생겨서 우회전해서 들어갔는데, 블박 영상 확인해보니 내 뒤에 차가 2대나 바뀌었던 거였다. 대문짝만한 초보 스티커 때문인지 빵을 안 하고 알아서 피해가는 고마운 사람들... 다들 10초 정도 참다가 2차로에 차가 없으니 꺾어서 그쪽으로 간 뒤에 눈치봐서 우회전하더라. 룸미러를 아직 잘 못 봐서 몰랐다. 내가 룸미러에 비친 걸 의식하는 경우는 드물다. 내 뒤에서 급격한 끼어들기가 이루어지거나 오토바이가 왔다갔다 달리는 등 움직임이 큰 상이 비치면 어렴풋이 인식하는 정도이다. 여튼 무난히 갔다왔다. 시야가 좁다는 걸 매번 느끼며 이번엔 좀 넓게 보려고 했는데, 신호등을 신경쓰면 차선이 잘 안 맞고, 차선에 신경쓰면 신호등을 놓치니... 괴로운 일이다. 연수 때 고속도로에서도 멀리 안 본다고 혼이 났건만. 내 자세도 문제이다. 몸이 비뚤어지고 목도 비뚤어져서, 매번 차선 맞추는 기준이 바뀌는 것 같다. 언제부턴가 몸이 오른쪽으로 쏠려있다. 왜 이러지. / 뒤늦게 깨달았다. 위에서 말한 우회전해야하는 삼거리 가기 전에, 우회전해야 하는 사거리가 있었는데, 빨간불이 되어서 일단 멈췄다. 잠시 후 횡단보도의 보행자신호가 파란불이 되어서 사람들이 건넜다. 그러고 보행자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었는데도 난 멍하니 계속 서있었다. 내가 첫번째로 우회전하는 경우가 오랜만이라 헷갈린 것 같다. (헷갈릴 걸 헷갈려야지) 거기가 직우 차로이기는 했는데, 내 뒤 차들은 왜 빵을 안 했을까. 차량신호가 초록불로 바뀐 뒤에야 우회전해서 들어갔.... / 주말 내내 비가 온다길래 송화가루 좀 떨어지고 때 좀 불라고 밖에 세워놨다. 그리고 지하주차장은 기둥에 크게 긁힌 뒤에는 들어가기 더 싫어졌다. 오늘도 내 차의 범퍼가 얼룩덜룩한 게 신경쓰이는구나. 요즘은 길가다보면 차들 범퍼밖에 안 보인다. 긁혔거나 안 긁혔거나. 부분 도색했는데 변색됐거나 도장면이 일어났거나.

 

5월 11일 월 (80)

욕구에 사로잡혀 자기통제력을 잃은 인간들 때문에 난리구나. 일선에서 격무로 갈려나가는 분들 생각하면 너무 슬프고 화가 난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 비가 주말 내내 온다고 했는데 토요일까지만 와서 일요일 오전 중에 차를 닦아주러 나갔다왔다. 늦잠자는 바람에 차가 말랐을까 걱정했다. 가는 길에 차들을 보니 거의 다 말랐더라. 하지만 역시 왁스 한번 제대로 먹어보지 못한 내 차는 혼자서 물방울을 이고지고 있더라. 이전에 마트에서 산 물기제거용 타월을 이용해서 닦아줬다. 물기 흡수가 잘 되어서 좋았다. 전에는 그냥 유리닦기용 극세사 타월로 닦아줬었는데, 그 타월은 물기 흡수가 안 되어서 여러번 닦아줘야 했고 크기도 작아서 손이 많이 갔었다. 타월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 월요일이니까 그나마 가장 먼길로. S쇼핑센터에 갔다왔다. 가는 길에는 엄청 막혔다. 앞차의 왼쪽 테일램프에 빗물이 차올라서 찰랑찰랑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어케 좀 해보세요.... 오는 길은 차가 별로 없고 단속카메라도 없으며 코너가 있고 제한속도 60km/h인 구간이 있는 길로 왔다. 막상 제한속도 60km/h인 구간에서는 괜찮은데 시내(?) 진입해서 브레이크가 늦은 경우가 종종 있어서, 만약 비나 눈이 와서 길이 미끄러웠으면 위험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주말에 쉬다가 운전하면 반응이 느려지는 경향이 있는 듯. 그래도 정지하면서 몸이 많이 쏠릴 정도의 급정거는 없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급감속을 한번 했다며 열심히 모아놓은 내 운전점수를 3점이나 빼앗아갔다.

 

5월 12일 화 (81)

오늘은 날이 어두우니(...별의별...) 가까운 곳에 다녀왔다. 그러고 보니 내가 현재 다니는 코스는 크게 4개인데, 2개는 10km 정도, 하나는 14km, 가장 긴 코스는 19km이다. 좀 더 멀리 나가고 싶은데 새로운 코스를 개척하기 힘들다. 2월에 마지막으로 다녀오고 안 간 코스 중에 왕복 25km 코스가 있기는 한데, 거긴 화물트럭이 많이 오가서 주행하기도 겁나고 도로도 흙, 돌 등이 많이 떨여져 있어서 타이어가 갈리는 느낌이다. 돌빵도 많이 맞는다. 끙, 그래도 언젠간 가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오늘은 원래 주유소 가는 길로 갔다가 가보지 않은 길로 돌아오려고 했다. 하지만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운전나가기 전까지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결국 어차피 얼마 뒤에 주유해야 할 것 같으니, 주유할 때 가보기로 하고 오늘은 정비소 가는 길로 다녀왔다. 가는 길에 우회전으로 합류하는 구간이 있는데 진입 후 난 1차로로 빠져야 해서 우회전하고 진입 직전에 왼쪽 깜빡이로 바꾸고 타이밍을 노렸다. 차가 안 오길래 일단 3차로에서 2차로 들어갔다가 사이드 보고 1차로로 들어가려는데 뒷차가 먼저 나오려고 하더라. 완전히 다 나온 건 아니고 2/3 정도? 그래서 그냥 속도 올리고 내가 먼저 1차로로 들어갔다. 오는 길에는 무난했는데 급한 좌회전 뒤 급한 우회전을 해야하는, 도로 폭도도 좁은 구간에서 난 1차로, 2차로에는 큰 관광버스가 있어서 주눅들면서 회전했다. 좌회전 하기 전에 브레이크 밟고 최대한 좁게 도는데 뒤에서 빵을 날린 것 같았다. 신호 끊긴다고 빨리 가라는 뜻이었나? 아님 나에게 날린 게 아닌 건가? 이전에는 빵 소리만 나도 난가? 내가 뭐?! 이러면서 기분 나빠했는데 요즘은 좀 무뎌진 것 같다. 오히려 나에게 날리는 건데 내가 못 알아챌까봐 그게 걸릴 정도. 다들 성질부리느라 빵하는 것만은 아니고, 내가 못 보는 위험의 가능성을 뒷차나 옆차가 보고 주의를 주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사람도 별별 사람 다 있고, 그 별별 사람들이 운전을 하니, 무조건 비관하지만도 낙관하지만도 말아야겠다.

 

5월 13일 수 (82)

오전은 운전연습하는 시간이므로 비가 온다면 그날은 쉬는 날이 된다. 비오는 날도 연습삼아 나가보는 건 어떨까 하겠지만, 아직도 브레이크가 늦기 때문에 도로가 젖어있는 상황에서는 불안해서 나가기가 싫다. 금, 토, 월 오전에 비가 온다고 하니 그날은 쉬고, 그렇다고 쭉 연결해서 4일 연속으로 쉴 수는 없기 때문에 일요일에 주유하러 갈까 했다. 갈 때는 아는 길로, 돌아올 때는 처음 가보는 길로. 원래는 주유하고 곧장 유턴해서 돌아오는데, 거기에서 유턴하지 말고 좌회전해서 돌아올 수도 있더라. 물론 모든 길은 다 통하니까. 낯선 구간을 조금 달리면 또 아는 길이 나오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라도 부담은 덜 할 것 같았다. 그래도 일요일 오전 한가할 때 가보자, 싶었는데 오늘 보니 기름이 절반 이하로 남았더라. 난 그러면 왠지 불안해진다. 결국 오늘 주유하러 가기로 했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20리터 주유하고 난 다음에 주유소를 빠져나와 유턴&죄회전 차로로 빠져야 하는데, 못 들어가고 지나쳐버렸다. 정신이 없구나. 다음 블록에도 유턴 차로가 있어서 거기에서 유턴하고 신호를 기다리면서 고민했다. 아까 좌회전 못한 구간에서 우회전하면 원래 가려던 코스로 빠질 수 있다. 한번 시도해볼까...? 하지만 역시나. 그냥 아는 길로 해서 돌아왔다. 누가 강제로 시키지 않는 한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 힘들다. / 아침에 주차장에 갔는데 내 차 운전석 쪽에 엄청 움푹 파인 문콕 두개를 발견했다. 기가 막혀서 사진을 찍고 보니 왼쪽 C필러에는 새똥이... 이것도 닦아야겠-! 이러면서 보니까 내 차가 아니었다. 내 차 옆옆에 있는 같은 색상의, 같은 기종의 차였다. 그 차는 페리된 후의 모델이었지만. 남의 차를 만져보고 사진을 찍다니. 다행히 한적한 곳이라 주변에 사람은 없었지만 민망해서 재빨리 내 차로 갔다.

 

5월 14일 목 (83)

내일은 비가 오니까 운전연습을 쉴 수 있구나 이 생각만 했다. 한동안 못 나갈지도 모르니 오늘은 달려줘야겠다 싶어서, H대 삼거리 갈까 하다가 이번에도 역시나 그냥 가던 길 갔다. S쇼핑센터. 가는 길에 막혔고 오는 길은 단속 카메라 없고 비교적 차가 적은 곳으로 해서 왔다. 요즘 운전하면 너무 덥다. 그래서 에어컨을 바람 1로 해서 온도는 중간보다 살짝 시원한 쪽으로 해서 켜는데, 그러면 내 기준으로는 또 추운 거다. 에어컨을 켜면 춥고 끄면 덥고. 반복하다보니 감기에 걸릴 것 같다. 이 부실한 몸. 오가는 길 무난했던 거 같다. 역시 차가 막히고 옆에 택시가 있다면 300% 깜빡이도 안 켜고 들어온다. 택시 아닌 차도 마찬가지이지만 70% 확률? 경차 몰려면 성격 좋아야 한다는데, 원래 앞질러 가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웬만하면 다 껴준다. 그러니 깜빡이라도 켜고 들어왔으면. / 이전부터 느낀 것이지만, 차들이 내 뒤에 서기 싫어하는 것 같다. 뒤늦게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는 경향이 있으니 뒤에서 따라오기 신경쓰이는 게 아닐까. 초보운전자들이 대부분 이런 경향이 있기는 한데... 운전 스타일도 있는 듯하다. 언젠가 내 앞에 있던 탑차가 팍팍 서고 붕붕 나가고 해서 뒤따라가다가 여러번 놀란 적이 있었다. 앞차가 그러니까 운전하기 피곤했다. 그간 본 초보운전 차들은 초보운전문구를 붙였느냐 안 붙였느냐로 나뉜다. 1. 일단 초보운전문구를 붙인 차들. 이 차들의 경우 차종에 따라서 좀 다른데, 대략적인 차이다. SUV는 난폭하게 운전한다. 초보라서 저렇게 거칠게 운전하나 싶다가도 초보답지 않은 대범한 면모도 보여서 초보가 아닌가 (가족끼리 차를 공유하는데 가족구성원 중 초보가 있는 경우) 싶기도 하다. 그외 차들은 그럭저럭 무난하게 운전하는 중고초보들이 많은 듯하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한 차를 만났다. 초보운전문구를 붙인 앞 차는 시내 도로 위에서 브레이크를 2, 3초에 한번씩 밟았다. 막혀서 그런가 싶었는데 안 막힐 때도 브레이크 등이 깜빡-깜빡-깜빡-깜빡-깜빡-깜빡. 그런 차는 처음 봤다. 보통 앞차가 브레이크 밟으면 주의하며 나도 밟는데, 그 차는 상관없이 하도 밟아대니 차간거리가 벌어지나 붙나만 의식하며 운전했다. 2. 초보운전문구를 안 붙였지만 몹시 이상한 차들. 어제도 만났다. 진짜 느렸다. (지금도 빠르지 않지만) 나도 저랬겠지 이러면서 따라서 기어가는데, 깜빡이를 전혀 넣지 않는 거다. 원래 초보운전자들은 다른 건 못해도 깜빡이 하나는 잘 넣지 않는가? 초보운전문구는 없고, 기어가고, 깜빡이는 전혀 안 넣고. 무서운 차였다. 언젠가는 초록색 번호판의 역사 깊어보이는 차가 내 앞에 있었다. 슬슬 기어가다가 앞에도 옆에도 텅텅 비었는데 도로 한가운데에서 멈추더라. 긴장하며 따라가다가 나도 멈추고 왜 멈추나 했더니, 차로변경하는.... / 단지내에 다 들어와서 주차하러 가는데, 그 길이 ㄹ처럼 좀 구불구불하다. 거기에 큰 트럭이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거다. 못 가겠구나 싶어서 후진해서 다른 곳으로 가려는데, 트럭이 곧 나왔다. 이때 내가 구석에 평행으로 붙어서 트럭을 보내주고 들어가면 되는데, 그걸 못 하겠는 거다. 결국 트럭은 전진하고 나는 후방카메라도 없이 사이드미러와 룸미러를 의지해서 후진하면서 길을 빠져나와야했다. 좁은 곳도 아닌데 이렇다면 난 골목길은 가면 안되겠구나. 평행주차를 한번도 안 해봤는데 해보고 싶다.

 

5월 17일 일 (84)

월화에도 비가 온다고 해서 오늘 운전연습을 나갔다. 9시반 조금 넘어서 나갔는데, 주말 아침은 도로가 좀 한산하지만 10, 11시 넘으면 오히려 더 붐빌 수 있기 때문에 초조해졌다. 좀 더 일찍 일어나서 준비해야했는데, 일요일은 늦잠의 날이라.... (앞으로 몇십년은 이런 주말을 즐길 수 없을지 모른다....) 월화 어떻게 될지 모르니 오늘도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 S쇼핑센터로 갔다. 갈 때는 단속카메라가 별로 없는 곳으로 갔다. 생각보다 차가 없었다. 이전에도 갈 때는 이 길로 가지만 돌아올 땐 유턴할 타이밍을 놓쳐서 단속카메라가 즐비하고 엄청 막히는 길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는데, 오늘은 제대로 유턴차로로 들어가서 올 때도 한산한 길로 왔다. 다만 오갈 때 커브길에서 속도를 내니까 차선을 막 밟는다는 걸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좌회전하고 길이 쭉 펼쳐진 곳이 있다. 속도내서 가는데 주황불로 바뀌었길래 망설이다가 정지했는데 급정거로 인식되어서 또 소중히 모아둔 운전점수를 빼앗겼다. 왜 난 항상 급정거로 걸릴까. 브레이크 미리 밟자고 다짐하며 운전하는데, 대부분 딜레마존이 문제다. / 앞으로 비가 많이 오지 않으면 가까운 곳으로 살살 돌아다녀볼까 싶다. 언제까지 비온다고 운전 안할 수는 없으니...

 

5월 18일 월 (85)

비온다고 해서 안 나가려고 했는데, 일기예보에서 비오는 시간이 점점 미뤄지더니 오후에나 온다고 해서 오전에 운전연습을 가볍게 다녀오기로 했다. 목적지는 주유소. 가는 길은 원래 가던 길로. 올 때는 평소처럼 유턴해서 오지 않고 좌회전해서 M전문대를 경유하기로 했다. 많이 돌아가지 않아서 원래 다니던 코스와 총 거리는 거의 동일했다. 낯선 길이지만 왕복 4~6차로 내였기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았다. 큰길로 빠지는 곳도 없고. 무난하게 다녀와서 주차한 뒤에 뒷 타이어를 살펴봤다. 주름이 점점 심해지는 것이, 얼른 타이어를 교체해야 할 것 같다. 또 차가 돈 달라고 우는 구나. / 티맵 사용할 때 목적지를 정하고 여러 코스 중에서 '스쿨존 제외해줘', 이런 명령어는 안 먹히나보다. 꼭 여러 경로 중에 하나를 손으로 터치해야하나? 터치할 정신이 없을 때가 많은데. '이륜차 통행가능경로로 안내해줘', 는 알아듣던데. 그리고 운전 중에 어디어디 가자, 하면 아리아가 '몇번째 장소로 갈까요?' 하는데 내가 '첫번째', 라고 답하면 지금까지 단 한번도 내 말을 알아듣지를 못하더라. 나의 '첫번째' 발음이 그렇게 이상한가? 안 그래도 못 알아먹는 말이 많은데 스쿨존 우회경로 기능 추가된 뒤로 더 굼뗘지고 별로가 된 거 같다. / 오후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차가 스프라이트 샤워하는 것 같았다.

 

5월 20일 수 (86)

계속 생각만 하고 있었지만 오늘 뒷 타이어 두짝을 교체하기로 했다. 원래 다니던 곳에서 타이어를 교체하면 19만원. 여기에서 타이어 교체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하지만 도로가 한산해서 들고 나기가 참 좋다. 언니는 이곳에 모든 걸 맡겼었고 나에게도 소개해줬다. 나도 자연스럽게 이곳에 가서 앞 타이어 한짝을 교체했는데, 휠얼라인먼트까지 해서 15만원 나와서 충격을 받았다. 찾아보니까 인터넷에서 최저가로 사고 그 특정 영업점에 가서 교체하면 장착비용을 추가로 더 내도 총비용이 더 저렴하기는 했다. 하지만 우리집에서 다들 멀었고, 두짝만 교체하지 않고 네짝 교체하는 방식인 것 같았다. 저렴한 대신 제약이 좀 있다고 느꼈다. ㅎㄱ 타이어 T몰에서 인터넷으로 주문한 뒤 가까운 영업점을 고르고 장착하는 방법도 있었다. 그럴 경우 약 14만원이었다. 하지만 거기로 가는 길이 좀... 그랬다. 가게 진입은 괜찮은데 나올 때 잘 나올 수 있을까 싶었다. 미친 듯이 막히는 길에 있으니 나올 때 한참 땀 흘리다가 신호로 흐름 끊기면 나와야 할 텐데. 약 5만원의 차이인데, 내 마음의 평화가 5만원의 값어치를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가던 곳에 가기로 했다. 직원은 날 안타까운(?) 얼굴로 바라보며 두짝 교체하시면 가격이... 이러면서 마지막으로 돌아갈 기회를 준다는 느낌으로 말을 해왔다. (ㅋㅋㅋ) 하지만 운전을 못해서 자발적인 호구가 되기로 한 나는 교체를 부탁했고, 눈탱이를 맞고 피눈물을 흘리며 19만원을 결제했다. 집에 오는 길에 핸들이 이전보다 뻑뻑한 거다. 왜 이러지? (여름 다가오니 공기압을 좀 낮춘건가?) 뒷 타이어 교체했는데...? 이러면서 주차해놓고 살피니, 앞뒤 타이어를 교환해놨더라. 왜....? 한쪽은 ㅎㄱ이고 한쪽은 ㄱㅎ라서 뒤에 있는 게 난 더 불안한데...? 여튼 타이어 교체해야한다는 게 내 마음 속에 숙제같이 남아있었는데 교체하니 속이 시원하긴 하다. 다만 수입이 없는데, 차 때문에 계속 계속 계속 계속 계속 돈이 나가니 우울하다. / 말을 말아야 하는데 어머니한테 이러저러했다 말하니, 5만원 차이는 너무 큰데 왜 거기에서 했냐고 뭐라고 하셨다. 기분이 더 안 좋아졌다.

 

5월 21일 목 (87)

S쇼핑센터를 갈까 하다가 볕도 뜨겁고 해서 M구청 가는 길로 갔다. 오가는 길에 딱히 문제가 없었는데, 도착해서 보니 올 때 급감속으로 하나 걸려서 운전점수가 또 60점 이하로 떨어졌다. 어떻게 올린 60점인데... 그런데 내가 느끼기에 이번엔 정말 급정거가 없었다. 억울(?)해서 블박 영상을 보니, 나는 세상 부드럽게 멈췄다고 생각한 어느 횡단보도 앞에서 급감속이 걸렸더라. 이해가 안되지만 어쩔 수 없지. 타이어 교체한 뒤로 팍팍 잘 선다. 이전엔 브레이크 밟으면 쭉 미끄러지면서 멈춘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작년 12월, 올해 2월, 5월에 순차적으로 네짝을 교체하다보니 지금은 다 새 타이어라서인지, 팍팍 잘 서서 왠지 안심이 된다. 다만 엑셀 밟을 때 생각보다 안 나가는 느낌이었다. 그건 또 왜인지. 오가는 길에 빵빵 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이것도 내가 느끼기엔 문제없는 상황에서 들린 소리였기에 나한테 한 게 아닌 걸로. / 모 강사가 운전능숙정도 테스트 지문을 올렸던데, 난 왕초보에 가깝더라. 아슬아슬하게 그냥 초보가 될락말락한 정도. 아무래도 야간운전도 안 해봤고, 골목길도 못 가고, 주차도 못하니까 그런가보다. 달리기만 하는 건 아무나 다 한다는데 난 왜 그것도 버거웠을까. 이전에는 오늘 다녀온 M구청 가는 길 중간에 차들이 없는 구간에서 50km/h 조금 넘게 달리는 것도 심장이 벌렁거렸다. S쇼핑센터 가는 길은 한산한 데다 속도제한 60km/h에 커브길이라서 여기 오가며 간을 좀 키웠나보다. M구청 가는 길에서 속도낼 수 있는 구간을 만났어도 이전처럼 심장이 뛰지는 않았다. S쇼핑센터 가는 길은 여전히 무섭다. 급한 커브에서 속도를 주체못해서 차선을 밟게 되는 구간이 있는데, 다른 차들은 나보다 더 빨리 달리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 와이퍼를 교체했다.

 

5월 22일 금 (88)

금요일이라 도로가 막힐 것 같은데, 어쩔까 하다가 S쇼핑센터로 가는 길 중 안 막히는 길로 다녀왔다. 속도 제한 60km/h인 도로에서 좀 달려볼까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앞에 차가 40km/h로 달리고 있... 좀 오래된 차 같았는데, 운전자는 젊은 남자 같았고, 조수석의 사람과 연신 대화를 하고 있더라. 그러다 내 옆 차로로 가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이번엔 코너에서 막 차선을 넘어다녀서 날 식겁하게 만들었다. 나도 다른 차들에게 그렇게 폐를 끼치는 존재일까. 하지만 그 차는 무서워서 속도를 못 낸다는가 그런 게 아니라 운전미숙이면서 스티커도 안 붙이고 조수석의 사람(동승해주다니, 엄청난 담력이다)이랑 수다삼매경에 빠져서 막 운전하는 것 같았다. 속도 내서 그 차 옆을 피했다 싶었는데 어느새 이번엔 내 앞에 있는 그 차. 다른 차들은 그 차를 다 피해서 가지만 추월할 능력이 없는 (간 크기가 부족한) 나는 포기하고 뒤를 얌전히 따라가야했다. 그러다가 나는 우회전, 그 차는 직진이라 다행이 내 앞에서 치우고(?) 이제 달려야지, 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코너 길이지만 탄력붙어서 죽죽 갈 수 있는 구간이 있다. 1차로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저 앞에 2차로 차들이 갑자기 멈추는 거다. 뭔가 했더니 2차로에 있던 차 한대가... 멈췄다가 1차로로 차로변경하더라. 차로 변경할 때 브레이크 밟고 슬금슬금 들어가는 차들이 많다. 물론 바로 앞에 정지선이 있거나 흐름이 전반적으로 느리거나 앞차가 가까이 있어서 속도 줄이고 진입하는 건 이해하는데, 앞이 뻥 뚫려있어도 그러는 건 왜인지. 당시 1차로도 2차로도 앞이 뻥 뚫려있었다. 그 차는 자연적으로 내 앞으로 오게 되어 내 속도까지 떨어뜨렸다. 역시나 내 뒤 차들은 다 피해갔지만 못 피해가는 나. 피해가려면 차로 변경을 두번 더 해야한다고! 흑흑거리면서 뒤따라가다가 좌회전 차로로 빠져나가길래 좋다고 달렸건만 한산하고 속도제한 60km/h이 구간은 곧 끝이 났다. 그래서 오늘은 달릴 수 있는 길을 못 달렸다. 한번은 코너에서 훅 차로 변경하는 차 땜에 깜짝 놀라서 브레이크 밟으며 욕도 해봤다. 클랙슨에 여전히 손이 안 간다. 그 차가 미안하다고 비깜을 넣어주긴 했다. / 드디어 스캐너가 수리완료되었다. 한달 걸렸다. 수리비는 한때 20~30만원까지 예상되어서 고쳐야 하나 고민했는데, 다행스럽게도 10만원 정도가 나왔다. 서비스센터는 차로는 금방인데 다섯 정거장 거리다. 주차할 곳이 없어서 이번에도 버스 타고 갔다왔다.

 

5월 25일 월 (89)

어제 비가 왔길래 빗물 닦아줬다. 언니에게 말했더니 차가 아니라 반려동물 같다고. / 월요일은 원래 최대한 멀리 다녀오려고 노력한다. 물론 내 기준상이다. 하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너무 졸린 거다. 원래 한달의 2주는 (불발될) 행사(?) 준비를 위해서 피곤하고 1주는 배가 아파서 불편하고 나머지 1주 정도만 몸 상태가 괜찮은 슬픈 인간이지만, 운전하러 가기 전에는 긴장해서 졸음이고 뭐고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운전대를 잡았는데도 눈이 가물가물하고 머리가 마비된 듯했다. 주말에 수리완료된 스캐너를 붙잡고 14권을 스캔하며 무리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결국 가까운 곳만 찍고 왔다. 주유소 찍고 왔는데 가는 길은 익숙한 길로, 오는 길은 유턴해서 돌아오지 않고 좌회전해서 오는 길로 다녀왔다. 이전에 한번 달려봤던 그 길이다. 한참 가는데 뒤에 차가 따라오다가 추월하길래 내가 너무 느렸나 싶었지만 난 되도록 제한속도 + 10%를 넘기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발암인가?), 어쩔 수 없지, 이러고 있었다. 그런데 블박 영상을 보니, 그 차는 그냥 운전습관이 그런가보다. 그 길이 왕복 4차로인 데다 버스정류장도 있어서 버스가 1, 2차로를 넘나든다. 2차로에 불법 주정차들은 항상 존재하니까. 그런데 그 차는 내 뒤에 있을 때 앞에 불법주정차량 땜에 1차로로 나가려는 버스에게 절대 양보를 안 해주더라. 그때 나는 어디 가까운 데에서 클랙슨 소리가 나길래 나 때문인가 움찔했었다. 좀 지나다가 버스정류장이 사라지고 2차로가 뚫리자 그 차는 나를 추월했다. 그뒤에 좌회전도 두번 하는 동안 나랑 가는 길이 겹쳤는데 그 다음, 다음에도 내 앞앞차들을 다 추월해서 갔다. 스타일이구나. 고개를 끄떡끄떡했다. / 아, 가는 길에 내 옆에 탑차랑 화물트럭이 서있었다. 그런데 일부러인지는 모르겠는데, 탑차가 가야하는데 앞으로 안 가는 상황이 두번 이어졌나보다. 화물트럭 운전자가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이 **야, @@^$%&$!' 라고 소리쳤다. 깜짝 놀랐는데, 그래도 잠이 깨지 않아서 오늘 상태로는 멀리 못 나간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5월 26일 화 (90)

어제처럼 졸립다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어젯밤엔 10시 좀 넘어서 잠들었다. 과연 오늘 아침은 졸립지는 않았다. 매달 운행거리를 확인하는데 이번달엔 운행 횟수는 많은데 월 운행거리는 다른 달보다 적었다. 그래서 이달의 남은 날들은 내가 갈 수 있는 곳 중 가장 먼 곳을 다녀오기로 했다. 그곳은 뻔하지. S쇼핑센터에 다녀왔다. 그런데 가는 길 초반에 급감속에 걸릴 만한 일이 있어서 좌절했다. 그리고 옆에 큰 차랑 나란히 가는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났다. 추월해서 가려고 하면 커브 길이 나와서 속도 못 내고, 추월해서 가려고 하면 앞에 차가 있고, 먼저 보내고 가기에는 대형차의 속도가 느리고. 커다란 이삿짐 차량 같은 것과 코너를 돌았다. 난 1차로에서 있었고 그곳은 왕복 4차로인 곳이다. 무서워서 맞은편에 차가 안 오길래 중앙선 밟으면서 돌았다. 그 차랑 길이 달라져서 사라지니 이번엔 버스가 등장했다. 버스랑도 코너를 돌았다. 버스는 추월했는데, 커브 길에서 좀 주춤한 사이에 엄청난 속도를 내면서 버스가 날 추월했다. 아, 네. 그럼요. 버스님이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으시죠. 아, 네. 기분 미묘. 집에 다와서는 커다란 화물트럭이 내 옆을 달렸다. 역시나 추월하려고 했으나 그럴 만하면 차가 막히고 막히고, 커브 돌고. 나중엔 상당히 급한 좌회전 구간이 있는데 거기에서도 내 옆에서 좌회전할 거 같은 거다. 벌벌 떨면서 매우 좁게 돌았다. 그곳엔 유턴차로도 있는 곳으로, 좌회전할 차가 유턴차로로 가서 좌회전해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플라스틱 볼라드를 설치해놨다. 하지만 맨 앞에 있는 볼라드는 좌회전 차들에 의해 항상 꺾여나간다. 난 좁게 돌아도 그걸 안 밟고 지나다녔는데 이번엔 넘 무서워서 많이 좁게 도는 바람에 볼라드 접힌 걸 밟고 돌았다. 타이어에 뭔가 밟히는 느낌이 났다. 이정도로는 타이어가 안 다쳤겠지... 여튼 좁게 돌면서 겨우 그 화물트럭 옆을 지나쳤다 싶었는데 신호대기 중에 또 그 화물트럭이 내 옆에... 또 좌회전 돌아야하는데... 이번에도 좁게 좁게. 오늘은 달린 건지, 대형차를 피해다닌 건지 모르겠다. / 주차하고 나서 보니 역시나 급감속으로 인한 점수 폭락. 작년 12월 빼고는 항상 월에 급감속 3회였는데 이번달엔 급감속 4회다.

 

5월 27일 수 (91)

M구청을 다녀왔다. (찍고왔다.) 가는 길은 문제가 없었다. 오는 길엔 쭉쭉 가는데 1차로에 택시가 뜬금없이 서있는 거다. 피해가느라 2차로로 차로변경해서 지나갔다가 다시 1차로로 들어와서 달렸다. 블박 영상을 보니, 내 뒤차보다 뒤에 있던 2차로의 포터가 속도내서 부왁 나왔는데 나는 못 보고 (그 포터도 내가 1차로에서 갑자기 2차로로 변경할지는 예상 못했을 거고, 내 뒤차 때문에 가려서 내 차가 안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 2차로로 차로변경했더라. 난 차로변경을 할 땐, 한번 보고 진입하고자 하는 차로에 있는 차가 내 차보다 멀리 있으면 차로변경을 하는데, 들어가기 바로 직전에 또 확인 차 한번 더 봐야겠다. 내 차와의 거리도 중요하지만 그 차의 속도가 내 차와 비교해서 어떠한지 아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데, 일반도로는 그렇게 빠르게 달리지 않으니 거리만 멀면 그냥 차로변경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고속화도로에서 달린다면, 한번만 보고 차로변경하는 건 너무 위험한 짓이다. 고속화도로에서 내가 깜빡이를 넣는 걸 뒤에서 보고 먼저 가려고 오히려 강하게 가속을 해서 밀어붙이려고 하는데 내가 차로변경을 한다면... 고속화도로를 좀 연습해야 하는데 겁이 나서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 빨리 달리는 도로를 연습하기 위해서는, 고속도로에 비해서 ㅈㅇㄹ가 제한속도가 좀 더 낮으니 ㅈㅇㄹ부터 공략해야 할 거 같다. / 뒤에 큰 화물트럭이 오는데, 신호등이 주황색 빨강으로 재빠르게 변했다. 뒤에 있는 화물트럭이 무서워서 그냥 건넜다. 그 트럭도 빨강에서 건넜더라. 대형 트럭은 감속하면 가속하기 힘들어서인지 웬만하면 정지를 하지 않으려고 하더라. 이번엔 보행자도 없고 한산한 도로이니 그랬던 듯.

 

5월 28일 목 (92)

내가 만날 가던 길만 간다지만, 새로운 코스 탐색을 안 하는 건 아니다. 잠들기 전에 기존 코스과는 다르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고 유턴해서 돌아올 만한 코스를 발견하길 바라며 지도앱을 들여다본다. 어제 저녁에도 한 군데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지만 아침이 되면 난 항상 가던 곳만 목적지로 입력한다. 오늘은 그나마 갈 수 있는 코스들 중 어디로 갈까 갈팡질팡하다가 S쇼핑센터 간판을 보고 왔다. 가는 길은 자주 가던 길. 하지만 엄청 막혔다. 오는 길은 단속카메라가 없는 한산한 길. S쇼핑센터 간판을 보고 좌회전 한번을 하고 또 한번 더 해야하는데, 이 두번째 좌회전하는 사거리가, 이전에 내가 사고낸 Y사거리였다. 항상 생각없이 좌회전해서 돌아오던 길인데, 오늘 제대로 살펴보고 놀랐다. 전에 사고가 났을 때는 이 자리에서 좌회전하지는 않지만, 여튼 그 당시 좌회전 각도가 엄청 급하고, 차로도 엄청 크고 무섭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보니 그쪽 좌회전 각도가 그렇게 급하지도 않고 왕복 4차로에, 차들이 없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아담한(?) 사거리였던 거다. 내가 뽑아냈다가 다시 복구된 볼라드 두짝도 아련한 눈으로 보고 왔다. 당시엔 정말 광활해보였는데. 겁이 점점 없어지고 있는지도. 그래도 워낙 겁이 많아서 거기에서 조금 덜어진다고 해서 일반인(?) 수준이 되지는 않는다. 여전히 고속화도로는 혼자 못 가겠다!

 

5월 29일 금 (93)

어제보다 덥다고 하더니 과연 햇볕이 너무 뜨거웠다. 운전하러 평소보다 조금 늦게 나오기도 했고 해서 주유소 찍고 오기로 했다. 돌아올 때는 M전문대를 경유하는 길로 왔다. 거기로 가기 위해서 좌회전을 기다리는데, 여기 좌회전 신호는 너무너무 짧다. 그래서 기본으로 두번은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한데, 내 앞에 차가 건너고 주황불이 되었다. 멈출 수 있었지만 그냥 건넜는데, 문제는 없었지만 앞으로 교차로에서 딜레마존에 걸칠 경우 좀 더 신중해야겠다. 당연한 말이지만 직선인 하나의 도로보다 교차로가 더 무섭다. 오토바이 같은 경우 정지선 훨씬 앞으로 나와서 대기하다가 신호 떨어지자 마자 달려오기도 하니까 주황불에서 건너는 건 되도록 삼가자. 순간의 상황판단을 할 만한 민첩성과 판단력이 없으니, 그냥 되도록 안 건너는 걸 규칙으로 삼아야겠다. / M전문대를 경유해서 돌아오는 길에는 오르막길이 두번 있다. 그런데 마지막 오르막길이 멀찍이 보면 진짜 높다. 막상 올라가면 그렇게 경사진 느낌은 없는데 착시효과인지 모르겠지만 떨어져서 바라보면 마치 롤러코스터 같다. 그래서인지 오르막길에 진입하니 뒤에서 차들이 다 튀어나와서 날 추월하려고 난리였다. 안희... 이 양반들아. 아무리 경차라도 이정도 속도의 일반도로에서 이정도 오르막길은 흐름 맞춰서 오를 수 있어욧! 나 에어컨도 껐단 말야!(중요하다) 이 웃픈 느낌. 훗, 결국 내 뒤에서 나와 옆에서 깔짝 거리던 차 두 대 중 한 대는 내 앞으로 비집고 들어올 수 없었다. 한 대도 말야, 내가 평소 차간거리를 많이 둬서 비집고 들어올 수 있었던 거다! / 햇빛가리개를 샀는데, 앞유리에 은박지 바른 돗자리 같은 걸 구비구비 펴서 뾱뾱이로 유리에 붙이는 거다. 블라인드처럼 쭉 잡아당겨서 설치하는 타입이 아니다. 내가 산건 매번 구비구비 펴서 붙여주고 다시 첩첩 접어줘야 한다. 블라인드 스타일은 계속 앞유리 오른편에 붙여둬야한다는 게 찝찝해서 안 샀다. 여튼 내가 산 햇빛가리개가 있는데, 내릴 때 이걸 설치해두고 내리기 왠지 창피하다. 아무도 그런 거 안 해놨거든. 끙. 한여름 되어서 땡볕이 내리쬐면 그때야 써봐야겠다.

 

 


 

5월 총계

 

주행거리 : 250.5km (1,349.1km)

주행시간 : 13시간 36분 (76시간 59분)

월별 운전점수 : 55점 (급감속 4회)

종합 운전점수 : 60점 (과속 1회, 급감속 19회)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보운전 일기 : 2020.7.2~7.31  (0) 2020.07.02
초보운전 일기 : 2020.6.1~6.29  (0) 2020.06.01
초보운전 일기 : 2020.4.1~4.29  (0) 2020.04.01
초보운전 일기 : 2020.3.2~3.31  (0) 2020.03.02
초보운전 일기 : 2020.2.3~2.28  (0) 2020.02.03